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재도약: 회의론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개최된 제75주년 광복절 행사에서 만세를 부르는 문재인 대통령
2020년 8월 15일, 대한민국 서울
1998년, 아시아의 4번째 경제대국인 한국은 IMF 조기 졸업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국은 2000년 닷컴버블과 2008년 리만브라더스 파산 위기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피해갔다. 2013년에 "긴축 발작"이 일어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한국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보호 코팅을 입힌 것 같은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 연환산 1.6% 성장함으로써 회의주의자들이 틀렸다는 것을 또 한 번 증명했다. 민간 소비, 기업 투자, 정부 지출 증가 덕분에 한국은 2020년 경제 위기를 미국과 일본보다 더 빨리 극복했다.
게다가, 한국은행 통계국장 박양수에 따르면 중국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미국과 유럽의 경제 회복 덕분에 한국의 수출은 더 큰 혜택을 볼 것이다.
물론, 불리한 여건도 많다. 무역 전쟁의 여파인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그리고 미국, 유럽, 일본의 코로나 4차 유행. 뉴욕에서 뭄바이로 이어지는 채권 수익률 상승.
그러나 한국의 플러스 경제 성장률 회복은 호시절의 전조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한국만큼 개방적이고 수출 의존적이며, 거대한 무역 강국은 드물다. 한국 경제는 더 큰 경제권들이 수 주 또는 수 개월 뒤에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힌트를 준다.
한국의 재성장은 중국의 그것보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대 재벌인 삼성의 실적을 보면 한국이 어두운 터널의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보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삼성은 그 자체로 소우주안의 소우주이다. 2021년 1분기에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과 메모리 제조 업체인 삼성전자는 가전 제품 수요 증가의 혜택도 누리며 국내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중국 국제수입박람회(CIIE)의 소비자 가전 코너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제품을 둘러보는 관람객들 (2020년 11월 7일, 중국 상하이)
한국의 재도약은 집권 마지막 해를 맞이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한국은 소비 가전, 디지털 디바이스, 석유화학, 반도체 및 대중문화의 리더가 됨으로써 "중진국의 함정"을 극복했다. 자동차와 조선에 의존하던 한국 경제는 최근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문대통령은 경제 성장의 엔진을 수출에서 혁신과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재벌이 아닌 기존 기업 문화를 혁신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스타트 업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문재인이 한국 경제 개혁을 약속한 세 번째 대통령이라는 점이다.
이명박은 2008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대개혁을 약속했다. 하지막 노력은 금방 끝나고 말았다. 되돌아보면, 전직 현대 건설 CEO 출신에게 재벌의 힘을 약화시킬 것을 기대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퇴임 후 부패 혐의로 투옥되었다.
이명박의 후임자인 박근혜는 2013년에 "성장, 고용,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을 약속하며 취임했다. 박근혜 정부의 정책 철학은 "소수의 대기업과 정부가 주도하는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박근혜의 등장은 역사가들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그녀의 아버지인 독재자 박정희는 1960~1970년대에 재벌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들은 전쟁의 참화에서 한국을 부흥시키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벌은 경제적 자원의 대부분을 독식하며 강력해졌다. 또한 재벌은 통제가 거의 불가능했다.
재벌을 통제하는 대신 박근혜는 재벌과 협력했다. 2017년에 그녀는 뇌물 및 직권 남용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사실, 그녀는 구속된 삼성의 상속자인 이재용과 같은 스캔들에 얽혀있다.
2017년에 문재인은 한국 경제 민주화를 기치로 내걸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낙수 효과'에 집중한 반면, 문대통령은 법인세와 최저임금을 인상했다. 그는 "분수 효과"를 통한 경제 성장의 기대감으로 지지자들을 흥분시켰다.
한국 경제의 재도약 덕분에, 문대통령은 경제 개혁이라는 어려운 과업을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었다. 그가 다시 경제 개혁에 나선다면, 한국은 경제 성장을 한층 가속화 시키며 부정론자들을 또다시 당혹스럽게 만들 것이다.
William Pesek
포브스 수석 기고자
도쿄에 거주 중인 저널리스트. Barron, Bloomberg에 칼럼을 썼으며 '일본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주는 교훈'의 저자입니다. 2010년에 미국 비즈니스 편집자 및 작가 협회상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