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반도체 대형주 비중확대
주식시장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삼성전자를 위시한 반도체 비중을 채우는 것이다.
주식시장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 기준은 금리, 실적, 밸류에이션 같은 주요 변수들의 설명력이 높은 지이다. 금리의 변동성이 크고 실적이 역성장하면 밸류에이션 지표들을 신뢰하기 어려워진다. 올해 상반기가 그랬고 일부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특정 업종, 종목으로 쏠림이 나타났다. 8월 조정은 주식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불가피했다고 생각한다.
13일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3.7% 올랐다. 단기 고점을 봤다는 인식으로 발표된 날 미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10월부터 발표될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5개 분기 만에 전년동기대비 증가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KOSPI의 12개월 예상 PER 10.7배는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다.
실적은 10월 주식시장의 가장 중요한 드라이버다. 8월 이후 KOSPI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3분기는 50.8조원에서 49.8조원으로 하향됐고 4분기도 49.5조원에서 48.1조원으로 떨어졌다. 한국전력, 두산에너빌리티, 2차전지 관련주들이 하향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3분기 8.4조원에서 8.6조원으로 4분기 4.3조원에서 4.4조원으로 각각 상향됐다. 삼성전자와 반도체의 이익 전망 개선은 주식시장에 세 가지 경로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첫째, 2023년의 종목장은 끝났다고 판단한다. 올 1분기와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6,000억원 대까지 추락하면서 시가총액 비중이 20%나 되는 종목을 팔고 다른 종목을 사지 않으면 안됐었다. 지금은 상황이 반전됐다. 올해 컨센서스의 방향성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1% 대에서 3분기 6%, 4분기 9%를 지나 내년 1분기부턴 두 자릿수로 복귀한다. 영업이익 절대 수치도 내년 3분기부터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그러면 10월에 KOSPI가 연중 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KOSPI가 8월 초 2,667에서 더 오르지 못했던 건 7월 초부터 주식시장 수급이 2차전지 종목들로 분산돼서다. 6월 말 기준 KOSPI대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21.8%였고 POSCO홀딩스의 비중은 1.7%였다. 7월 한달 삼성전자가 3.3% 하락했고 POSCO홀딩스는 65.4% 상승했지만 두 종목의 지수 기여도는 합하면 마이너스다. 삼성전자 한 종목이 확실히 오르는 게 KOSPI가 오르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셋째, 수급 주도권은 외국인에게 넘어갈 것 같다. 개인 투자자들이 FOMO(Fears Of Missing Out)에 사로잡혀 7월과 8월 KOSPI를 각각 3.5조원, 3.3조원 순매수했지만 지금 개인의 자금 사정은 좋지 않다. 7월 1.2% 증가했던 활동계좌 수는 8월엔 0.7% 증가하는데 그쳤고 고객 예탁금은 7월 4.1조 증가한 뒤 8월엔 곧바로 4.4조원 감소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작년 말엔 금융당국이 대출금리를 면밀히 살피겠다고 언급한 뒤로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이자를 유예했다. 14일엔 한국은행이 가계 대출을 우려하며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꺾어야 한다고 밝혔다.
9월은 전환기다.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의 가중치가 달라지고 있다. 변화를 반영해 10월엔 KOSPI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수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를 위시한 반도체 대형주 매수를 권한다.
- 한화투자증권 Strategist 박승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