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확률로 주식시장이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로 얘기하는 인간 지표에 대하여 고찰
이러한 인간 지표는 타당한 원칙이 부재하며, 자존심이 강한 특성을 동시에 보유
투자자는 해당 특성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숙고해 봐야 할 것
살다 보면 우리는 주변에서 어떤 특별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 그 사람은 높은 확률로 주식시장이 움직이는 방향과 반대로 얘기한다. 누구나 한두 번은 그럴 수 있지만, 이 특별한 인물은 일관되고 정확하게 주식시장에 대한 반대 예측을 한다. 주식시장의 하락 전 상승을 얘기하고, 주식시장의 상승 전 하락을 얘기하는 것이다. 소위 인간 지표다. 이러한 인물은 과연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을까?
필자의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인간 지표는 다음과 같은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 첫째, 타당한 원칙을 정립하지 않고 있다. △ 둘째, 자존심이 놀라울 정도로 강하다. 이 두 가지가 결합하여 높은 확률의 반대 예측이 가능해진다. 아래와 같이 인간 지표가 주식시장에 참여한다고 가정하자.
✓ 주식시장은 상승을 지속하는 상태라고 해 보겠다. 그 결과로 강세론이 투자 대중에 확산된다. 타당한 원칙을 정립하지 않은 이들일수록 대중의 의견에 동조되기 쉽다. 이때 인간 지표의 내면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다수의 강세 의견이 자신의 의견이 되고, 자신의 강세 의견이 자존심과 결합하는 것이다.
✓ 문제는 투자 대중의 강세론이 정점에 이를 때 추가 매수자가 드물어진다는 점이다. 이는 주식시장의 변곡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증거다. 더 이상의 매수자가 없다면 주식시장은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주식시장은 약간의 부정적인 소식에도 쉽게 흔들릴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때마침 주식시장이 초기 하락의 징후를 내비치고 있다고 해 보자. 이때 인간 지표는 주식시장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자존심과 결합한 강세론을 강하게 주장한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결정적인 시점에 앞서 인간 지표는 그 고유한 시그널을 주변인들에게 발산한다. 주식시장의 하락 전 상승을 얘기하는 것이다.
✓ 이후 주식시장이 하락을 이어간다고 해 보자. 인간 지표는 자신의 강한 자존심과 연결되어 있는 주식시장의 강세론을 상당 기간 버리지 못한다. 이로 말미암아 인간 지표는 금전과 심리 모두에서 타격을 받는다. 그러하다 주식시장의 하락이 극에 이르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인간 지표는 고통을 줄이기 위하여 주식시장과 결별한다. 타당한 원칙이 정립되어 있지 않을수록 본능적 심리를 따르기 때문이다. 이때 인간 지표의 내면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심리적 약점에 따른 하락 의견이 자신의 의견이 되고, 자신의 하락 의견이 다시금 자존심과 결합하는 것이다.
다만, 주식시장은 하락이 과도해지는 매도 클라이맥스가 찾아온 다음부터 반등을 시작한다. 더 이상의 매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주식시장은 악재가 완화되는 것만으로도 가볍게 반등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주식시장이 초기 상승의 징후를 내비치고 있다고 해 보자. 이때 인간 지표는 주식시장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자존심과 결합한 약세론을 또다시 강하게 주장한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상승하는 결정적인 시점에 앞서 인간 지표는 그 고유한 시그널을 주변인들에게 발산한다. 주식시장의 상승 전 하락을 얘기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이 순환하며 인간 지표가 일관되고 정확하게 주식시장에 대한 반대 예측을 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타당한 원칙을 정립하지 않더라도 주식시장에 대한 예측 확률은 (대부분이 그렇듯) 반반이며, 강한 자존심은 자신감과 종이 한 장 차이로 결코 나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나 이들 두 가지가 결합할 경우 주식시장과 반대로 말하는 인간 지표가 탄생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투자자 여러분은 어떤가? 자신은 결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필자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 숙고해 볼 일이다.
- DB금융투자 Strategist 강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