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철의 Concise
■ 달러 본위제는 연준 금리인상기에 미국경제를 견조하게 보이게 만든다
■ 연준 과잉 긴축의 부작용에 주의할 때, 향후 금리와 환율의 변수는 유가
■ FOMC는 매파적 동결로 큰 재료는 되지 못할 것
달러 본위제는 연준 금리인상기에 미국경제를 견조하게 보이게 만든다 : 유럽과 중국 등 미국 외 경제는 침체 직전의 위험에 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줄을 쥐고 있는 연준은 살려줄 마음이 없다. 미국경제가 탄탄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왜 미국만 잘 나가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이는 역사적으로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서 2018년이 있다[도표1]. 미국 vs 미국 외 지역 간의 펀더멘털(=통화정책) 괴리는 연준 금리인상 막바지에 반복해서 나타나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글로벌 포트폴리오 투자와 무역이 달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달러 강세는 미국 외 지역의 유동성 감소와 자본이탈, 반대로 미국으로의 유동성 잉여와 자본공급을 가져온다. 결국 미국경제가 견조해보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게다가 미국은 장기시장성조달, 기업보유 현금의 순이자 급증 등 구조적, 순환적 이유로 고금리 효과가 경제에 확산하는 시차가 길다. 여기에 더해 긴축 효과를 방해하는 유동성 확대 요소가 더 있다. 대규모 QT가 진행중인데도 본원통화의 핵심인 지준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도표2]. T-Bill과 RRP금리 간의 차이로 인해 MMF가 유동성을 방출하면서 지준이 오히려 늘기 때문이다[도표3]. 이는 미국만 경제와 금융 여건이 긴축되지 않는 원인이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非 미국 간 괴리가 커지면 서 발산하며 연준은 세계경제는 물론 미국조차도 버티기 어려운 수준으로 과잉 긴축한다. 미국이 무적인 것은 아니다. 경제의 약한 고리가 겪는 위험이 고조되면서 불안이 잉태되기 때문이다. 가령 현금이 많은 미국 기업은 고금리에 이익을 얻지만 반대로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은 파산이 급증한다[도표4]. 주택은 금리인상 시 거래량 급감으로 신규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지만 시차를 두고 매우 긴 가격 조정이 발생한다[도표5]. 이것이 2019년에 미국이 다시 전세계 경제 여건으로 수렴하고 금리인하기로 접어들었던 근본 원인이다.
연준 과잉 긴축의 부작용에 주의할 때, 향후 금리와 환율의 변수는 유가 : 과잉 긴축과 그 역작용에 주의할 때다. 지금 미국 경제의 노랜딩 테마가 힘을 받는 것은 과거에도 반복되었던 현상이다. 석유 시장의 중앙은행인 사우디의 무리한 감산에 따른 고유가는 금리와 더불어 경제에 이중의 긴축효과를 가한다. 이는 엄청난 금리 변동성을 암시한다. 지금의 인플레 우려가 미래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디플레 우려로 순식간에 전환될 수 있다. 장기투자기관은 캐리를 노리되 단기적 투자라면 여전히 미국채 현 레벨이 가진 기술적 변동성에 유의하여 관망하자. 헤지펀드가 재정악화와 고유가에 기인한 테마성 숏포지션을 수시로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는 위험요인이다. 원유수급이 빠듯하다는 주장은 1) 중국의 원유 수입이 경제 여건과 관련이 적은 점[도표6], 2) 아람코 상장을 위한 사우디 독박 감산, 3) 러시아의 경상수지가 오히려 감소하는 점[도표7] 등을 생각하면 의심스럽다. 그러나 동 요소가 확인되려면 시간이 걸리고 당장의 석유 수급 테마가 강하게 원유 롱포지션 구축을 유도하므로 가뜩이나 재가속 우려가 있는 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9월 FOMC는 매파적 동결 기조를 보이며 큰 재료는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지난주 ECB가 사실상의 긴축 사이클 종료를 시사한 이상 달러 강세가 더 진행될 여지가 있으며 이는 연준의 과잉 긴축을 의미한다. 결국 지역 간 펀더멘털 발산의 부작용을 더 극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달러 본위제 하에서 펀더멘털 지표에 따른 금리인하 시기 예측은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과거의 패턴과 역사의 반복, 그리고 인간의 본성에 의거해 확률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 DB금융투자 자산전략팀장 문홍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