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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소사이어티 - 새로운 시민들] 아홉번째 기록 - 말하다 2 (1) 2013/06/28 PM 08:56

아홉번째 기록 - 말하다 2


20XX년 9월 10일 녹음된 파일

내 이름은 제임스 마샬, 목사입니다.
어제부터 갑자기 저 악마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놈들은 우리의 이웃들을 해하고 또 악마의 모습으로 바뀌는 저주를 걸고 있어요.
저는 하나님의 충실한 종으로서 마지막까지 우리 이웃들을 위해서 기도할 것입니다.
저 악마들이 저의 육신마저 해할지 모르나 비록 육신이 악마로 변할지라도 이 믿음만큼은 변하지 않음을 맹세합니다.
그 증거로서 이렇게 녹음을 하는 것입니다.
주여, 당신의 어린 양인 저와 우리 이웃들을 굽어 살피소서. 아멘...


9월 13일까지의 녹음 파일은 비슷한 내용이었어. 그러다 9월 14일부터 뭔가 이변이 생기기 시작했지.


20XX년 9월 14일 녹음된 파일

주여, 제 몸이 조금씩 이상해짐을 느낍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먹지 못해서, 혹은 몸살이라도 걸린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감기약을 먹어도, 진통제를 먹어도 온 몸 마디 마디가 저려오는 느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도를 하는 이 순간에도 바늘로 찌르는 듯한 아픔이 밀려와 참기가 힘듭니다.
저는 저들처럼 변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왜? 저는 저 악마들과 마주한 적도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만을 믿고 제 모든 믿음이 그대를 향해 있는데 왜...?
주여... 제발...
그대만 제 곁에 있어준다면 이 모든 고통, 달콤한 꿀을 삼키듯이 받아들이겠나니...
제발 이 미천한 그대의 종을 굽어 살피소서... 아....멘....


20XX년 9월 15일 녹음된 파일

아아아... 모... 몸이 너무 아픕니다.
내... 다리... 다리가 약해진 거 같아요...
잘 설 수가 없습니다...
뼈... 뼈가 길어진 거 같기도 하고...
피... 피부에 감각이 조금씩 없어지는 거 같아요...
뭔가 다른 껍질이 내 살 위에 올라가 있는 느낌...
하나님 아버...저 악마들이 저주... 걸어와도 최후의...
최후까지 그대의 믿음은 지키...
절대... 저 스스로 굴복하여 목숨을 끊지는 않을.... 것... 아... 멘...


20XX년 9월 16일 녹음된 파일

(목소리가 변해서 다른 사람처럼 들린다.)
아... 아아악.... 너... 너무 아파...
그렇게나 기도했는데...
왜 날 구원해주지 않는거야아...
왜... 왜에에...

20XX년 9월 20일 녹음된 파일

왜... 왜...? 죽을 수가 없는 거...지...?
모... 목을 매달고...
카... 칼, 심장에... 꽂...
총... 쏴... 입...물고...
왜 살아... 있... 는... 왜...?
(그 후로는 잡음과 큰 소리, 간간히 귀에 거슬리는 괴성만이 들린다.)

- ... 이게 마지막 파일이에요...

-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대체?

- 결국 이 녹음을 한 사람은 변한 건가요...?

- 변이할 때 극심한 고통에 정신이 이상해진 거겠죠.
하나님을 잊어 버릴 정도로...
완전히 미쳐서 녹음기도 잊어버리고 나서야 피로 저 글들을 쓴 거겠죠.

- 좀비가 된다면 영원히 저런 고통 속에서 살게 된다는 것인가요?

- 소름끼치는군. 어서 빨리 이 곳을 나가도록 하세.

덜그럭...

아래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
우리는 마주 보며 서로의 흔들리는 눈빛에서 답을 얻으려고 했지.

- 무슨 소리지? 현관으로 들어온 건가?

- 말도 안돼. 확실히 잠궜었다고요.

- 내려가자, 빨리!

