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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아재] [펌] 시진핑의 도박 (Xi's Gamble) (2) 2021/07/10 PM 08:40

출처 : [월가 아재의 행복한 투자] 유튜브 커뮤니티

 

[미중 패권 전쟁과 국제 정세 관련글 - "시진핑의 도박"]


미중 패권 전쟁은 모든 사람의 향후 10년, 20년의 재테크/투자/커리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화두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대응하기 위해서는 트럼프가 관세를 때렸다거나, 중국이 대만을 위협했다거나 하는, 표면적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그날그날의 뉴스만을 바라보고 있기보다는 조금 더 심도 있는 관점에서 컨텍스트를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투자 기본편 강의의 2번째 시리즈인 금융상품 도구함 시리즈는 마지막 편인 주식편을 끝으로 마무리 지을 것이고, 그 후에는 경제 / 국제 정세 / 산업 등과 관련한 시리즈를 시작할 것입니다. 그 중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중 패권 전쟁에 대해서 슬슬 조금씩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오늘은 Xi's Gamble이라는 제목으로 Jude Blanchette라는 분이 Foreign Affairs 지에 기고한 글이 전반적인 컨텍스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이라 생각해서 이 기고문을 바탕으로 번역, 요약하면서 순서도 조금 더 이해하기 편하게 바꾸고, 제가 여기저기 첨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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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도박" (Xi's Gamble)


<개요 및 시진핑의 이제까지의 행보>


시진핑은 참 바쁜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시진핑의 전임자였던 후진타오는 아주 안정적이면서 천천히 미지근한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에, 시진핑이 2012년 말 권력을 잡았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 또한 비슷한 페이스로 운영을 하며 경제 혁신에 좀더 초점을 맞추리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시진핑은 집권 후 몇 달이 채 되지 않아, 중국 국내의 정치적, 경제적 풍경을 완전히 재구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첫번째로 착수한 것은 공산당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청소하는 일이었습니다. 공산당에는 장기간에 걸쳐 부패가 만연했고 기강은 해이해졌으며, 공산당에 대한 시진핑의 신념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국유 기업들과 사기업들에 걸쳐 있는 공산당 정보망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체제 선전 기구들이 보내는 메세지에 대해, 여러 신기술과 인터넷에 익숙해진 시민들은 점점 더 시니컬해져 갔습니다. 시진핑은 이 모든 것을 한번에 뒤엎기 시작했습니다. 반부패 드라이브를 통해 공산당을 청소하면서 정적들도 제거해 나갔고, 공산당을 이데올로기적 신념으로 가득찬 당원들로 채웠습니다. 


두번째 행보는 중국의 국익을 국제 무대에서 확고히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중국해의 작업을 계속하면서, 동중국해의 방공 시스템도 강화했고, New Development Bank를 론칭하는 걸 도우며 거대한 인프라 산업인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첫번째 임기의 이러한 행보들은 두번째 임기에서도 속도가 늦춰지지 않았고, 그의 권력은 점점 더 공고해지며 공산당 주요 직위는 그의 사람으로 채워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COVID-19 사태가 중국 시스템의 약점을 드러낼거라 예상했지만, 2020년 여름 즈음까지 시진핑은 중앙 집권적 독재 체제의 위기 대응에 관한 장점이 있음을 여실히 국제 사회에 보여주었고, 이는 (트럼프의 대응과 대비되며) 국가적인 프라이드를 높이는데 기여했습니다.

 

→ New Development Bank : BRICS 5개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운영하는 국제 개발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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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조급함에 대해>


이전의 중국 지도자들이 국제 질서 내에서 전략적이면서도 점진적으로 중국의 영향을 키워가며 성장을 해 나가야한다 믿은 반면, 시진핑은 이러한 현 상황을 보존하며 천천히 움직이는 인내심을 보여주지 않고, 리스크 테이킹을 많이 하는 모습을 보이며, 현재 국제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듯이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왜 이렇게 급할까요? 

