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 '유커(遊客)' 유입이 이달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중 양국의 비자갈등이 일단락된데다 정부가 3월부터 중국발 입국자 PCR(유전자 증폭) 검사의무를 해제하기로 하면서 한국 관광을 막고 있던 큰 걸림돌은 제거됐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하는 호텔·면세점·식당 등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일 주재한 비상경제장관 회의·수출투자대책 회의에서 "항공편 증편과 페리 운항을 조속히 재개하는 등 중국 관광객 조기 회복을 위한 방안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정해 중국 등 해외 관광객을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단 게 정부의 방침이다. 올해 안에는 코로나 이전의 50% 이상으로 회복시켜야 한다는 게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중국 당국이 한국으로의 단체관광을 허가하지 않고 있고, 항공편이 여전히 제한적인 점은 순차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우선 항공편의 경우 지난달 주 80회왕복에서 이번달 100회까지 단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엔 주 평균 1000회를 넘기던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풀리면 항공편도 같이 해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19년 기준 602만명에 달했던 중국 관광객은 전체 방한 관광객(약 1750만명)의 34.4%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23만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약 200만명 수준의 중국 관광객이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중국발 입국자 대상 방역 조치에도 1월 입국 중국 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162.9% 증가해 2만4946명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행에 따르면 세계 관광 시장에서 '큰 손'으로 여겨지는 중국 관광객의 국내 방문시 1인당 지출액이 1689달러(2019년 기준)로 미국이나 일본 여행객에 비해 훨씬 높았다. 이에 따라 지난 3년간 코로나로 큰 피해를 입었던 면세·카지노업종을 비롯한 국내 관광업계는 중국 관광객 유입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중국 관광객의 단체방문 재개 여부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제주 등 과거 중국 관광객이 많이 몰렸던 일부 지역에서 나왔던 역효과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관광객이 몰리던 제주나 서울 명동에서 국내 관광객이나 해외에서 온 관광객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속출해서다. 중국 단체 관광 특성상 중국 업체들이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면서 실질적으로 국내 업체에 돌아가는 몫이 크지 않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한 관광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이 국내 시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지만, 관광지 분위기를 흐려놓는 문제가 동반된 것도 사실"이라며 "유커를 적극 환영하면서도 국내 관광서비스업 부활을 위해선 사전에 중국 관광객들의 대거 유입에 대비한 여러 행정이나 입법적 준비가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