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맨 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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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기술] 메타버스에서의 Play to earn이 의미하는 것 (0) 2021/10/22 PM 04:21

올해 중순에 Light Nite라는 FPS게임을 해본 적이 있다. 게임 상에서 상대방을 총으로 쏴 죽이면 가상화폐를 주는 형식이다. Play to earn. 이게 전제되면 수요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부푼 꿈을 안고 약 3만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게임을 다운받아 들어갔는데 문제는 플레이어가 보이질 않았다. 플레이를 해야 돈을 버는데 플레이어들이 없었다. 'Play to earn'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유저일 수밖에 없다.

최근 위메이드 주가 상승이 거세다. 가상화폐와 게임의 연결로 후진국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게임하기 바쁘단다. 이를 보면 필자가 가끔씩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보는 유튜브 동영상이 생각난다. 동남아인 기술자 1~2명이 맨몸으로 나와 수영장과 테마파크를 만든다. 조회수가 1억회가 넘어가는 것들이 즐비하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이다. 위메이드 게임 미르4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우리는 현실에서 창조하고 생산하는데 기여하면서 돈을 벌어왔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가 그렇다. 그런데 동영상 속의 수영장을 만드는 동남아인들의 행위는 사실 현실 세계에서의 창조나 생산과는 무관한 행위다. 우리들의 여가를 위한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강하다. 즉 그들은 연예인이고 우리는 관중인 것이다. 우리는 이를 무료로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유튜브 구독을 통해서 광고시청을 통해서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시간이라는 기회비용도 지불한다. 그들과 우리와의 관계는 그렇다 치고 동영상 제작을 위해 만들어진 수영장과 테마파크는 현실 세계 측면에서는 전혀 생산성이 없다. 사업가의 손에 의해 생산적으로 바뀔 수도 있겠지만 동영상 제작 후에는 버려질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필자는 메타버스 세계가 활성화 되어 현실보다도 중요시되면 현실 세계가 어떻게 변할지 추측이 가능하다. 아니, 어찌보면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영화가 힌트를 준 것 같다. 그 영화 속에서 그려진 현실은 화려한 메타버스 공간과는 반대로 완전히 낙후되어 있다. 영화를 봤을 당시에는 별 생각 없이 봤는데 이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 돈이 메타버스로 쏠리고 거기에서만 돈이 돌기 때문이다. 생산성이 없고 투자할 가치가 없으면 자본이 그쪽으로 가지 않는다. 그 영화에서는 이를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소비 측면에서 보면 어떨까. 포트나이트 게임 내에서 열린 콘서트 수익만 약 200억 원에 달하고 제페토라는 메타버스에서 구찌 디지털 핸드백이 400만 원이 넘게 팔렸다. 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다른 세상 얘기라고 한다. 그 중 소수는 현실과 연결되는 접점이 있으니 조금은 수긍이 된다는 식이다. 콘서트에 출연한 가수는 현실 속에서 존재하는 가수이고 구찌 가방도 결국 현실에서의 구매로 이어질 거라는 생각이다.

필자는 레디 플레이어 원 영화처럼 좀 더 생각을 진전시켜 보고 싶다. 메타버스에서의 소비가 의미가 있든 없든, 현실의 창조나 생산에 도움이 되든 안 되는 간에 어떤 가치에 비중을 두고 소비하느냐의 관점에서는 현실과 메타버스가 같다고 본다. 메시를 보기 위해 축구장 주변에 둘러앉은 수만 명의 팬들과 TV앞에 앉은 시청자들과 다를 게 없다.

사실 중요한 것은 소비의 의미나 정당성 아니다. 메타버스가 현실 세계보다 중시되려면 메타버스 내에서의 생산이 현실 세계에서의 생산보다 더 값어치가 있어야 한다. 정확히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값어치가 있다고 여겨야 한다.값어치가 있다고 여기는 연결고리가 바로 Play to earn 이다. 시간을 소비하고 게임이라는 '노동'을 했는데 돈이 벌리면 그곳에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고 사람들의 관심사는 메타버스에 머물게 된다. 그러면 현실 세계는 소외되어 낙후될 수밖에 없다.


이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앞서나가는 기업이 있는 것 같다. 회사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으니 예단일 수도 있다. 바로 페이스북이다. VR, AR 산업에 대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리브라(Libra)'라는 가상화폐를 만들려다가 미국 정부에 의해 막히기도 했다. 이런 행보는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미국 정부는 왜 막은 것인가? 필자의 생각은 페이스북이 독자적인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메타버스 세상과 거기에서 통용되는 화폐까지. 아주 대단하고 당돌한 발상이다.


마지막으로 대만 얘기를 하고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대만에 가보면 번화가이고 큰 길 바로 옆인데 아주 오래되고 허름한 건물들이 눈에 많이 띈다. 들어가 보지는 않았지만 공실인 게 분명하다. 철거도 하지 않고 떡하니 서있어 경관도 헤친다. 투자할 가치가 없으니 새로 짓지도 않고 심지어 리모델링도 하지 않는 것이다. 즉 돈이 그쪽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다. 소외되었을 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투자자로서 지속적으로 해야 할 물음은 다음과 같다.
앞으로 사람들은 어떤 것에 더 값어치를 줄 것인가? 현실 세계인가, 메타버스인가? 만약에 메타버스로 기울어진다면 그 촉매가 되는 사건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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