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츄슈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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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본격 알바 짤리 이야기 (1) 2011/01/10 PM 06:06


Sunday 2pm - 어떻게 (feat. Kuan of all th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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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웃긴 이야기는 아니고 걍 가볍게 읽어주길바래,


우선 난 군대를 08년도에 전역했으니까... 좀 오래됬지 하튼 08년 6월에 전역하고, 그해 11월부터 어느 가게에서 일하게되었어


근데 그 가게는

초등학생들한테 과학의 원리나, 응용을 로봇을 만드는 키트를 이용해서 수업하는거였어

쉽게 말하면 과학상자나... 학교에서 하는 로봇 특별활동같은거 강사였어


과가 기계과여서 면접에도 크게 문제없어고 로봇도 좋아하고 애들은 더 좋아했지

그렇다고 로리콘은 아니였어


그렇게 일을 시작하고 애들한테 로봇을 가르치는것보다 로봇과 노는법을 더 많이 갈켜준거같아.. 애들이 초등학생인데도 불구하고, 학원을 몇개씩 다니면서, 중간고사 기말고사로 스트레스 받는데, 난 그 아이들이 여기까지 와서도 스트레스 받으면서 로봇을 배우진 않았으면 했거든...

그래서 애들이랑 장난도 많이치고, 사고도 많이 쳤어,


한번은 아이언맨에 나오는 세그웨이라는 물건이있는데, 이게 우리 매장 런칭쇼로 한대가 들어온적이있었어



이렇게 생긴물건인데, 가격이 정말 비싸 저거 한대에 천만원짜리 고가의 물건이거든


그런데 애들이랑 장난치다가 한번은 아이가 그걸 탄체로 무빙워크로 쑥 빨려들어가서 사고날뻔했었거든.. 진짜. 천만원짜리 기계덩어리보다. 애가 안다쳐서 너무 다행이더라


이런저런 일이 있고


벌써 2년이 넘게 지났네



몇일전이였지, 내가 일한지 2년하고도 1개월이 넘는 1월 1일

팀장이란 사람이 날 부르더라고, (우리는 지휘체계가, 팀장이 제일 높아 팀장이 사장이고, 팀장 아래로 알바생, 근데 그 알바생들중에서도 내가 제일 오래 일했었지)


뭐 사고야 많이 쳤지만, 그래도 학부형들 사이엔 성실한 선생님이라고 알려져있었고, 나를 따르는 애들도 많았어, 학부형들도 나에겐 대학생인거 알면서도 선생님 대우 다 해줬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에 교육이란면은 정말 나름 잘 충실했던거같은데

팀장 눈엔 그게 아니였나봐

우리는 건담을 파는 매장이기도 했어






건담뿐만이 아니라 다른 물건도 파는 그런곳이였거든, 따라서 매장도 봐야해,
근데 난 처음부터 교육에 관한 내용으로 온거였지 매장관리는 잼병이였거든, 그래도 나름 건덕이긴해서, 건담 사고 파는거엔 익숙했어, 거기다가 애초에 내가 일하기 시작하는 2년전엔 건담 팔지도 않았다가, 내가 일하면서 팔기시작한거라 나름 애착도 많이가고

어쨋든, 매장 관리 면에서 내가 다른 알바보단 부족했던건 사실이였던거같아.


하지만 팀장이 말하길

우리가 너무 적자라서, 강선생님(팀장이 날 부르는 호칭)도 알다시피, 그렇게 좋은 형편이 아니라고. 매우 힘들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내 수업을 전부 팀장이라는 사람이 가져가고 수업이 없어진 나를 짜르기로했데


주말알바라고해도, 두명에, 토요일 일요일 두시간빼고 모든 수업시간은 내수업시간이였으니까 내가 수업을 담당한것도 하루에 7~8개정도 됬었고 담당한 애들만 50명이 넘었지..

그러니까 팀장입장에서도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알바를 짜르면 날 짜를수밖에없던거같아



근데 그 이야기를 듣고, 화도 안나더라. 그냥 그런가보다.. 팀장이 사정이 안좋아져서 날 짜르나보다.. 했는데, 하필 1월1일에 말한거랑, 하필 왜 나를 자른건지 .. 그런생각이 들더라.




건담 수업이란것도 내가 고안해서 몇번 진행했었는데...

같이 일하던 알바 여자애도 이제 막 맘에 들어서 꼬실려고해볼라했는데...



딴건 다 괜찮아.


날 짜른것도, 나의 2년동안 사라졌던 토요일 일요일을 되찾은것도,


근데



정말 애들한테 오늘이 마지막 수업이라고 말을 못하겠더라...



이제 내일이면 짤린지 딱 일주일 되는 날이야,

손에는 내가 이 일을 하면서 처음으로 받은 피카츄 열쇠고리가 만지작거려진다..





미안해, 잡글에 감동하나 없는 그냥 푸념이야
그런데, 그거 있다.

그동안 일하면서 내가 애들한테 얻은건 돈을 넘어선 값진 보물과도 같은 마음이라는거야

요즘 초등학생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운이 좋은건지, 아니면 내앞에선 착해진건지..

아니면 내가 요즘 초등학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측은한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아이들한테 가르쳐준것보다,

내가 아이들한테 배운게 더 많은거같아서 보람찬 2년의 주말알바였던거같아.

이게 시원섭섭인가. 그런거같아..



게이들아, 힘내자구, ㅇㅇ? 나만 힘내면 된다구?





유머는 안녕하시나요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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