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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어디서 본 듯한, '내부자들' 감상 (1)
2015/12/03 AM 1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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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내부자들 감상평 올려봅니다~.
내부자들을 봤습니다. 무엇보다 이병헌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생활 파문 후 잠시 작품 활동이 뜸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아무래도 이병헌의 복귀작은 전작인 ‘협녀’가 아니라 이번 작품 내부자들인 모양입니다. 오죽하면 달리는 댓글들이, ‘에라이~ 이병헌아 평생 연기만 하고 살아라~’ 혹은 ‘신은 이병헌에게 연기력을 주셨지만 인성은 주지 않으셨다.’였을까요. 사생활에 대한 왈가왈부는 접어두고, 다만 흥미로웠던 건 크레딧이었습니다. 저는 크레딧도 유심히 보는 편인데요, 크레딧의 첫머리가 두 주인공 중 누구일까도 궁금했습니다. 예상대로더군요. 전형적인 투톱 영화라 봐도 무방하지만 스토리의 비중은 6대 4정도로 이병헌에게 기울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겠죠. (이병헌의 역이 원작보다 두 배는 결단력 있게 한 다섯 배는 멋있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내부자들은 원작이 있는 영화입니다. 원작의 저자는 ‘미생’으로 유명한 윤태호씨입니다. 한겨레 웹툰에서 연재해 2012년 즈음에 연재중단이 된 상태입니다. 우민호 감독은 이렇게 미완된 스토리를 바탕으로 절정과 결말을 속도감 있게 재구성해냅니다. 만화를 재밌게 본 저로서도 원작이 무겁고 지루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영화는 이런 우려는 가볍게 날려버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사건의 연속으로 130분의 상영시간을 꽉꽉 채워 냅니다. 결말에서 보이는 여러 차례의 뒤바뀜이 오히려 영화를 끄는 느낌이었죠. 그것을 제외하고는 편집만으로도 칭찬할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한 컷 한 컷이 적재적소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인물 소개나 그들의 질펀한 관계를 질척하게 나타내는 부분도 현실세계의 적나라함을 그대로 투영했기에 적절했다고 생각됩니다. 몇 장면은 연예인 성접대를 다룬 ‘노리개’의 다른 부분이라 봐도 되겠습니다. 이 장면을 연기한 이경영, 백윤식은 꽉 찬 중견 연기자로서 후배들 보는 앞에서 부담도 있으셨을 텐데요, 마주보는 영상에서 불쾌와 불편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소화하셨습니다. 현실을 마주보기가 그리 쉽지가 않죠.
결국 이 영화를 받치는 건 기시감(deja vu)입니다. 재벌과 언론과 정치의 맞물림 특히나 성접대. 박근혜 정권 초반 어이없이 낙마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의 별장 건이 상기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겠죠. 원작을 본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영화가 원작에 비해 어느 정도의 기시감을 가져오느냐가 관건이 되었는데요. 감독은 현실의 복사이냐, 그래도 극으로서의 변주이냐를 놓고 수위조절을 고민했음이 분명합니다. 결론은 영화는 영화로서의 제 몫을 다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결론 부분에서 극화가 만화로 치닫는 사태가 발생했지만서도요)
제목의 속뜻이 마지막 십 여분에 질주함으로서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뒤이어지는 크레딧의 문구는 다시 관객을 현실로 불러드리는 역할을 하죠. ‘이 영화에서 나오는 모든 것은 허구이며 혹시 동일한 경우일지라도 우연의 일치에 불과하다.' 하지만 모두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이 영화는 현실에 대한 내부고발자인걸 말이죠. 그래서 그 통쾌함 속에서도 씁쓸한 끝 맛이 배어나오는 것은 그만큼 지금 우리가 딛고 서있는 여기가 참담하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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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게시댓글
실리안 카미너스 //
요새 인기를 끄는 영화, 드라마등의 소재를 보면 사회문제에 대한 보도, 문제제기, 공론화를 해야 할 언론의 역할을
다른 컨텐츠가 하게 됐다는 느낌이네요 그만큼 언론이 망가졌다는 얘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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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