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부동산 문제가 거론된 시점에서 홍콩 항셍지수의 수준은 십수 년 내 최저치
■ 이미 미래에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가격은 올곧게 반영
■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관점에서 해당 문제의 실질적인 파괴력은 제한적
요즘 주식시장에는 굵직한 악재들이 찾아왔다. 중국 부동산 문제, 미국 인플레이션 재부각 등은 각각 투자자의 심중을 흔들 수 있는 것이었다. 다만, 이러한 악재들이 연속적으로 출현했음에도 주식시장의 동요가 크지 않았다. 호들갑스러운 소식과 달리 주식시장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지 모른다. 이에 대하여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오늘은 그중 중국 부동산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일단 중국이 당면한 상황을 정리해 보자. 중국 경기가 곤경에 처한 근본적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중국의 대외 정책은 도광양회였다. 어둠 속에서 기회를 노리며 한껏 움츠리는 것이다. 이것이 시진핑 정권 들어 달라졌다. 대륙굴기를 표방하며 그 세를 과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수반하여 나타난 것이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이다. 이후 중국은 교역에서 마찰을 겪더니 일자리마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자국의 소비도 위축됐다. 즉, 수출과 내수 양측 모두에서 어려움에 직면한 것이다. 중국이 해결책으로 꺼내 든 카드는 내수부양이었다. 이것이 지금 중국에서 부동산 과잉이 유발된 원인이다. 여기서 중국의 부동산과 소비의 연동성이 강화됐다는 점이 주요하다[도표1]. 2019년 헝다 사태 당시 중국의 소비심리가 급강하하는 모습을 통하여 이를 유추할 수 있다. 올해 4월부터는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소비심리지수에 대한 발표를 중단했다. 지금까지 중국의 통계 중단 사유를 통하여 짐작해 보건대 아마도 그들의 소비심리지수는 더욱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 한 마디로 중국 경기의 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시기에 중국 부동산 문제가 대두했다.
다만, 파괴적이라고 여겨지는 이벤트가 돌출된 때의 가격 수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 부동산 문제가 거론된 시점에서 홍콩 항셍지수의 수준은 십수 년 내 최저치 부근이다. (중국의 제반 문제를 진단함에 있어서 상해종합지수는 적절한 도구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이것이 경기를 반영하는 기능은 팬데믹 당시부터 약화됐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그 기능을 일정 부분 보전하고 있다.) 이는 과거 15년 전 금융위기 당시 미국 부동산 문제와 연동하여 리먼 사태가 발생했을 때 미국 주가 수준이 역사상 최고치 부근이었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미 중국 부동산 문제와 관련하여 미래에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가격은 올곧게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도표2, 3]. 즉, 여러 우려 섞인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가격의 관점에서 해당 문제의 실질적인 파괴력은 제한적인 것이다. 바로 이점이 당사가 현재의 주식시장을 바라봄에 있어서 중국 부동산 문제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주식시장은 여전히 기본에서 움직이고 있다. 소란스러운 뉴스플로우를 뒤로 하고, 인플레 안정에 의한 금융완화와 경기 반등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직전까지의 자료에서 반복 설명했기에 이것으로 갈음한다.) 주식시장에 대한 상승 의견을 유지한다.
DB금융투자 Strategist 강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