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정리하네요. 다낭 여행을 고민해 보시는 다른 분들께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지 정보 위주로 적어 볼 생각입니다. 한꺼번에 올리고 싶은데 막상 쓰려고 하니 쉽지 않네요. 하루 일정으로 나눠 올려 보겠습니다. 양이 제법 많아 편하게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일차 여행기 온종일 http://mypi.ruliweb.com/mypi.htm?nid=218477&num=8981
2일차 여행기 전반전 http://mypi.ruliweb.com/mypi.htm?nid=218477&num=8982
2일차 여행기 후반전 http://mypi.ruliweb.com/mypi.htm?nid=218477&num=8986
3일차 여행기 전반전 http://mypi.ruliweb.com/mypi.htm?nid=218477&num=8987
3일차 여행기 후반전 http://mypi.ruliweb.com/mypi.htm?nid=218477&num=8988
4일차 여행기 전반전 http://mypi.ruliweb.com/mypi.htm?nid=218477&num=8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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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 일요일 (체험 관광)
6시 30분 기상 – 그랩 오토바이 이용 바나 힐 – 케이블 카 – 레일바이크 1 (40분 대기) - 레일 바이크 2 (50분 대기) - 게임 코너 배회 – 암벽 등반 – 자이로 드롭 – 베트남 뷔페 – 부처님 법당 – 케이블 카 – 바나 힐 입구에서 AOA 조우 (강압적 스텝) - 다낭 미술관 – 5군구 전쟁 박물관 (베트남 전쟁관 내부공사로 관람불가) - 택시 바가지 도중하차 – 숙소까지 한 시간 도보 이동 – 미케비치 무엉탄 럭셔리 호텔 스카이라운지 – 더 골든 드래곤 딤섬 뷔페
여정1. 다낭 미술관 – 5군구 전쟁 박물관 – 바빌론 가든 호텔 (숙소까지 걸어서 복귀) - 미케비치 스카이 라운지 – 더 골든 드래곤 딤섬 뷔페
소개1. 다낭 미술관
타국에 가서 그 나라 미술관을 둘러보는 건 참 바람직한 일이다. 현지인의 사고방식의 핵심을 쉽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여행 계획을 잘 때면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을 꼭 투어 코스에 넣는다. 다낭 미술관도 이와 같은 오랜 습관의 연장선상이었다. 여행 안내서엔 무료로 소개되었는데, 실제로는 2만동 정도를 관람료로 지불해야 한다. 매표소 안내원 분이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나를 봤다. 그럴 법도 한 게 다낭 미술관은 지역 미술관에 불과한 규모라 타국의 관광객을 끌어드릴 만한 장소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본 다낭 미술관의 전시 주제는 ‘모성’, ‘전쟁’, 그리고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주제는 베트남전이란 아픈 역사를 관통한다. ‘젖과 꿀이 흐르는 아름다운 내 고향이 침략 당할 때 용감한 베트남인은 분연히 일어나고, 어머니는 그 참상을 가슴으로 품고 아픔을 달랜다.’는 식의 스토리텔링으로 다낭 미술관의 전시를 요약할 수 있겠다. 또한 사회주의 국가여서 그런지 베트남은 사랑의 관념을 연인들의 불꽃보다 어머니의 자애로 표현되는 듯하다. 베트남은 겉으로 볼 땐 가부장제 문화가 표면화되어 있지만, 그 이면엔 여성이 어머니로서 가주 역할을 하는 가모장제의 문화도 함께 녹아 있다고 한다. 덧붙인다면,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여성전쟁영웅기념관이 별도로 조성된 거의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여하튼, 다낭은 베트남전의 중요 격전지였기에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고 많은 부분에서 예술로 승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전시관 한 귀퉁이를 차지하는 초등학생들의 작품들도 인상적이었다. 세대를 건너도 앞서 말한 전쟁의 주제의식이 작품으로 되풀이 되어 학습되고 있음이 분명했다. 마치 우리네 반공 포스터처럼 말이다.
관광점수: ★★★★ (별 다섯 개 만점 기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타국의 미학에 함께 젖어들어 보는 것도 여행의 참 맛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조용하게 여행의 쉼표를 찍어 보는 걸 추천한다.
(단돈 1000원이면 입장이 가능하다. 매표소 여직원이 나를 되게 신기한 눈으로 봤다.)
(심장이란 제목의 작품이다. 우리의 심장엔 어머니의 젓가슴이 자리하고 있다.)
(아마 이 사진은 호이안 내원교를 그린 듯 하다.)
(베트남 물류의 중심이었던 다낭의 옛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이 그림의 제목은 '전장에 핀 꽃'이다. 베트남에선 아직 예술이 프로파간다 역할을 자임하는 듯 했다.)
(이 그림이 앞서 말한 스토리텔링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지 않나 싶다.)
