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택의 그림으로 보는 전략
CAPEX 사이클,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올 것이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월가 예상 (71.5억 달러)보다 50% 이상 많은 110억 달러로 제시했다. 반도체는 핵심 중간재로, 반도체 주문이 늘었다는 것은 곧 기업들이 CAPEX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CAPEX가 증가한다면,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예상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문제는 메모리 반도체의 감산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수요는 증가할 것인데 공급은 줄어든다면, 결과는 가격 상승이다. 수십 년째 반복되는 패턴이다. 그리고 가격 상승은 반도체 업종 주가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이런 현상은 ‘키친파동’이 곧 ‘재고 사이클’이라는 것을 증명하며, 또한 이번엔 제조업/서비스 사이클이 디커플링 됐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AI는 정말 생산성 혁명을 가져올 수 있을까?
기술은 두 가지로 나뉜다. ‘범용기술 (GPT)’과 ‘하위발명’이다. 예를 들어 뉴커먼이 발명한 증기력이나 테슬라의 전기장은 ‘범용기술’이고, 와트의 증기기관이나 에디슨의 전구 (전자제품)는 ‘하위발명’이다. 잡스는 스마트폰의 창시자가 아니며, 머스크가 전기차의 발명가는 아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범용기술’ 발명이 ‘하위발명’으로 이어지는 데는 20~30여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술이 생산성 혁명으로 이어지는 방법을 깨닫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와트, 에디슨, 잡스, 머스크는 이미 존재했던 범용기술을 어떻게 생산성으로 연결할지 깨달은 인물들이다.
그런 측면에서 AI는 범용기술에 가깝다. 하위발명으로 이어지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더 큰 버블이 필요하다. 그리고 IT버블 (범용기술)과 플랫폼 랠리 (하위발명)에서 보듯, 주가는 두 번 모두 상승한다. 첫 번째는 P/E로만, 두 번째는 플랫폼을 확장하면서…
- KB증권 주식전략 이은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