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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밤 늦은 시간에 문득 스쳐가는 군대의 추억 (4) 2015/02/14 AM 01:08
말년 중사 시절에 해발 1300미터짜리 산꼭대기의 독립중대에 있었다.
사정이 있어서 PX 관리에 판매병 역할까지 직접 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보급병이 날 찾았다. 행정반에 전화 왔다고.

전화를 받았더니 의외로 앳된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그 여군: 어, 나 여기 중계소(부대 옆에 국군방송 중계소가 있었다) 반장인데, 우리 애들 보낼 테니까 PX 좀 열어 줄래?
나: ......
그 여군: 여보세요? 안 들리니?
나: 예, 9중대 포반장 중사 ○○○입니다. 근데 너는 누구십니까?
그 여군: 어? 어? 어... 아, 충성! 중계소 반장 하사 □□□입니다. 근데 저 PX병 바꿔 달라고 했는데 말입니다...
나: 어, 우리 중대는 내가 물건 직접 팔아. 어쨌든 점심시간엔 우리 애들한테도 안 열어주니까 애들 보내든지 말든지.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좀 미안하긴 하다. 그 하사는 그냥 보급병한테 PX병을 바꿔 달라고 했을 테고, 전화받은 보급병은 (중대에 PX병이 없으니) 물건 파는 나를 바꿔 줬을 테고, 나는 전화받으면서 (상대가 나를 지목해서 바꾸라고 한 줄 알았으니) 관등성명 안 대고 그냥 '네, 전화 바꿨습니다' 했으니 걔가 어찌 알았겠어.
지금 되새겨 보면 얼굴도 꽤 예쁘장하게 생긴 애였는데.

여군하고 전화한 얘기 하니까 또 생각나는데
진짜 전역이 한달 정도 남아서 초말년 포스를 내뿜고 있을 때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다.
받았더니

웬 여자: 저 혹시 ○○○ 중사님이십니까?
나: 네, 그런데요.
웬 여자: 아, 저는 1대대 탄약반장... 아, 맞다, 충성!
나: ......

얘는 얼굴은 못 봤지만 목소리가 꽤 귀여웠다. 하는 짓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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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ider    친구신청

저 대사들을 남자가 했다면 일어났을 참상이 눈앞에 선명하게...
..여튼 귀엽긴 했겠네요 정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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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놈들이 저랬으면 일단 반쯤 조져놓고 생각했겠지요

하얗다    친구신청

병사썰 인줄 알고 왔다가 ㄷㄷ 부사관 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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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사실 간부 생활도 별 거 없어요.
남들보다 오래 하니 에피소드는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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