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극복, R&D로 돌파구 찾는다 - (17) 네이버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 기반
한국어 특화된 검색서비스 출시
데이터 증가 따른 저장능력 추가
아시아 최대규모 ‘각 세종’ 연내 완공
로보틱스·5G 등 신기술 집약된
사옥‘1784’통해 기대감 높아져
네이버 직원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네이버 제2사옥 ‘1784’에서 배달 서비스 로봇 ‘루키’를 이용해 택배를 보내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R&D) 비용이 3년째 20%를 넘겼다. 이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2위에 달하는 수준이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로봇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당장 직면한 과제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한 검색 서비스 ‘서치GPT’를 상반기 중 출시하는 것이다. 이처럼 점점 늘어나는 막대한 데이터를 공급·저장하기 위한 데이터 센터 공사도 활발하다. 지난 2013년 약 150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첫 데이터 센터 ‘각 춘천’을 만든 데 이어, 연내 세종시에 각 춘천의 6배 규모인 ‘각 세종’을 완공할 계획이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네이버 사옥 ‘1784’에도 로봇과 자율주행 등 기술이 집약돼 네이버 R&D 역량의 핵심 기지가 됐다.
27일 네이버에 따르면 자사의 매출 대비 R&D 비중(연결 기준)은 22.0%(2022년), 24.3%(2021년), 25.1%(2020년)로 3년 연속 20%를 넘어섰다. 전날 기업 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 대비 R&D 투자액 비중은 넷마블(32.1%)에 이어 2위로 나타났다. 크래프톤(21.8%), 엔씨소프트(18.4%), 셀트리온(18.1%)이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은 최근 3년간 사업 보고서를 통해 R&D 활동을 공시한 231개 국내 기업(금융사 제외)이었다. 네이버의 R&D 지출액도 2년째 20%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전년 대비 22% 떨어졌던 R&D 투자액은 이듬해인 2021년 22%, 2022년 27% 등 다시 대폭 늘려나가는 모습이다.
◇‘서치GPT’ 상반기 출시 = 최수연 대표는 지난 2월 열린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챗GPT가 검색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며 “당장 검색 신기술 R&D의 목적으로 ‘서치GPT’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검색 서비스인 서치GPT는 네이버가 점찍은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다. 생성형 AI인 챗GPT가 검색 포털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네이버도 관련 기술 경쟁에 나선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 2021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내놓은 하이퍼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 ‘하이퍼클로바X’를 오는 7월 내놓겠다고도 밝혔다. 해외 AI와의 차이점은 ‘한국어에 특화된 토종 AI’라는 점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 기술 총괄은 “챗GPT와 대화해보면 외국에서 공부는 많이 했지만 한국어나 한국 문화는 잘 모르는 외국인과 일하는 느낌”이라며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 대비 한국어를 6500배 더 많이 학습해 한국에 대한 풍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만8800평 데이터 센터’ 각 세종 완공 코앞 = 네이버는 연내 세종시 도시첨단산업단지에 약 8만8800평(29만3697㎡) 규모의 제2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는 단일 업체 기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데이터 센터다.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을 위한 데이터 거점이자 서버 자원뿐 아니라 기업 간 기업(B2B) 거래, 클라우드 사업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앞서 네이버는 2013년 약 12만 대의 서버를 보관할 수 있는 각 춘천을 설립, 이후 10년간 운영 장비를 5배 이상 늘리고 GPU 서버를 위한 고전력 서버실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네이버 제1사옥 ‘그린팩토리’와 제2사옥 ‘1784’ 외관. 네이버 제공
◇로봇·자율주행 투자…1784·네옴시티까지 = 네이버의 R&D 결과물은 스마트 빌딩으로 대표되는 제2 사옥 1784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곳은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 5G, 자율주행 등 신기술이 집약된 테크 컨버전스 빌딩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1784의 시작 역시 꾸준한 기술 투자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네이버는 2017년부터 로봇과 자율주행 등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이를 고도화하기 위해 네이버랩스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했다”면서 “프랑스에 위치한 첨단 AI 연구소인 네이버랩스유럽까지 인수하며 최첨단 기술에 대한 R&D 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이 1784를 방문, 현지의 초대형 미래도시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에 네이버의 정보기술(IT)이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