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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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일기] 독서일기 (1) 2011/04/27 PM 01:13
2011.04.27 수 13:12


※ 세계철학사 p.982 ~ p.1205

며칠간 플3 A/S 관련문제로 할일 없이 마음만 조급해 독서 일기를 못썼다. 그렇다고 읽지 않은 것 까지는 아니고...

다. 읽. 었. 다. 세계철학사를! 작년 12월 2일에 배송받아서 4월 26일로 다 읽었으니 장장 5개월 만에 다 본것이다. 물론 이 책 하나만 판 게 아니라 그 사이에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장하준 23가지, 리영희평전, 미학오뎃세이 3권세트, 경제기사 이보다 쉬울 수 없다, 스물한통의 역사 진정서를 읽었고 그 외에도 아직도 읽는 중인 만들어진 신, 파시즘이 사이사이 끼였긴 하지만 천 페이지도 넘는 책을 이렇게 끈기 있게 읽은 것은 아무래도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 참 의미있게 생각한다. 쉬엄쉬엄 마라톤을 뛴 기분이랄까? 칭찬해 주고 싶다.

일단 7부 2장부터 간단히 쓰자면, 7부 2장은 다음과 같은 물음에 대한 현대 철학의 대답이다.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믿어도 좋은가?

첫 물음은 인식, 두번째 물음은 행위, 세번째 물음은 믿음에 관한 내용이다. 쉽게 말하면, 사람이 알 수 있는 범위의 문제, 개인이 타인과 혹은 단체에 대해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그리고 종교 혹은 인간의지의 한계성에 대한 물음이라 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위의 부분을 '인간, 언어, 인식과 지식,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뇌 의식, 정신'의 다섯 주제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7부 1장까지의 설명방식이 순차적 그리고 개별적인 방법으로 전개되었다면, 7부2장은 위 다섯물음에 대한 범주적 해답을 적어 놓은 것이다.


1. 인간이란 무엇인가?
철학에서 철학적 인간학이 중요한 철학 분과로 자리잡은 것은 20세기에 이르러서이다. 이런 현상은 철학의 내적 문제에 기인한 것이기 보다 사상가들이 20C에 이르러서야 개별적 실제 학문에서-인류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등- 얻은 인식을 총괄적으로 사유하고 이로부터 새로운 결론에 도출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철학적 인간학의 역사를 거론하려면, 아무래도 18세기 칸트 및 헤르더 부터 19세기 마르크스와다윈을 거론해야 옳다. 칸트가 '생리학적 인간학'과 '실용적 인간학'을 나눠 주안점을 두었고 헤르더는 동물과의 비교로 인간의 차이를 인지했다. 마르크스와 다윈은 인간이 어디에 매여 있는지 알아냈으며(맑스는 노동으로 인간은 자기자신을 산출, 다윈은 인간의 유례를 밝혀냈다.), 프로이드는 충동구조와 무의식이라는 인간의 동물적 요소를 구분해 냈다.

2.언어

언어는 20C에 들어와서 철학의 핵심주제가 되었다. 인간의 사유자체가 언어 안에 내재되었다는 생각이 반박할 수 없는 정론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인식비판은 자연히 언어비판으로 발전하게 된다.

여러 학자 중에도 소쉬르와 비트켄슈타인은 빼놓을 수가 없는데 소쉬르는 구조주의에서 비트켄슈타인은 명료한 언어사용으로 유명하다. 후에 메타언어(일상어에서 벗어나 언어적 구조를 말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또 그러기에 적합한 언어, 흔히 논리기호를 말한다)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 언어행위에 있어서도 사회적 맥락과 닿기 시작하는데 사회언어학의 발전을 가져온다. 언어 학습에 대해 춈스키의 내재되어 있는 언어틀이라는 변형생성문법 또한 각광을 받는다.

3. 인식과 지식.