소개2. 5군구 전쟁 박물관
다낭 미술관과 거리가 약간은 있다. 도보이동은 무리이고 택시 등의 교통편을 추천한다. 5군구 전쟁 박물관은 공원 같은 분위기이다. 크게 3개의 전시관으로 있다. 트인 부지 한 켠엔 호치민의 집무실과 숙소를 재현해 놓고, 또 다른 전시관에 호치민의 일화와 업적이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메인 전시실에 베트남 전쟁사에 관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안타깝게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 메인 전시관이 내부 수리로 문을 닫아 곁가지들만 보고 왔다. 그래서 그런지 매표소에서 관람료를 50% 정도 할인해 줬다. 부지 내에 당시 전쟁에 사용되었던 전투기나 전차 및 박격포 들이 야외 전시물로 조성되어 있다. 베트남전을 알만한 나이대의 가족여행이면 들릴 만하겠다.
일화1. 5군구 전쟁 박물관 바로 옆이 군부대나 중요 관공소인 듯하다. 나를 태운 그랩 기사가 박물관 입구가 아니라 근처 시설에 내려줬다. 위병소 비슷한 게 있고 맞은편에 호치민이 그려진 대형 벽화가 있었다. 전쟁 박물관이라 위병소 비슷한 거도 있구나 싶어서 핸드폰으로 열심히 찍고 있었는데, 총을 소지한 장교가 와서 제지하더라. 사진 찍은 거 삭제하고 핸드폰을 돌려받았다. 5군구 전쟁기념관은 내가 내린 곳에서 500m 정도 서쪽에 있었다(;;)
관광점수: ★★★ (별 다섯 개 만점 기준). 하필 내부수리라니……. 안타깝도다. 미술관이나 전시관은 사람에 따라 메불메가 한창 갈릴 것이라 본다. 나는 민방위도 벗어난 아재라 무기에 관심이 많았다. 메인 전시관이 관람 가능했으면 별 하나 추가였다.
(이 때 배터리가 나가서 건진 사진은 딸랑 이거 하나;;)
일화2. 택시 바가지 도중하차 – 숙소까지 한 시간 도보 이동
사진을 열심히 찍다보니 배터리가 간당했다. 평소 사용량에 빗대 생각하는 바람에 보조 배터리를 챙기지 못했다. 결국 아슬한 상황에서 핸드폰 배터리가 나가는 바람에 그랩 택시 부르기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5군구 박물관 근처에 세워진 택시를 탈 수 밖에 없었는데……. (한국도 문제지만) 이 동네 택시 기사들은 바가지가 패시브 스킬인지 ‘돌아가기’를 시전 하더라. 며칠 다낭에 오토바이 타고 다녀서 지형지물과 도로에 익숙해진 상태였기에 돌아가는 걸로 생각되자마자 모퉁이 돌고 바로 내려달라고 했다. 그래도 그랩 택시보다 많은 돈을 지불했다. 덕분에 숙소까지 한 시간은 걸어야 했다. 걷는 도중 베트남 골목 길을 쏘다니게 되었는데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인적이 드문 곳이라 살짝 긴장했다. 땀으로 목욕한 이유는 꼭 더위뿐만이 아니었다.
(며칠 간 오토바이 이동으로 다낭 지리를 대충 파악했는데, 아무래도 돌아가고 미터기도 빨리 오른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내렸다.)
소개3. 무엉탄 럭셔리 다낭 호텔 스카이라운지
계획에 없었던 곳이다. 바가지 택시에서 도중하차 후 숙소를 향한 행군중 발견한 호텔인데, 주위 건물보다 독보적으로 높은 빌딩이라 아무래도 스카이라운지가 있을 것 같아 무작정 발걸음을 옮겼다. 결론은 운이 좋았다. 한 강이 조망되는 노보텔 sky36과는 또 달랐다. sky36은 ‘바’라기보다는 ‘클럽’으로 젊은이들의 열정이 분출되는 곳이라면 무엉탄 럭셔리 다낭 호텔 스카이라운지는 그야말로 호텔 ‘바’의 느낌이다. 바텐더에게 주문을 하고 음료를 받은 후에 밖 테이블에 앉아서 미케비치의 수려한 야경을 감상하는 흥취를 즐길 수 있다. 여러모로 흡족했고 더욱 좋았던 것은 가성비였다. sky36은 최소 칵테일 한 잔 정도는 시켜야 했고, 그게 26000원이나 했다. 그런데 무엉탄 스카이라운지는 타이거 맥주 한 병에 3000원, 콜라는 2300원, 라떼는 3300원 정도만 지불하면 된다. 곡선의 은은함을 보여주는 북쪽 해안선과 직선의 시각적 상쾌함을 선사하는 남쪽 해안선. 이 두 야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다낭에 간다면 시간 내서라도 꼭 가보길 권한다. 여기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몰에 심취했다.
관광점수: ★★★★★ (별 다섯 개 만점 기준). 야경을 본다면 여기만한 곳이 따로 없지 싶다. 다낭을 방문해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아마 필수 코스라 생각된다.
(이건 싼 거다. 호텔 스카이 라운지에서 마시는 라떼 한잔이 불과 3300원이라니!)
(휘핑 크림도 풍성하게 담아 주셨다.)
