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기타를 쉬운 악기라고 생각한다.
피아노나 바이올린은 오랜 기간 꾸준히 연습해야 어느 정도 수준의 연주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타는 몇 개월만 배우면 되는 악기로 여긴다.
이런 생각은 반만 맞다.
코드 몇 개 외우고 스트로크나 아르페지오 같은 기초적인 기법(Technique)만 익히면 쉬운 대중가요 반주 정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다.
이런 식으로는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다.
열정적으로 기타에 도전했던 많은 사람이 시간이 지나며 수많은 코드를 암기하는 데 지쳐 기타 연주를 포기한다.
이렇게 되는 것은 기타를 쉬운 악기로 착각하고 가벼운 취미 연주에 맞춰 임기응변식으로 기타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임기응변적 암기식 교습법으로는 실력을 기를 수 없다.
암기식 교습법에 길들었을 때 선택하는 것이 타브(Tablature) 악보와 모양으로 스케일과 코드를 외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실력 향상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컴퓨터 키보드로 ‘안’이라는 글자를 입력할 때 자음 ‘ㅇ’의 위치, 모음 ‘ㅏ’의 위치, 자음 ‘ㄴ’의 위치를 알면 간단한데, 이 위치를 외우지 않으려고 자음 ‘ㅇ’에서 몇 번째 행, 몇 번째 열이 모음 ‘ㅏ’ 하는 식으로 좌표를 숫자로 표기하여 그림을 만들어 외우는 식이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기타를 공부할수록 외울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암기 부담으로 기타 연주를 멀리하게 된다.
오늘날 한국에서 기타를 가르치는 방법은 오선보를 읽고 스케일을 연습하는 것을 당연한 듯이 생략하지만, 기타를 배우는 것도 다른 악기처럼 오선보를 읽고 스케일을 연습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판 위의 음을 익히고 각 음을 조합하여 스케일과 코드를 연주하는 것이 처음에는 시간이 더 걸린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훨씬 빠른 지름길이다.
단지 출발이 조금 더딜 뿐이다.
- '기타의 기술'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