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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사람을 부린다는 것 (2) 2016/10/05 AM 04:24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어떻게 마을 사람들을 잘 통솔하느냐는 북한군 장교의 물음에

촌장님은 이렇게 답한다.

뭘... 잘 멕이야지.


우리나라 병사의 생활기록부 표지에는 

병사의 종기를 직접 입으로 빨아내는 오기 장군이 그려져 있다.

장군이 직접 일개 병사의 상처를 다루는 모습을 보고

그 어미가 대성통곡하여 주위에서 이유를 묻자

저러니 내 아들은 장군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울 것이고

남편도 그렇게 갔는데 이제 아들도 잃게 생겼다

라고 한 그 이야기.

반전은 오기가 그리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거다.

공부를 핑계로 모친상도 외면하고

적국 출신인 아내로 인해 의심을 받게 되자

직접 아내의 목을 쳤다는 양반이니까.

그러니까 저 고사는 순수하게 내 사람 만들기라는 거지.

 

내가 이등병이던 시절에 우리 분대장이 한 말.

아예 찍소리도 못하게 조지던지, 아님 사랑으로 감싸주던지.

 

군대에서 소대장 대리로, 그리고 포반장으로 근무한 3년 동안

난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은 고기를 먹였다.

돈이 모자라서 5천원짜리 시장통닭을 먹이더라도

한 달 한 번의 음주 회식은 빼먹지 않았다.

우리 애들이 피 볼 것 같으면 상대가 상사든 원사든 가리지 않고 덤볐다.

매주 한 개 분대씩 외출 보내라면서 포반은 포별로 나가라 할 때는

대대장실로 쳐들어가 담판을 지었다.

애들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모르나

간부 사이에서는 똘아이로 찍혔다.

애초에 장기 복무를 포기했음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고.

 

딱히 애들이 가여워서 한 건 아니다.

어차피 다들 가는 군대, 그네들이 특별히 불쌍할 이유도 없고.

내가 의도한 건

그럼으로써 애들이 다른 누구보다 나를 따를 것.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 만약의 사태가 벌어졌을 때

그들이 날 위해 목숨 바쳐 싸워줄 거라는 바람이었다.

 

일이 아무리 지랄 맞고 대우가 좆 같아도

월급만 제대로 나오면 사람은 붙어 있을 거다.

밥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 더욱이 요즘 같은 세상에.

회사가 직원을 인간적으로 대하고 어떻게든 뭔가 더 챙겨 주려고 하면

당연히 사람은 붙어 있을 거다.

어느 쪽이든 사람은 있고 회사도 굴러가겠지.

하지만 업무의 결과물은 퍽 다를 걸.

모 기업이 멋지게 써먹었다가 비웃음만 샀던

사람이 미래다

라는 말은 이걸 뜻하는 것일 게다.

 

근데 막상 전역하고 사회에 나와 보니

내가 20대 중반에 깨우친 걸

그 두 배 넘는 나이에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더라.

신고

 

꼼빠이세군도    친구신청

사람은 어렵죠 잘해주면서 부리기는 더 힘들죠
회식 보다도 중요한건 배려나 존중 이죠
아무리 부하직원 이라도 성인대접은 해주고
아무리 꼰대 상사 라도 예의는 지켜 주는 자세면
좋은 분위기를 만들수 있는데 간혹 또라이 가
있어서 문재임

석양    친구신청

결국 인사가 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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