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證 김수연 "금, 일반적으로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 있어"
"침체에 대한 우려는 아직 아냐 ... 현재는 '유동성' 가리키고 있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자금지원과 크레디트스위스(CS)의 매각까지 은행들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국제 금값마저 빠진다면 또다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화투자증권 김수연 마켓애널리스트는 22일 '시황분석' 보고서를 통해 "최근 금 가격이 다시 오르고 금리가 빠지는 것은 유동성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침체에 대한 우려는 아직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금 가격이 경기의 방향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금은 일반적으로 금리,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1980년대 이후 금과 미 2년물 국채금리의 상관관계는 -0.23, 금과 달러의 상관관계는 -0.51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금리와 달러화의 상승세는 제한될 것으로 보는데, 그렇다면 금 가격이 경기가 침체냐 아니냐를 보여주는 키가 될 것 같다"면서 "금리가 하락하고 금 가격도 하락하면 '침체', 금리는 하락하지만 금 가격은 상승하면 시장은 '유동성'을 가리켰다"고 부연했다.
그는 금리와 달러는 상승세가 제한될 것으로 본 이유에 대해선 이번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준이 스탠스를 더 강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점과 누적된 금리 인상의 여파가 은행에서부터 나타나고 있고 물가 둔화가 확인됐기 때문인 점을 꼽았다.
김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더라도 금리가 여기서 더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고 달러화도 강해지기 어렵다"면서 "그러면 금 가격이 시장 상황을 유동성과 침체를 구분 짓는 키가 된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1980년 이후 금리 하락 때 금 가격이 동반 하락한 구간은 다섯 번 있었고, 그 중 ▲1980년대 초반의 오일쇼크와 더블딥 ▲1990년대 초반 걸프전과 저축대부조합(S&L)로 인한 침체 ▲2000년 IT 버블 붕괴 ▲2008년 리먼 사태 등 네 번은 미국의 경기 침체 시기와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 가격과 금리의 상관관계를 들어 경기 상황을 설명한 뒤. "일련의 은행 유동성 사태가 지나고 있음에도 시장에서 예상하는 미 1년 내 경기침체 확률은 연초 67.5%에서 2월말 60.0%로 내려온 후 유지되고 있다"면서 "당분간 유동성 리스크가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겠지만 금 가격이 정확한 방향을 말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금 가격까지 빠지면 진짜 위험하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