현관문에 시선을 고정한체 1층으로 내려갔지. 하지만 현관문은 우리가 잠궜던 그대로였어.

덜그럭...

뒤 쪽이다. 아차! 미쳐 못 봤던 문이 있었나?

- 젠장, 지하실로 향하는 문이군.

모두들 지하실 문을 둘러 쌌어. 순간,

끼이이...

낡은 지하실 문이 열리면서 울리는 파열음에 우리는 얼어 붙었지.

늘러 붙은 얼굴에 난 총알 구멍.
아직 가슴팍에 꽂혀 있는 식칼.
입 천정에서 정수리까지 총 구멍이 뚫려 있었지만 입구멍은 변이가 안 되었는지 아직 성한 이빨이 가지런히 붙어 있었어.
'입이 있는 자'였어.

천천히 우리를 향해 걸어왔지.
어느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못하고 뒤로 물러 섰어.
놈은 천천히 걸어 가더니 거실 중앙에 섰어.
공격할 생각도 없이 멍하니 서 있더군.
그런 경우는 처음이라 다들 어찌할 바를 몰랐지.

크레이그가 머뭇거리더니 도끼를 쳐들었어.
침묵 속에서 놈의 팔을 내려치려는 순간,

- 왜...

크레이그의 도끼가 머리 위에서 그대로 멈췄어.
나 역시도, 다른 사람들도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지.

- 왜에에...

말을 했다... 저 괴물의 입구멍에서 단어가 튀어 나왔던 거야.

- 왜... 죽... 을. 수가 없.. 는 거야아...
왜. 죽. 지 않는... 거야아...

단순한 괴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분명한 의미가 귓가에 달라 붙었지.
귓가에 맴도는 단어를 뇌가 계속 부정하고 있었어.
이 공간에서 살아 있는 건 우리들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저 죽어 있는 것에서 살아 있는 소리가 튀어 나오다니...

소름 돋지만 또 한편으론 슬프기도 한...
너무나도 낯설게 마주해버린 공포였지.

놈은 우리에게는 흥미를 보이지 않았어.
단지 하늘을 향해 외칠 뿐이었지.
하지만 계속 여기 있다간 우리도 미쳐버릴 거 같았어.

- 나... 나가요...

마키에의 외침에 눈에 현실 감각이 돌아왔어.

- 나가요! 어서!

우린 놈을 남겨두고 허겁지겁 집을 나섰지. 아직 길에 놈들은 보이지 않았어.

아아아...
왜에에에...

외침은 이어졌지.
지금 좀비 놈들을 마주한다 해도 뒤쫓아 오는 저 절규는 벗어나고 싶었어.

아무도 없는 집을 새로 찾아 들어 갔어.
다들 얼이 빠져 있었어.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

죠셉과 존이 망을 보는 동안 거실 바닥에 누워 잠을 청했어.
하지만 귓가에서 여전히 울리는 그 소리.
잠을 잘 수가 없었지.

- 에드가, 자?

마키에였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지.
내 옆에 누워서 한참을 가만히 있더군.

- 에드가... 우리도 좀비가 되면 저렇게 되는 걸까?

그렇겠지. 하지만...

- 그럴 일은 없을거야, 마키에. 넌 내가 지켜줄 거야.

- 응...

마키에는 눈을 감았지만 자고 있진 않다는 걸 알 수 있었어.
잘 수가 없었겠지.
나에게 들리는 그 울림을 같이 듣고 있을테니.

왜... 죽... 을. 수가 없.. 는 거야아...

다이앤, 그는 과연 자신이 괴물이 되서도 고통의 말을 계속 내뱉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을까?
저들은 저런 고통을 계속 받으며 영원히 살아야만 하는 걸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
저 괴물들은 사람들을 죽이려고 덮친게 아니라 너무 고통스러워서 도움을 청했던 게 아닐까.
자기를 죽여 달라고. 제발 죽여 달라고.
그렇게 간절히 부탁했던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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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글이지만 제목 모집 중입니다용>_<ㅋ
혹시 제목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ㅜㅁ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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