 

이에 대한 설명은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그가 세계 질서를 공산당 집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한다는 설명(Pax Sinica)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구시대적인 레닌주의 정치 체제를 통해 권력을 유지하기가 아슬아슬해서 초조함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두 가지 설명 다 어느 정도는 진실을 담고 있지만, 어느 쪽도 시진핑의 지나치게 조급한 행보를 충분히 설명해주진 못합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현재 시진핑의 조급해 보이는 행보는 그의 열망이나 공포나 초조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향후 15년이 굉장히 크리티컬하게 중요한 타임라인이라 믿는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우선 시진핑이 너무나 많은 권력을 단기간에 거머쥐며 국내외 정세를 뒤흔들었기 때문에, 그가 그 막대한 권력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잔여 시간은 15년 정도로 예상됩니다. 또한 중국은 노령화를 위시한 강력한 인구 구조 변화를 겪고 있으며, 구조적인 경제 성장 둔화도 겪고 있고, 아주 급격한 테크놀로지의 변화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국 중심의 국제 정세도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국내외 상황들 때문에, 시진핑은 현재부터 앞으로 15년이 정말 크리티컬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향후 시진핑의 비전과 계획은 전부 15년 내라는 비교적 단기간에 모든 역량과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시진핑이 성공한다면, 중국은 새로운 시대 재편의 주역이 되면서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 제조업 분야의 기술적 역량과 군대의 첨단화를 통해 선진국들, 특히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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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이 당면한 4가지 변화와 문제>


그러면 향후 15년 간 중국/세계가 직면할 거대한 변화와 그에 따라 풀어야할 숙제 4가지를 하나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서방 세계의 몰락


중국은 서방의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고, 그에 따라 (기존의 미국 주도 질서가 아닌) 새로운 다극(multipolarity)적 국제 질서가 시작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새로운 질서가 재편되는 초입에서, 빠르게 행동해야만 그 질서가 중국에 유리한 쪽으로 흐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국의 이러한 관점은 미국의 아프간 및 이라크 전쟁이 실패했을 때 조금씩 고개를 들었고, 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더 강해졌으며, 영국의 브렉시트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이 이뤄졌을 때 확신으로 변했습니다. (저자의 말이기도 하지만 저 또한 트럼프는 미국을 약화시켰다고 생각하므로 저의 미국 정치에 대한 개인적 편향에 대해 주의 바랍니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트럼프 재임 기간을) 인내하며 미국의 파워가 스스로 알아서 기울도록 내버려둘 수도 있었으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며 국제 관계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다시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더 이상 수동적으로 서방의 자체적인 몰락만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2. 중국의 인구 구조 변화


시진핑이 집권한 타이밍에 이미 중국의 인구는 노령화가 진행되며 감소하고 있었고,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퇴자 수는 이미 상대적으로 약한 중국의 헬스케어 및 연금 시스템에 과부하를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Chinese Academy of Social Sciences에 따르면 중국의 인구는 2029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The Lancet 전문지에 따르면 21세기 말까지 중국의 인구가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 정부가 2016년에 한자녀 정책을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2개월 간 출산률은 15%나 추가 하락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2033년에는 인구 3분의 1이 60세 이상이 될 거라 예상합니다. 


이러한 노동 인구 감소와 동반해서, 2005년 이후 중국의 임금 수준은 매년 10%씩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세계의 제조업체들은 중국에서 빠져나와 더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국가들로 이주하고 있고, 이에 따라 저숙련 노동자들의 실업률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직 중국 노동 인구의 12.5%만이 대졸자인 현실에서 이들을 고숙련 직업으로 옮기는 것은 상당한 난제입니다.


3.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이러한 인구 구조 변화를 동반하여 중국의 경제 성장도 2007년의 14%에서 현재 한자리수 중반의 GDP 증가율로 하락했습니다. 그에 따라 고성장 덕분에 무시하고 숨겨둘 수 있었던 많은 문제들, 예를 들어 기업들의 엄청난 부채수준이나 국가 재원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세금 수준 등이 수면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 중심에는 생산성 증가의 둔화가 있습니다. 포스트 마오 시대의 혁신 시기에 생산성 증가는 상대적으로 쉽고 단순했는데, 그저 계획 경제를 타파하고 자유 시장 경제에 내맡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노동자들은 자발적으로 시골을 떠나 도시로 모여들었고 외국 기업들은 자본과 기술과 노하우를 가져왔습니다. 거기에 더해진 대규모의 도로 및 철도 공사 등의 인프라 투자는 생산성을 증대시켰습니다. 

