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달탐험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도전 진취 희망 이런 건 1도 없었음. 상실에 대한 아픔의 도피로 도망칠 수 없는 여정에 매달렸다는 생각. 관의 이미지가 계속적으로 나오는 것은 감독의 계산된 의도이고 실질적으로 입관과 로켓 입실이 동일한 시퀀스로 짜여짐. 실제로도 그곳에서 죽음이 반복됨. 이미지 중첩이 진행에 맞춰 친절하게 진행됨. 선행 전조가 있고 후행 사건이 벌어짐. 관객이 다음 장면을 예상할 수 있도록 짜여짐.
폐소 공포를 지속적으로 자극함. 비행사들이 느꼈을 두려움이 충분히 전달됨. 위플래시에서 장기로 보였던 극단적인 클로즈 업이 반복됨. 어떤 장면에선 인터스텔라의 구도가 떠오르는 부분이 있음. 차이점은 미들샷이 없다는 것. 보통 관객들이 대상의 움직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와중에 적절한 액션성을 느낄 수 있도록. 중간 앵글을 조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없음. 극단적인 클로즈 업과 완전히 동떨어져서 보는 장면이 연결 됨. 이건 관객이 극 중에 들어가서 느끼는 것 보다 냉정한 관찰자로 한 발 떨어져서 볼 수 있도록 감독이 장면 자체를 객관화 시키는 의도가 있음.
감독 특유의 심리적 쪼임은 여전함. 사람 내면의 굴곡된 심리를 편집증적인 동작과 장면으로 충분히 내보이고 있음. 이 부분은 라이언 고슬링의 배우가 여기에 특화된 배우란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함. 고정된 앵글로 찍을 법한 장면도 지속적으로 핸드핼드로 찍는 이유 또한 불안감에 대한 묘사라 생각됨.
영화를 전개하는 문법은 라라랜드보다 위플래시에 가까움. 끝을 보면 더욱 그렇다는 생각이 드는데 약간 과한 게 아닌가란 생각도 듬. 이렇게 끝 맺을 거다.라고 선언하는 듯 함. 이 감독이 수직 수평적 장면 구도로 무엇인가를 말하는 게 능한데 라라랜드에서 천문대 장면이 대표적임. 그런데 이번엔 그런 게 크게 보이지 않음.
퍼스트맨이라는 제목 때문에 새삼스레 다가온 장면 하나. 닐이 달로 떠나기 직전 부인이 아이들에게 작별인사하라고 채근하면 장면이 있음. '이제까지 아버지가 죽을 수도 있다는 말 이제는 못하겠다고 당신이 마지막 일수도 있는 말을 아이들에게 직접하라고.' 그 때 아이들 반응에 눈길이 갔음. 어린 둘째는 아빠를 포옹하는데 그나마 나이먹었다는 첫째는 아빠와 포옹하지 않고 악수를 청함. 이건 첫째 아들이 아버지의 부재를 불안해 하면서 동시에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어렴풋이 느끼는 장면이 아닌 가 싶음. 그래서 아빠와 대등하다는 의미로 '악수'를 청했다고 봄. 그런 의미에서 아빠의 달 착륙은 아들에게는 다른 의미보다 처음으로 '남자'가 된 순간이라 봄. 그런 의미로 퍼스트맨.
방금 보고 나와서 메모 하는 거라 글이 엉망이네요. 대충 이렇다는 것만 알아주셔요~.
아쉬운건 이 감독의 후반부에 몰빵하는 그 연출에 반해있지만 이번은 좀 심하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