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기록 - 동행자들2
20XX년 9월 12일 05시 23분
다이앤, 사람들이 늘어나서 놈들에게 들키지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그래도 좋은 점도 있더라고.
지금까지는 휴식을 취할 때 반드시 도우 페이스가 없는 빈 집만 들어갔었지.
이젠 한 마리 정도는 크레이그와 함께 제압하고 들어 갈 수 있어.
없는 집 찾으려고 괜히 체력을 소진하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지.
물론 놈들을 죽일 수는 없으니 팔 다리를 잘라서 지하실에다 던져 넣어.
잘 때는 크레이그와 내가 교대로 망을 보는데 놈들은 자기가 주로 가는 집만 주로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
마치 사람들이 자기 집을 들락날락 거리듯이.
덕분에 아직 놈들이 우리가 있는 집에 들어오거나 하진 않았지.
하지만 저 집들이 정말 놈들의 집인거라면, 살아 있을 때의 습관대로 계속 생활하는 건가?
술에 취해 필름이 끊겨도 어떻게든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것 처럼 말이야.
집 안에 남아 있는 식품들로 끼니를 때우면서 크레이그와 함께 앞으로의 계획을 상의했지.
- 어떻게든 연구소에는 가야 합니다.
거기에 못 들어가면 희망이 없어요.
- 그렇겠지. 다른 도시로 간다고 해도 거기도 이런 꼴일지 누가 알겠나?
어차피 전 세계가 저 개떡같은 놈들로 뒤덮여 있다면 연구소에 있는 대피소에서 사건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게 제일 좋은 방법일거야.
거기 경비를 서는 친구놈에게 들었는데 몇 년치 식량과 자가 발전, 식수까지 구비해 놓고 있다 하더군.
무슨 실험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던데 제약회사에서 무슨 핵실험이라도 하는 모양이지?
- 하지만 그래서 희망을 가질 수 있지 않습니까?
다이앤도, 마키에의 어머니도, 애니의 어머니도 무사할 거라는 믿음을.
- 흥! 좀비 놈들에게는 무사해도 마누라는 나한테 맞아 죽을 걸?
창 쪽에서 망을 모던 마키에가 크레이그를 흘깃 쳐다 봤어.
흠짓 거리는 애니의 어깨가 보였지.
단지 말로만 그치지는 않았던 거 같더군.
크레이그... 믿기는 힘든 사람이야.
부스럭
응? 반사적으로 몸이 긴장이 됐지.
누가 누워있는 내 옆에 나란히 누웠어.
마키에였어.
13시 13분... 크레이그와 교대하고 막 누운지 30분도 안 됐군...
잠에서 제대로 깨지 않아 멍한 내 눈에 흐린 모습으로 비쳐졌지.
- 왜 그래? 잠이 안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잠결에 말했어.
- 에드가... 저 아저씨... 애니한테 이상한 짓을 해...
뭐지? 무슨 말이지? 꿈결에 들리는 말처럼 멍하게 들렸어.
- 화장실 가면서 봤어... 방에서 애니 몸 막 만졌어...
다이앤, 난 너무 피곤했어.
마키에의 소리가 내 귀 위에서 맴돌았지.
현실감 없는 말이 마구 소용돌이쳤어.
난 다시 잠에 빠졌지.
혹시 제목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알려주시면 정말 감솨. ㅜㅁ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