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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요즘 예비군 이야기가 핫하길래... (2) 2016/03/20 PM 11:22
현역 시절 동원훈련할 때의 이야기.

전방사단이라 예비역 숫자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대대 전체에 40명 정도?
간부 출신은 장교 2 부사관 1인가 그랬다.

당시 우리 부대의 작전지역은 해발 1300미터짜리 산꼭대기였는데
대대장이 무슨 생각을 한 건지,
거길 예비역들을 끌고 가자 했다.
물론 예비역들은 거세게 반발했지만
별 수 있나.
안 올라가면 집으로 돌려보내겠다는데.

당시 난 60미리 포반장이었는데
한참 산을 오르다가 뒤를 보니
한 사람이 박격포 군장을 메고 다른 사람 멱살을 잡고(!) 끌고 오는 게 보였다.
이유야 어쨌든 현역이 예비역 멱살 잡았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좋을 게 없으니
가서 뜯어놓으려 했는데
웬 걸,
우리 이등병이 올라가다 퍼져서
예비역이 대신 포군장을 메고 이등병을 끌고 올라가고 있던 거다.
좀 어이가 없어서 일단 포군장을 내가 메고
이등병은 포수에게 던져 주고
그 예비역과 도란도란 수다 떨면서 올라갔다.

"뭘 그렇게 열심히 하세요? 그래봐야 예비군 훈련인데."
라고 물으니
"제가 올해 동원 마지막이거든요. 좀 빡세게 해 보려구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좀 대단한 사람이다 싶었다.
나중에 부대장 표창이라도 챙겨주고 싶었으나
결국 표창은 간부 출신들이 다 챙겨갔다.

당시만 해도
'나도 전역하면 저렇게 모범적인 예비군이 되어야겠다.'
라고 생각했으나 개뿔이,
이등병이 예비역 중사에게 포복 다시 하라고 하니까 뚜껑 열리더라.
괜한 소리 듣기 싫어서 진짜 빡세게 기었는데.
사실 같이 갔던 과 선배들(나이는 나보다 어린)이 나보다 더 빡쳤던 게 함정.

아, 그 이등병 조교는 제보를 받은 교관(예비역 중령)에 의해 즉각 교체되었는데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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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자    친구신청

부사관출신이시군요~~저도 60미리 포반출신이었는데 포군장 진짜...하긴 81미리에 비하면 하하ㅏ하하하하하ㅏㅏ

청랑파    친구신청

전역하기 전까지 전문하사 6개월을 진지하게 고민했었지만. 예비군 훈련도 많아진다는 이야기도 듣고 학교 복학일정도 꼬이고 하니 깨끗하게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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