여기는 좀 골아픈 지점이다. 인간은 어디까지 인식할 수 있는가? (지평선론- 진리는 명확히 보이지 않고 아련한 지평선과 같다. 잡을 수없음)에 대한 물음이다. 그리고 과학적이고 경험적 지식이 과연 진리인가 라는 질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경험적 사실의 결과에 대해 결정 짓는 것은 예전에는 귀납적 '확증'에 가까웠는데, 지금은 '반증'으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유리는 전도체가 아니다'라는 모든 유리를 모두 검증할 수 없음으로 '전도 능력이 있는 유리조각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로 부터 시작해 이를 계속해서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4.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는가?

윤리학이다. 시사점은 20C 이전에는 윤리의 책임을 인간에게만 한정했는데, 이를 생명, 생존의 문제로 치환시켰다는 것이다. 즉,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윤리적 책임도 인간은 져야 하며, 이에 대한 판단 기준은 개체의 이성 존재 여부가 아니라, '고통'의 여부가 되는 것이다. 즉, 우리가 동물에게 고통을 준다면 거기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이다. 지금으로 생각하면 당연한 말이긴 한데, 서양 철학에서는 기독교 문화로 인해 인간을 제외한 다른 종에 대해서는 배타적 태도를 취했다는 것이다.

창세기 2장 28절에는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를 돌아다는 모든 짐승을 부려라!' 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를 근거로, 칼뱅은 동물을 "인간에게 먹이도 양도된 것"이라 말했고, 토마스 아퀴나스는 '동물은 인간을 위해 있다.'라고 말했으며 페트루스 롬바르두스는 '인간이 신을 위해, 신을 봉사하기 위해 창조되었돗이, 세계는 인간을 위해, 인간에게 봉사하기 위해 창조됐다.'라고 말했다. 20C 철학은 이러한 인간의 오만에 대한 반성이다.

5. 뇌, 의식, 정신

이부분은 현대 의학의 발전과 병행한다. 데카르트 이후의 관념철학은 대개 이성과 육신을 구분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신경학 등이 발전함에 따라 '뇌'의 부분에서 원소들의 상호작용이 결국 인간의 의식 또한 좌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됨으로서 이원론적 철학은 궤를 달리하게 된다. 여러 사례로 인해 뇌의 손상은 '지성'적인 면만이 '덕성(성격)인 면에서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고, 제정신으로 정신병원 입원하기(거짓으로 입원한 실험자들에 대해 정신과 의사들은 정신분열 판단을 내렸지만 정신병원 환자들은 정상인임을 바로 알았다.) 등의 논문을 통해 인간은 이성적이 아니라 맥락적으로 사물을 판단한다는 것도 알았다. 이는 인간 이성의 몰락이 아니라, 이성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다양한 것들에 대한 인간의 반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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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아 정리하려 하니 일이 많아서 마구 줄였다. 참.. 나도.. ㅡㅡ;;
철학사를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중용과 겸손'의 중요함이다. 인간은 약한 존재이며 또한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이도 약함을 알아야 한다. 막스셀러의 말을 인용하며 마친다.

"철학적인 정신태도란, 가장 내밀한 인격적 핵심에 의해 사물의 본질에 우호적으로 관여하는 것."





ps. 한동안 인문과학에 힘썼으니, 다음에는 자연과학으로 눈을 돌려야겠다. 다음 읽을 책은, 루리분이 추천해주신 물리학 책인 엘러건트 유니버스와 다른 1종이다. 의식에 관심이 생겨 '뇌'쪽으로 쓰여진 책이 있으면 좋겠는데, 대충 보니 해괴한 책이 많다. 의학 책도 끌리긴 한다.

...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좋은 책 있으면 추천해주시길 바랍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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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친구신청

'뇌'라는 주제를 들으니 의학적인 의미의 뇌는 아니지만 다치바나 다카시의 [뇌를 단련하다]라는 교양서가 생각나는군요...읽어보신적이 없다면 추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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