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7월 중 AI 반도체 중국 수출 추가 통제"
엔비디아 A800 칩 수출·클라우드서비스 중지
반도체 수출 장비 통제 이어 중국 전방위 압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2월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관한 행정명령 서명에 앞서 반도체 칩을 들고 명령의 취지를 언급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추가로 통제할 예정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와 AMD 등이 제조한 AI 데이터센터용 칩은 물론 클라우드서비스 제공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8월 유사한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중국의 AI 굴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추가 압박이 이어지는 셈이다.
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르면 다음 달 중국 등 우려국가에 대한 AI 칩 수출 허가 규정을 강화할 예정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8월 엔비디아와 AMD에 중국 AI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고성능 반도체를 수출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A100과 대체품 H100의 중국 수출 길이 막힌 엔비디아는 기존 제품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 등 가동 능력은 떨어지나 수출 규제 기준을 넘어서지 않는 A800과 H800 제품을 중국에 공급해 왔다.
중국에서는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A100 칩 등의 밀수도 급증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확정될 경우 엔비디아의 A800 제품 수출도 공식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관계자들은 WSJ에 “이번 조치는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을 보강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8월 AI용 반도체 수출 금지에 이어 10월에는 반도체 제조 장비 중국 수출도 통제했다. 올해 들어서도 네덜란드ㆍ일본과 장비 수출 통제 원칙에 합의했고 미국 기업의 중국 첨단 반도체와 AI 분야 투자 제한 행정명령도 검토 중이다. 중국의 첨단 기술 분야 발전을 제어하기 위한 전방위 압박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다.
Nvidia는 이미 수출 통제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AI 프로세서의 기능을 제한하고 있다 © I-Hwa Cheng/Bloomberg
바이든 행정부는 AI를 국가안보 이슈로 보고 있다. AI가 직접 장착된 무기나 AI를 활용한 화학 무기, 악성 컴퓨터 코드 생성 등 군사 전용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오픈AI의 챗GPT 같은 이른바 생성형 AI 도구가 활성화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수출 통제 논의도 빨라진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GPU는 생성형 AI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칩으로, 엔비디아는 세계 AI용 GPU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중국과의 극한 대립을 피하기 위해 발표 시기는 조율 중이다. WSJ는 “7월 초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끝날 때까지 (규칙 시행을)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미국과 동맹국의 기업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핵심 기술을 보호하는 것을 큰 과제로 삼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