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의 법칙’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관용구로 쓰이곤 한다. 하지만 여기에 도전하며 연습만이 반드시 최고를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가 발표됐다.
브룩 맥나마라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심리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정말 뛰어난 연주자들과 어느 정도 좋은 실력의 연주자들이 모두 1만 시간을 연습했다며 이후에는 다른 요인에 의해서 실력이 결정된다는 주장을 이달 21일 국제학술지 ‘영국왕립학회 오픈사이언스’에 발표했다.
Brooke Macnamara
1만 시간의 법칙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1만 시간은 매일 3시간씩 훈련하면 약 10년이 걸린다. 안데르스 에릭손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가 1993년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에릭손 교수는 실력이 상위권인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경우 20세까지 평균 1만 시간을 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능력은 타고난 재능보다 연습량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미국의 경영사상가 말콤 글래드웰이 저서 ‘아웃라이어’에서 연구를 인용하며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연구팀은 1993년의 연구를 검증하기 위해 연구의 일부를 모방해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지 관찰하기로 했다. 1993년 연구가 뛰어난 솔리스트로 성장할 것으로 평가되는 바이올린 연주자와 좋은 수준으로 평가받는 연주자, 숙련이 덜 된 연주자 세 그룹으로 나눠 평가한 것처럼 연구팀도 같은 기준의 세 그룹을 추출해 그룹별로 20세까지 연습에 들인 시간을 비교했다.
그 결과 덜 숙련된 연주자들이 20살까지 평균 약 6000 시간의 연습을 한 반면 좋은 수준의 연주자와 뛰어난 연주자는 1만 시간 이상의 연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좋은 수준의 연주자와 뛰어난 연주자 간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수준의 연주자의 연습 시간이 뛰어난 연주자의 연습 시간보다 500여 시간 가량 더 많았다.
맥나마라 교수는 연습이 실력을 결정짓는 주된 요소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맥나마라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고도로 숙련될 경우 연습이 동작하지 않는다”며 “엘리트 수준으로 나아가는 것을 결정하는데는 다른 요소가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체스에서는 지능이나 작업기억, 스포츠에는 산소 이용률과 같은 요소가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Anders Ericsson
반면 1993년 연구의 저자들은 이전 연구와 이번 연구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 에릭손 교수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뛰어난 연주자와 좋은 수준의 연주자 사이에는 객관적인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에 같은 양의 연습을 했다는 사실은 별로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저자인 랄프 크램프 뢰번가톨릭대 교수도 “당연히 연습이 전부가 아니고 연습의 질이나 교사, 부모 지원도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실천이 단연코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맥나마라 교수는 사람들이 연습의 한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맥나마라 교수는 “연습은 어제의 당신보다 당신을 더 낫게 만든다”며 “하지만 그것이 당신을 이웃이나 당신의 바이올린 교실에 있는 다른 사람보다 낫게 만들지는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들도 새로운 코치를 만나 기존 나쁜 습관을 버리고 새롭게 연습해서 대성하기도 합니다.
중요한건 "연습시간"이 아니라 "제대로" 연습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