 

→ 노동력 (국내) + 자본 (외국) + 기술 (외국)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시진핑이 집권할 시점에는 더 이상 지속불가능할 수준의 부채를 만들어내지 않고서는 모멘텀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이미 교통 관련 인프라는 포화 상태라, 추가적인 인프라 공사는 성장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대부분의 노동 인구는 시골에서 도심으로 이주한 이후였기에, 인구의 재배치를 통한 생산성 증대도 꾀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제까지의 중국의 성장 패러다임으로 인한 사회적, 환경적 비용은 점점 무시못할 정도로 커지고 있었고 사회의 불안정 요소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극도로 나빠진 대기 오염과 환경 파괴는 중국 국민들의 불만이 점점 쌓이게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4. 급격한 기술 발전과 4차 산업 혁명


시진핑의 눈앞에 나타난 가장 결정적이고 급속한 변화는 인공 지능, 로보틱스, 유전 공학 등의 기술 혁명이었습니다. 그는 이러한 기술들을 장악하는 것이 중국의 경제적, 군사적, 지정학적 운명을 결정하리라 생각했기에, 공산당의 총력을 동원해 중국을 하이테크 국가로 변모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반도체와 배터리 등의 분야에 거대한 규모의 연구 비용과 제조 역량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이러한 기술 장악이 중국이 직면한 거의 모든 국내의 숙제들을 해결하게 해줄 거라 믿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구 구조의 변화와 노동 인구 감소는 공격적인 자동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고, 전통 산업의 실업은 신사업에서의 새로운 일자리와 기회로 대체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중국이 "중진국 함정"을 극복하기를 원합니다.


또 새로운 기술들은 다른 목적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안면 인식과 인공 지능은 중국의 안보 기관으로 하여금 중국 시민들을 감시하고 반대 의견을 조기에 압박할 새로운 도구를 제공합니다. 또한 이러한 기술의 군사적인 배치를 통해 군대를 첨단화하는 시도를 하고 있고, 친환경 기술을 통해 경제 성장과 환경 오염 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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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에 대한 시진핑의 대응 - 정치, 외교, 군사>


이러한 맥락 하에서 거대한 변혁을 추구하기 위해, 시진핑은 공산당의 권력과 권위를 엄청나게 증가시켰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국가 안보라는 개념을 크게 확대하며 재정의했습니다. 공산당은 그 역사 속에서 여러 차례의 변절과 쿠데타 시도와 외부에서의 전복 시도를 겪어왔기에 그에 대한 편집증적인 경향을 갖게 되었고, 이는 마오 시기에 극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시진핑은 이제 이러한 편집증적인 대응 스타일을 아예 제도화해버리는 리스크를 감행하고 있습니다. (전랑 외교)

 

