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전략: 다시 시작된 ‘오버킬’과 그 사이의 기회
10월 주식비중을 ‘확대 (97%)’로 제시한다. 연준의 긴축은 단기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당장 금융 경색이 없다면, 낮아진 P/E와 실적 상승이 증시 반등을 이끌어 낼 것이다.
업종에선 투자 관련 경기민감주와 정책관련주 (원전/우주항공), 그리고 중국소비주를 주목한다.
■ Summary: 다시 시작된 ‘오버킬’과 그 사이의 투자 기회
9월 FOMC는 매파적이었다. 특히 경제전망에서 ‘GDP는 잠재 성장률 이상’, ‘실업률은 상승을 멈출 것’으로 수정한 것이 그랬다. 파월 기자회견을 봤을 때, 이렇게 전망을 완전히 바꾼 이유는 긴축을 다시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긴축이 단기에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파월이 생각하는 ‘적정 긴축’측면에서 보면, 무언가 부러질 때까지 긴축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금은 경기/실적의 상향이 지속되고 있으며, P/E 부담도 상당히 경감된 상황이다. 또한 금융경색 (부러지는 상황)도 당장 지금보다는 연말연초쯤에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P/E 10배 부근 (2,400pt)에선 가격 매력이 부각될 것이며, ‘실적시즌’은 반등 모멘텀을 줄 수 있다. 연말 코스피 전망치는 기존에서 5% 하향한 2,650pt로 제시한다.
10월 코스피 밴드: 2,380~2,600pt
10월 전략 업종: 기계(산업재), 화장품, 엔터/레저
- KB증권 주식 Strategist 이은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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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된 ‘오버킬’과 그 사이의 투자 기회
개요: 어긋난 연준 정책, 증시 반등 목표치 하향 수정
‘가을 반등’의 세 가지 근거는 ‘① P/E 부담 해소, ② 경기/실적 상승, ③ 연준 완화’였다.
#1. 그 중 ‘연준 완화’가 사라졌다. 당초 KB증권의 전망은 ‘가을 완화+겨울 재긴축’이었는데, 이는 ‘잭슨홀에서의 파월 연설’에 기반한 것이었다. 하지만 9월 FOMC는 4주 만에 ‘잭슨홀 연설’을 완전히 뒤집었고, 이에 따라 KB증권이 ‘겨울’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점도표에서 ‘금리인하 가능성 삭제 (2차 조정 빌미 예상)’의 일부가 9월에 발표되었다. 특히 ‘Economic Projections’ 변화가 충격적이었다. 파월 발언을 보면, 연말연초까지 추가적인 긴축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2. 하지만 아직 ‘① P/E 부담 해소, ② 경기/실적 상승’은 유효하다. 연준 긴축이 P/E를 좀 더 낮은 곳으로 끌고 가겠으나, ‘3분기 실적발표’는 여전히 괜찮은 숫자를 보여줄 것으로 생각한다.따라서 바닥 시기로는 ‘10월 중순 (실적 시즌)’, 그리고 연말 목표치는 기존 2,800pt에서 약 5%p 하향한 2,650pt로 조정한다.
#3. 금리는 올 하반기에 크게 하락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경기/실적 상승+국채금리 하락’ 조합이었던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 상황 (경기/실적 상승+국채금리 상승)은 불리한 것이 맞다. 오히려 지나친 긴축으로 ‘금융경색’이 나타나면, 금리는 하락할 것이다. 시기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4분기 경기의 윤곽이 드러나는 연말연초를 주목한다.
#4. 업종은 ‘투자 관련 경기민감주’와 정부 정책 모멘텀이 있는 ‘원전/케이블, 우주항공’ 그리고 ‘중국 소비주’ 등 업종에 관심을 가진다. 금리상승에 따라 금융주의 비중도 중립 혹은 그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상향한다.
#1-1. 세 가지 반등 요인 중 하나가 사라지고, 둘이 남았다
KB증권의 당초 시나리오는 ‘① 상반기 반등 – ② 여름 조정 (1차조정: 기간조정) – ③ 가을 반등 – ④ 겨울 조정 (2차조정: 가격조정)’이었다.
