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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황/전략] (DB금융투자) 암호화폐가 맞이할 두 번째 물결 (0) 2023/07/09 PM 11:32

■ 암호화폐가 맞이할 두 번째 물결에서는 변동성이 줄어들며 저속으로 움직일 확률 높아

■ 하이프 사이클 및 화폐의 조건 고려할 때 암호화폐 재반등과 변동성 축소는 필요충분조건

■ 향후 암호화폐는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보다 변동성을 낮추는 자산으로써 기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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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게 기억난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각종 매체에 전문가들이 출연하여 암호화폐의 잠재력과 거대한 변화 가능성을 설파했다. 암호화폐를 일컫는 “디지털 금”이라는 단어는 강렬한 표어가 되어 대중의 투기적 속성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전벽해가 됐다. 암호화폐를 향한 기대감은 되레 경계심으로 바뀐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암호화폐는 이대로 후퇴하며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힐까? 필자의 생각으로 암호화폐는 두 번째 물결을 맞이하리라 여겨진다. 단, 이후 찾아오는 모습은 직전과 상이할 수 있다. 그 가격의 변동성이 현격하게 줄어들며 저속으로 움직일 확률이 높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술의 성숙도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이라는 것이 있다. 이에 따르면 신기술은 “기술 촉발 →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 → 환멸 → 계몽 → 생산성 안정”의 단계를 거친다[도표1]. 하이프 사이클은 크게 두 가지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 첫 번째 과정은 다음과 같다. “기술 촉발”에서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까지는 해당 기술이 소개되며 대중의 관심이 증가한다. 그 결과로 관련 가격이 급등한다. 하지만 해당 기술의 현실성을 가늠하기 시작한다. 이때 실패 사례가 나타나면서 과대광고라는 것이 드러나며 환멸에 이르게 된다. 그 여파로 관련 가격이 급락한다. 이는 암호화폐의 직전까지 모습이었다. △ 두 번째 과정은 이렇다. 해당 기술의 실패를 교훈 삼아 일부가 재도전을 이어가며 좋은 사례들이 늘어난다. 서서히 “계몽”이 진행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축적되며 “생산성 안정” 단계에 이른다. 다만, 지난날의 과도한 희망을 경계하는 터라 해당 기술에 대한 가격은 현실성을 타진한다. 일말의 허구가 사라지고 가격이 합리적 가치에 연동한다. 이는 암호화폐가 맞이할 이후의 모습이다. 즉, 암호화폐는 “계몽” 및 “생산성 안정” 단계에 접어들며 ⇒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A)


여기서 암호화폐가 “계몽” 및 “생산성 안정” 단계에 접어들기 위한 조건을 살펴보자. 이는 암호화폐가 일반적인 화폐로서 기능하기 위한 조건과도 같다. 통상 화폐는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1) 교환의 매개 수단이 되어야 한다. 재화나 서비스를 교환할 때 그 수단으로 쓰여야 한다. 2) 가치의 척도가 되어야 한다. 상품의 교환 가치를 가격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3) 가치의 저장 수단이 되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가치가 꾸준히 인정받아야 한다. 생각해 보면, 직전까지 암호화폐는 높은 변동성으로 말미암아 화폐의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보자.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하는 기간에는 이를 보유하고자 할 뿐 재화나 서비스와 교환하려 하지 않는다. 암호화폐의 가격이 급락하는 기간에는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주체가 이를 받지 않으려 한다. 그것의 변동성에 의하여 화폐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인 교환의 매개 수단조차 되지 못하는 것이다. 즉,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축소되어야 ⇒ “계몽” 및 “생산성 안정”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B).


흥미로운 점은 암호화폐가 맞이할 두 번째 물결인 [“계몽” 및 “생산성 안정”]과 [변동성 축소]는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점이다. (직전 언급한 각 단락의 마지막 문장들을 다시 살펴보자. 암호화폐는 “계몽” 및 “생산성 안정” 단계에 접어들며 ⇒ 변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A).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축소되어야 ⇒ “계몽” 및 “생산성 안정” 단계에 접어들 수 있다(B).)


결국 암호화폐는 향후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그 변동성이 현격하게 줄어들며 저속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자산배분의 관점에서는 암호화폐와 관련하여 다음을 고려해야 한다. 시간을 두고 봤을 때, 암호화폐는 더 이상 포트폴리오의 투자 수익률을 극단으로 올리기보다 전반적인 변동성을 낮추는 자산으로써 기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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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B금융투자 Strategist 강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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