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가아재』님 유튜브 커뮤니티 펌 -
1. 현금화
올해 5월 9일, S&P가 고점에서 20% 정도 하락했을 때 썼던 시황에서, 이제 S&P기준 3700-4100 구간에서 조금은 공격적으로 1차 매수, 3300-3700 구간에서 2차 매수, 2900-3300 구간은 영끌 매수, 2900 미만이면 거기선 그냥 존-버해도 될 레벨이라고 말씀드렸었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제가 눈여겨보았던 종목들의 매수를 시작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어제 FOMC보고 1차 매수했던 종목들의 포지션은 일부 손절했습니다. S&P 기준으로 3800-4000 정도 시기일 때 매입한 개별종목들이기에, 종목별로 2~3% 정도 손실 보고 청산하였는데, 몇 종목은 미련이 남아 오늘 개장을 기다렸다가 4~5%까지도 손실이 났네요. 이제 2차 매수 구간인 3700아래로 하락하기 시작하였지만, 2차 매수는 극도로 보수적으로 접근할 예정입니다.
S&P가 작년 말 고점이었던 4800에서 20% 이상 폭락하는 동안 주식 매수를 전혀 하지 않았으니, 굉장히 잘 기다렸다고 생각했고, 분할 매수를 시작하는 시기도 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파월의 발언들을 보면서, 불확실성이 지나치게 많은 시장 체제(Market Regime)로 진입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하기로 하였습니다. 지금과 같은 사이클에서는 버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돈벌지 못하더라도 지켜서 살아남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해를 막기 위해 말씀드리자면, 계속 더 하락할 것 같아서 손절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제가 시장에 대해 석연치 않은 구석들이 많아져서, 그냥 손실이 미미할 때 현금화해서 맑은 정신으로 생각을 더 해보고 행동을 취하려는 것 뿐입니다.
그럼 어디에서 제가 이해가 부족하다 느끼는지 설명을 드려 보겠습니다.
우선 이번 FOMC에서 양적 긴축(Quantitative TIghtening)을 시작하기 때문에 금리는 0.5%만 올릴 거라고 줄곧 생각해왔는데, FOMC 며칠 전부터 0.75%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명백해 졌습니다. 이 연준의 기조 속에서 제가 알고 싶은 질문은 이것입니다.
> 언제 양적 긴축을 멈출 것인가?
> 예전 금융위기 이후에 몇번 시도했던 양적 긴축들처럼, 하니마니 하다가 그리스 사태나 중국 위안화 사태 등이 터지면 유야무야 멈출 것인가?
그런데 지금 0.75% 올리면서 동시에 QT를 하는 걸 보면 그러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아니면 인플레가 누그러지고 경기 침체가 오면 멈출 것인가?
> 인플레가 단기적으로 누그러지긴 할까?만약 인플레가 공급사이드 문제에다 중국문제까지 겹쳐 몇 년 지속되는 문제라면, 연준은 그 몇 년동안 인플레가 누그러지는 걸 기다리며 수요사이드를 크게 죽이면서라도 계속 QT를 할 것인가?
이에 더해, 미국이 전세계의 유동성을 빨아들이면서 중국의 부채위기를 촉발시키는 미중전쟁 엔드게임이 2024-2025년일거라 예상했던 제 생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중요한 건, 연준이 정말로 연말까지 이 속도로 긴축을 한다면, 이머징 마켓을 비롯해서 부채 위기를 겪는 국가들이 한둘이 아닐거라는 부분입니다.
> 어느 국가가 약한 연결고리이며, 미국은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 중국의 부채는 지금 정말 터질 것인가?
6개월동안 시장을 떠나 있다 보니, 제 생각에 빈틈도 많고 논리의 빈틈도 많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냥 최대한 현금화하고서, 다시 슬슬 시황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며 생각들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2. 한국의 부채위기
한편, 오늘 지인에게서 한국의 대출 연체율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이리저리 살펴보았습니다.
그러고서 내린 결론은,
- 최근 뉴스에서 발표된 "4월 연체율 역대 최저"라던가 하는 기사들은 믿지 말 것
- 올해 가을, 특히 9월 이후에 한국에서 부채위기가 터질 수 있다는 것
두 가지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좀더 공부를 해봐야할 것 같네요.
3. 구독자분들에게
지난 몇년은 정말 롤러코스터같은 시장이었습니다.
COVID사태 이후 연준이 무지막지하게 뿌렸던 유동성으로 인해, 시장을 막론하고 여러 금융상품들의 가격이 급등하였고, 이 때 많은 사람들이 아, 이젠 일하지 말고 주식으로 먹고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2021년에 미국의 퇴직률은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 현상은 “The Great Resignation”이라 명명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2022년 초부터, 지속적인 인플레와 신냉전, 고유가의 조짐으로 인해 연준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기 시작하였고, 나스닥 지수는 고점대비 30%이상 폭락하였으며, 페이스북과 같은 대형 빅테크마저 반토막이 났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아, 역시 주식시장은 나와 맞지 않다. 나같은 개미가 놀 물이 아니니 본업에만 집중하겠다는 개인 투자자가 속출하였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그런 표면적인 현상, 유동성이 밀물처럼 밀려들고 썰물처럼 빠지는 현상에 포커스를 두며 일희일비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본질적으로 더 이상 연 두자릿수로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이 아닌, 성숙한 저금리 저성장의 경제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있어 투자라는 것은, 조금 잘된다고 전업으로 뛰어든다거나, 조금 안된다고 주식투자는 때려치겠다는 선택의 개념이 아니라, 언제나 여러분의 삶에 있어 언제나 함께, 평생에 걸쳐 반드시 필요한 일부입니다.
옛말에 길할 때는 자중하고, 흉할 때는 물러나 실력을 기르라 하였습니다.
우선, 코인으로 떼부자되고, 테슬라 사서 떼부자되던 2020-2021은 이미 지났다는 것을 직시하여야만 합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이 떼부자되는 모습을 보고 이 시기에 처음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손실을 입은 분들은, 지금 에이 난 안돼라며 떠났다가 몇 년 후 다음 사이클이 시작되어 주위에 또 다시 떼부자가 되는 사람들이 나타나고서야 재차 뛰어드는 우를 범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지금, 흉한 시기에 실력을 기르기 시작해야, 다음 길한 시기가 되었을 때, 그 때의 새로운 테슬라같은 기업을 남들보다 먼저 선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습니다.
시장의 사이클에 맞춰, 물러나 실력을 기를 시기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