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김승연 회장이 대차게 사고치고 경찰 조사 받던 시절에
나는 종로의 한 번역업체에서 일하고 있었다.
당시 한화 쪽에서 일본에 보낼 문서를 번역해 달라는 의뢰가 있었는데
거리도 가깝고 해서 결과물을 내가 직접 가져다 주게 되었다.
난생 처음 들어가보는 대기업 빌딩은 참 거북했는데
무엇보다 눈에 띈 건 건물 꼭대기층에 걸린 현수막.
"회장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과연 말단 직원들도 저렇게 생각할런지 의문스러웠지만
어쨌든 나랑은 상관 없는 일이니까 그냥 피식 웃고 말았지.
근데 한화 정도 되는 기업이 번역료 15만원 나온 걸
깎아달라 할 줄은 정말 몰랐다.
그것도 1/3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