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애리조나를 방문한 TSMC CEO 웨이저자(왼쪽)와 애플 CEO 팀쿡/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애리조나에 약 400억 달러를 투자해 건설 중인 TSMC의 애리조나 공장에서 애플의 첨단 반도체 생산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3일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TSMC 내부 관계자 및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미국의 공급망 상태로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애플의 첨단 반도체 생산이 어렵다는 분석을 내렸다. 반도체의 후공정인 패키징 관련 업체와 설비가 미국 현지에 거의 없어, 웨이퍼에 찍은 칩을 대만으로 다시 가져가 후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TSMC 애리조나 공장은 미국 반도체 안보의 핵심 공장으로, 미국은 대만과 한국 중심의 반도체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옮겨와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들의 반도체를 애리조나 공장에서 찍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계획이 어긋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디인포메이션은 “애리조나 공장의 불편한 진실”이라고 했다.
TSMC의 미국 대표 고객인 엔비디아, 테슬라, AMD와 애플은 애리조나 공장에서 어떤 반도체를 얼마나 찍을 지 밝히지 않고 있다. TSMC 공장의 가동시점은 당초 2024년에서 2025년으로 1년 밀렸다.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TSMC는 미국 내 숙련된 반도체 전문가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내 노조의 반발, 부족한 인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후공정 공급망을 찾는 것이다. 반도체의 기초가 되는 웨이퍼에 칩을 찍으면, 후공정은 이 웨이퍼를 실제 공급되는 반도체 단위로 자르거나 이어붙이는 일종의 포장 단계다. 이를 패키징이라고 하는데, 주로 중견기업이 담당한다. 패키징 세계 최고 기업들은 대부분 대만에 밀집해있다. 디인포메이션은 미국 내 패키징 생태계로는 애플의 첨단 반도체를 애리조나에서 생산하지 못하고, 애플의 구형 반도체를 생산해야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