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가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장부를 발생주의에 따라 작성하기 때문이다. 즉, 기업의 경제적인 거래에 관련된 수익과 비용을 그 현금의 유입과 유출이 있는 기간이 아닌 그 거래나 사건이 발생한 기간에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2020년에 상품을 외상으로 1,000원에 판매하고 2021년에 외상대금을 회수했다고 가정했을 때, 현금주의에서는 2021년의 매출로 인식할 것이다. 하지만, 발생주의를 적용하는 모든 기업에서는 2020년의 매출로 인식하게 된다. 즉 현금을 수취한 시점이 아닌, 상품이 인도된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반대로, 회사가 2020년에 원재료를 외상으로 1,000원에 매입하고, 2021년에 외상대금을 지급했다고 가정했을 때, 현금주의에서는 2021년의 비용으로 인식할 것이다. 하지만, 발생주의를 적용하기 때문에 2020년의 비용이 된다. 즉, 현금을 지급한 시점이 아닌, 원재료를 인도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수입과 지출을 현금의 움직임에 따라 가계부 쓰듯이 작성한다면, 회계는 정말 쉬운 학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간 거래에서는 외상거래가 주로 발생하고, 수많은 비즈니스는 거래 상황이 복잡하고, 대금지급기간도 길기 때문에 현금주의는 거래의 실질을 반영하지 못한다.
대우건설이나 삼성중공업 같은 업체는 몇 년간에 걸쳐 건물이나 배를 만드는 용역을 제공하고 수익을 인식하는 사업을 주로 한다. 이런 기업들은 고객과 계약서를 쓰면서 보통 착수금, 중도금, 잔금 등을 언제까지 받도록 하지만, 그 대금 입금시점이 회사의 수익인식 시점은 아니다.
간단하게 A건설사가 아파트 1채를 5억원에 분양하면서 계약서에 다음과 같은 대금 스케줄을 기재했다고 하자.
계약금 |
2020.12.31 |
1억원 |
중도금 |
2021.12.31 |
1억원 |
잔금 |
2022.06.30 |
3억원 |
분양계약에 따라 1억, 1억, 3억원의 돈이 순차대로 A건설사에 입금되겠지만,건설회사의 수익인식 시점은 대금 납입 시점이 아닌 진행기준에 따라 인식한다.
아파트 1채 공사하는 데 소모되는 총 예정원가가 4억이라고 가정(마진 1억원)하자. 2020년 동안 1억원의 실제 원가가 발생하였고, 2021년 동안에는 2.4억, 2022년에 6천만원의 원가가 발생하여 아파트를 완성하였다.
그러면 회사는 2020년에 25%(1억/4억), 2021년에 60%(2.4억/4억), 2022년에 15%(6천/4억)의 완성도를 보인 것이고, 수익인식은 2020년에 1.25억(5억 * 25%), 2021년에 3억원(5억*60%), 2022년에 0.75억(5억*15%)다.
→ 원가(비용) 투입에 비례하여 수익을 인식
→ 예정원가(총비용)을 일부러 줄이면 수익을 부풀릴 수 있음 (분식회계 가능성 有)
이런 걸 회계상 용어로 "진행기준"이라고 한다. 흔히 수주산업(건설, 조선, 중공업, 플랜트, 항공 등)과 장기프로젝트(SK C&C, 포스코ICT 같은 SI(시스템통합), NI(네트워크통합))하는 회사들은 이렇게 수익을 인식한다.
회계처리 작성 원칙 중 가장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가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이란 것이 있다.
즉, 수익과 비용은 서로 대응하면서 발생한다.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수익은 없다.비용없이 발생하는 금융수익 같은 부분은 "이익"이라고 표현한다.
만약 수주산업의 경우 선박을 제조해서 3년뒤에 인도하니 매출도 3년뒤에 계상해야 한다면, 그 3년동안은 수익없이 많은 제조원가들(재료비, 인건비, 각종 경비)만 계상되어서 회사는 3년간 엄청난 적자에 시달리다가 마지막 인도되는 해에 엄청난 흑자를 기록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 현금주의 : 수익 (매출)과 비용 (매출 원가)이 대응하지 않는다.
→ 경영 성과의 합리적 측정 불가 (연속 적자와 어닝 서프라이즈가 계속 반복됨)
ex) 완성기준
▣ 발생주의 : 수익-비용 대응 원칙
→ 같은 결산기에 제대로 대응 (회계기간별 비교 가능성 有, 분식 회계 가능성 有)
ex) 진행 기준
- 박동흠 회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