(해안선의 곡선이 아름답다. 멀리 하이펀 패스와 해수 관음상이 보인다.)
(다낭에서 야경을 즐기려면 여기만한 곳이 없지 싶다. 한 시간 넘게 앉아서만 보냈다.)
(반대편 시원한 직선의 미도 볼거리다.)
(저번 게시물에 소개했지만 다시 한 번. 저 멀리 불빛을 내뿜고 있는 곳이 한 강에 위치한 노보텔 스카이 36 라운지이다. 영상으로 보면 빛공해라고 여겨질 정도로 정말 번쩍 번쩍 눈부시다.)
소개4. 더 골든 드래곤 딤섬 뷔페
다낭 한복판에 우리네 여의도 같이, 아니 밤섬이나 선유도 정도가 더 나은 비유일 수도 있겠다. 여하튼 그런 한 강 중심에 섬이 하나 있고 거기에 그랜드 머큐어 호텔이 우뚝 솟아나 있다. 그 호텔 2층에 더 골든 드래곤 딤섬 뷔페가 있는데, 말 그대로 딤섬뷔페이다. 무엇보다 여러 가지 딤섬을 양껏 맛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요, 특히나 만들고 데워져 놓인 게 아니라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면 그 때 조리하는 방식이라 딤섬 특유의 뜨끈함도 충분히 맛볼 수 있다. 한꺼번에 주문해서 아예 한상 차리든, 코스 요리처럼 시간을 두고 먹든. 그건 먹는 사람 마음이다. 뷔페 세트에 사이드 디시도 포함되어 정말 원 없이 한 끼 먹을 수 있을 듯. 기본 가격은 1인당 500,000동. 한화로는 25000원이다.
조언1. 동남아 식당에서 뭔가 인테리어가 좋고 인건비가 들겠다 싶은 곳은 어김없이 ‘++’표시가 있다. 이 ‘++’은 서비스 금액 5%과 부가세 10%의 별도 금액이 부과된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딱 50만동만 들고 가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세부항목은 계산서를 참고하라.
조언2. 여러 여행 안내서에서 이 식당은 나이와 상관없이 전부 동일한 1인분의 식비를 청구한다고 소개되어 있는데, 이는 잘못된 내용이거나 갱신되지 않은 정보이다. 0세에서 5세까지는 무료이고, 6세에서 11세까지는 반값이고 12세 이상은 성인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나이를 증명해야할 여권 등의 신분증은 필요하지 않으며 대충 눈대중으로 나이를 가늠한다. 아이가 많은 대가족 여행객이면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겠다.
조언3. 혼자라면 상관없다. 방문 시간대를 조정하면 되니까. 하지만 가족 여행객이고 주말 방문 계획이 있다면 아무래도 예약은 필수지 싶다. 호텔 레스토랑 치고는 테이블이 생각보다 많이 적다.
조언4. 딤섬의 종류는 정말 많은데, 한국어 메뉴판이 아닐 뿐 더러 음식에 대한 설명도 없다. 이럴 때는 남들 많이 시키는 걸 시키는 게 좋다. 그럼 남들 많이 시키는 게 뭐냐? 이 부분은 메뉴판에 친절히 소개되어 있다. ‘* one of our best’위주로 시키면 실패 확률이 줄어들 터이다.
음식점수: ★★★★★+★ (별 다섯 개 만점 기준). 다낭에서 먹어본 끼니 중에 가장 사치스러운 식사였다. 글쓴이는 싱가포르에서 이름난 딤섬집도 가본 적이 있다. 맛에 우열을 가린다기보다는, 거기보다 풍족했고 풍족했기에 더 만족했다. 혼자라도, 가족과 함께라도. 다낭을 방문한다면, 꼭 한 끼는 해결해보길 권한다.
(섬 한복판에 우뚝 솓은 그랜드 머큐리 호텔. 앞에서 보면 참 높다.)
(뿔뿔을 조심해 볼 것.)
(전체에서 디저트까지! 이 많은 음식들이 주문 후 바로 조리해 준다. 정말 한 상 거하게 먹을 수 있다. 혼자보다 넷 정도 가는 게 여러 음식들을 골고루 먹을 수 있는 요령이지 않을까 한다.)
(생각보다 별로 먹지 못해 한스러웠다. 다음엔 여럿 끌고 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사실 뭘 주문했고 뭘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이게 식당 전체의 규모이다. 이 사진 뒤에는 4 테이블 정도 더 있다고 기억한다. 그래서 가족여행에서 예약은 필수!)
('++'의 결과.)
(프런트를 보는 아가씨가 친절하게 1인당 가격에 대해 설명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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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관심 있게 봐주시는 모든 루리분들께 감사인사 드립니다. 다들 좋은 밤 되세요.
ps. 이제 마지막 하루 일정 2화만 남겨두었네요. 자세히 적어서 다음 여행자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했는데, 생각보다 늘어지고 있어서 도리어 읽는 분들이 지루할까봐 걱정됩니다. 기우면 좋겠네요. 어찌 되었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