이에 따라 "국가 안보와 위기"라는 개념의 확대 해석 및 과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젠 저위험, 저범죄 구역의 공산당원들조차 "색깔 혁명"이라던가 "기독교 침투" 등의 용어를 섞어 테러리즘에 대한 경고를 남발하고, 신장 지구에서는 분리 주의에 대한 공포가 그 거대한 지역 전체를 디스토피아적인 하이테크 감옥으로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홍콩에서는 지방 법률을 무시하고 시민에게 완전 비공개로 활동할 수 있는 "국가 보안" 관료제를 수립했습니다. 신장이나 홍콩에서, 시진핑은 공산당의 이익이 침해될 때는 국제적인 맹비난조차 무시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국내적으로, 시진핑은 중국이 전방위적으로 적들에 둘러 싸여 공격받고 있다는 프레임을 통해 애국주의 센티먼트를 불러일으키고, 세계 2차대전 시기 일본과의 전쟁이나, 한국 전쟁에서 미국에 대한 중국의 (왜곡된) "승리"를 로맨틱하게 포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대적인 외세" 레토릭을 통해, 급변하는 혼란 속에서 공산당이 안정을 되찾아주는 중국의 희망으로 비춰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중국은 (트럼프 시기의 미국이 자국 중심주의를 내세우며) 국제 문제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는 기회를 틈타, 여러 외교 전선에서 매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선들을 앞세워 남중국해의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는 "회색 존" 전략을 사용하거나, 지부티(소말리아 근처 소국)에 중국 최초의 해외 군사 기지를 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호주와의 무역 전쟁에서처럼, 시진핑은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무기로 다른 국가들의 정치적, 외교적 복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마오쩌둥과 등소평은 중국의 국익을 국제 무대에서 주장하는데 전략적 인내를 보여 왔습니다. 마오는 닉슨에게 중국은 대만을 수복하는데 100년은 기다릴 수 있다고 이야기했고, 등소평은 홍콩을 돌려받으며 50년의 자치를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시진핑은 그러한 등소평의 홍콩에 대한 약속을 깨버린데서 볼 수 있듯이, 두 전임자의 조심성이나 장기적 솔루션에 대한 믿음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2027년, 중국 인민해방군 창설 100주년 전에 시진핑이 대만을 무력으로 수복하려는 극히 위험한 도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가 중국 해역에서 불과 170km 떨어진 곳에서 미국과의 무력 충돌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는 것은 그리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대만을 무력 점거 하더라도, 이를 완전히 통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대만에 대한 재수복 시도가 일어난다면 시진핑의 다른 모든 국내외의 야망들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진핑은 그의 모든 목표들을 그가 살아있는 동안 이루려는 강한 열망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지전의 위협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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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에 대한 시진핑의 대응 - 경제>

 

시진핑의 태도는 그가 중국의 진로를 정확히 원하는대로 궤도수정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그는 중국에서 꽃피고 있던 자유 시장 경제의 싹을 잘라버리고, 국가 주도로 계획된 목표를 달성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2015년은 그 중요한 분기점이었는데, 그 해에 그는 단순히 개별 테크놀로지나 산업을 발전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경제 구조 전체를 재구성하려는 거대한 산업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에는 중국의 중요한 제조업 섹터들을 업그레이드하려는 Made in China 2025계획과, IT기술을 전통산업에 더 가까이 접목시키려는 Internet Plus 전략 계획, 그리고 해외 기술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려는 야망이 담긴 14차 5개년 계획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중국 정부는 그것이 중요하다 판단한 산업계와 기업들과 섹터에 막대한 규모의 위안화 자금을 주입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의 실적 평가는 여러 분야에서 뒤죽박죽입니다. 많은 부분에서 거대한 투자가 미미한 수익으로 끝났지만, 아직 산업 정책 자체가 너무나 거대해서 아직 그것이 성공한 것인지 아니면 비참한 재난으로 전락할지 판단하기는 이릅니다


이러한 국가 주도의 산업 정책과 연계하여, 시진핑은 민간 기업에 대해 탄압을 하고 있습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거대한 금융과 테크 대기업들은 정치적, 사회적 변화를 주도할 주체로 보였습니다. 기술 변혁은 Ant Group이나 텐센트에 주요 데이터 흐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고, 시진핑은 이를 간과할 수 없는 위협으로 판단하여 Ant Group이나 마윈 등의 주요 인물들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시진핑은 중국의 국제 금융 무대에서의 위상보다는 공산당의 이익이 먼저라는 메세지를 분명히 보내고 있고, 이에 대해 중국 대기업들이 대항할 수단은 없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아주 성공적인 기업가들은 공산당의 일원이며, 대다수의 중국 기업들에 있어 성공은 당에 잘 보이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전임자들은 민간 부문에 꽤나 유연성을 발휘했지만, 시진핑은 강제적으로 명확한 선을 그었고, 이는 중국의 혁신 능력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와 국영 투자자들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활기찬 민간 섹터 없는 생산성 증가와 혁신은 지속성이 없습니다.


