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 10.3% 확보
삼성전자의 국내 상장사 지분투자 중 첫 로봇 기업
협동 로봇 제작사, 지난해 사상 첫 흑자 전환 도전
삼성전자가 협동 로봇 제조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협동로봇 핵심 기술을 내재화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주요 협력사로 낙점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59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보통주 약 194만주를 신주 발행하며 주당 발행가액은 3만400원으로 책정됐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20일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약 10.3%를 보유한다.
삼성전자가 투자한 상장기업 중 로봇 기업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원익IPS, 동진쎄미켐, 솔브레인, 에스앤에스텍, 에프에스티 등 주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해왔다. 이마저도 2021년 7월 디엔에프에 210억원을 투자한 이후 약 1년 넘게 투자활동이 없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로봇을 신성장산업으로 보고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21년 초 로봇 사업화 전담팀(TF)을 꾸린 뒤 작년 초 해당 조직을 로봇 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이 과정에서 국내외 다양한 로봇 기업이 협력사로 물망에 올랐지만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먼저 낙점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11년 카이스트 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에서 설립한 회사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인간형 이족 보행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해 이름을 알렸다.
주력 제품은 협동로봇으로 2020년부터 본격적인 사업화에 착수했다. 협동로봇은 단순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작업을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수행하는 로봇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것과 달리 협동로봇은 근거리에서 사람의 지시에 따라 작동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과 결합해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외에도 사족보행 로봇, 자율주행 로봇(AMR), 초소형 협동로봇, 이족보행 플랫폼, 물류용 집게 로봇, 정밀 지향 마운트 등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대로템과 손잡고 군용 다족보행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작년 3분기까지 12억원의 영업이익 올리며 사상 첫 흑자전환에 도전하고 있다. 2021년 기업공개(IPO)로 약 265억원을 확보했으며 같은 해 전환사채 발행 및 증자로 25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이번 증자로 추가 자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연구개발 및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로봇에 필요한 구동기, 브레이크, 제어기 등 주요 부품을 자체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해외 진출도 꾀하고 있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는 덴마크 유니버설로봇이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선두 업체다. 국내에서는 두산로보틱스와 한화정밀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대기업과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이 주요 개발사로 꼽힌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8억3624만 달러에서 2025년에는 50억8849만 달러로 연평균 43.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