===

<마무리, 시진핑의 문제>


급변하는 시대에서 단기적인 우위를 점하고 국내의 문제를 잠재우기 위해, 그리고 본인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시진핑은 장기적인 타임라인보다는 15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한을 정해 두고 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기적인 기한은 중국 정부의 정책 어젠다, 리스크 감수성, 협상 가능성과 관련해 매우 조급한 태도를 보이도록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무력해지고 있고 미국의 국력이 쇠퇴하고 있다는 중국의 주장을 반증하기 위해, 미국은 국내의 사회적 문제들을 안정화하고 미국 정부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동맹국들과 함께 혁신과 인재에 투자하며 신기술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시진핑은 자신도 모르게, 중국에 많은 새로운 문제들과 리스크들을 불러들였고, 중국은 스스로의 강점들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한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시진핑이 집권하기까지 공산당은 나름의 평화적이고 예측 가능한 권력 이양 과정을 수립해 왔습니다. 다음 가을에 열릴 20차 전당대회에서 통상적이라면 시진핑만큼 오래 집권한 리더는 물러나야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기대는 하기가 힘듭니다. 그리고 그의 종신 독재 시도는 공산당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위험한 행보입니다. 본인의 후임자를 지명하거나 키우지 않은 상태에서 시진핑이 급작스럽게 사망할 경우, 중국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만약 시진핑이 장수하며 건강하다 하더라도, 그의 권력이 길어질수록, 중국 공산당은 개인에 대한 찬양 (a cult of personality) 일색의 아첨하는 집단으로 전락해갈 것입니다. 이미 "시진핑의 생각"에 대한 아첨과 찬가들은 외부자가 보기에는 코믹스러울 정도인데, 이러한 경향은 벌써부터 공산당 내부의 의사 결정과 정보 흐름의 질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공산당과 중국을 구하려는 리더 시진핑이, 되려 이를 위기에 처하게 만드는 장본인이 되는 것은 비극적이고 아이러니합니다. 그러나 현재 그의 행보는 중국이 지난 40년 간 이뤄놓은 진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중국의 미래에 가장 큰 장애(the biggest obstacle)가 되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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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랜만에 번역을 하며 요약과 첨언도 조금 해봤더니 매끄럽게 하는 게 쉽지 않네요. 어떤 분에게는 쉽고 다 아는 내용일수도 있고 어떤 분에게는 어려운 내용일수도 있으나 그냥 앞으로의 컨텍스트를 위해 가볍게 읽으셨으면 합니다. 이러한 미중 패권 전쟁의 구도가 어떻게 우리의 투자와 재테크로 연결되는지는 차츰차츰 퍼즐을 맞춰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시진핑이 당면한 4가지 변화와 문제>의 1, 2, 3, 4가 나열되어 있지만 사실은 1, 2, 3의 컨텍스트 속에서 결론은 4로 귀결된다는 점입니다. 미중 패권 전쟁은 기승전...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미중 패권 전쟁을 제대로 이해하시기 위해서는


A)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공부하고, 

B) 이 문제들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C) 중국이 여러 정책 및 기술 발전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하는지 분석하고, 

D) 이러한 컨텍스트 하에서 미국은 어떻게 중국의 약점들을 공격하고 압박할지


이런 순으로 공부하는 것이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부가 있어야 화웨이 문제라던가, 무역 보복 관세 문제라던가, COVID-19의 여파라던가하는 것들의 본질을 잘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은 이러한 여러 부분들을 개괄적으로 한번 잘 훑어주고 있는 기고문을 가져와서 제 입맛대로 번역하며 구성해 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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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세라떼 로하    친구신청

오.. 흥미롭네요. 중국에 2년정도 있었는데 느꼈던 내용과 일부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중국의 나라 발전과 별개로 중국의 빈부 격차는 엄청나게 심하고 빈민들의 수준은 말도 못할 수준이에요.
그나마 시진핑이 오면서 급진적으로 뒤집고 있지만 원천적인 문제는 해결될 수가 없지요.
이게 얼마나 지속될지... 물론 공산주의에서 못할 일은 없지만 그 여러가지 괴리속에 어떻게 잘 버텨나갈지가 궁금합니다.

차지맨 켄!    친구신청

4차산업혁명으로 중국의 수많은 비숙련 노동자들이 실업자가 되면
중국 정부도 감당못할 사회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죠.
최근 중국이 빅테크기업에 제동을 거는 동시에 자국브랜드를 키우는 것도 실업문제와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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