그리고 ‘가을반등’을 전망한 데는 세 가지 근거가 있었는데, ‘① P/E 부담 해소, ② 경기/실적 상승, ③ 연준 완화’였다. 하지만 이 중 ‘③ 연준 완화’가 사라졌다. 파월은 잭슨홀 연설 (8/25)에서의 발언을 불과 4주 뒤인 ‘9월 FOMC (9/21)’에서 완전히 뒤집었다.
당초 연준 정책에 대해 ‘가을 완화’를 전망했던 이유는 ‘잭슨홀 심포지움’ 때문이었다. 파월은 그 자리에서 “‘긴축 정책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추가 긴축을 인내할 것이며, 긴축효과가 나타나는지 기다렸다가 경제지표를 보고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반면 ‘겨울 재긴축’을 전망했던 이유는 (긴축 효과를 기다렸지만) 결국 경기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 확인될 것이기에 다시 긴축의 고삐를 높일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긴축은 추가 금리인상보다는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인하를 삭제 (기존 점도표엔 100bp 금리인하가 계획되었음)’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주식시장에 2차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연준은 잭슨홀에서의 파월 연설을 완전히 뒤집고, 9월 FOMC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어떤 점들이 시장의 급락을 만들 정도로 매파적이었는지, 어떤 점들이 잭슨홀에서의 연설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할 수 있는지, 세 가지 포인트를 살펴보겠다.
연준이 긴축적이었던 이유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져서가 아니라, 경제 전망을 높여서 내년 금리인하 가능성이 삭제되었기 때문
#1-2. 9월 FOMC가 증시에 충격적이었던 ‘세 가지’ 포인트
FOMC는 증시 급락을 만들 매파적인 요소가 세 가지 존재했다.
① ‘경제전망 (SEP)’을 상향했다: 이번 FOMC에서 가장 큰 변화였는데, 연준은 ‘경제전망 (SEP)’에서 올해와 내년 GDP 추정치는 크게 높이고, 실업률 추정치는 크게 낮췄다.
올해 전망은 6개월 전 (3월 FOMC)과 비교하면, ‘GDP 전망’은 0.4%→2.1%로 높였고, ‘실업률’은 4.5%→3.8%로 낮췄다. 내년 전망도 비교적 큰 폭으로 바뀌었는데, 6개월 전과 비교하면 ‘GDP 전망’은 1.2%→1.5%로 높였고, ‘실업률’은 4.6%→4.1%로 낮췄다.
수정폭이 크지 않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 정도면 ‘사상전향’만큼이나 큰 변화이다. 전망치를 보면, 그간 연준은 올해 경제가 약형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GDP 0.4%, 실업률 4.5%). 그런데 수정된 전망치 ‘GDP 2.1% (잠재 성장률 1.8%), 실업률 3.8% (8월 실업률이 이미 3.8%이다)는 경기호황에 해당하는 것으로 완전히 생각을 바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정도 전망이라면, 사실상 ‘긴축 효과의 시차’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선언한 것이다. 만약 연준이 긴축이 효과를 발휘할 거라 생각했다면, 경제가 저렇게 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이 연준 생각을 4주 만에 바꾸게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사실 이번에 수정된 연준의 전망치가 이전에 비해 미래를 잘 예측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잘못된 예측 속에서 헤매느라 전망이 완전히 틀려왔던 것에서, 이제는 어느 정도 미래를 잘 인식하는 쪽으로 왔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미 작년에 약형 경기침체가 왔었으며, 작년 말을 기점으로 경기사이클은 이미 반등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경기침체’를 전망하던 연준이 경기호황 (잠재성장 초과+낮은 실업률)으로 생각을 완전히 뒤집었다
‘사상전향 (思想轉向)’만큼 드라마틱한 변화인데, 그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실업률 전망치인 3.8%는 너무 공격적이다. KB증권은 ‘화폐환상’ 때문에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작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그런 입장에서도 실업률 3.8%는 너무 과하다.
아마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하락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는 것 같은데, 이것은 또 다른 연준의 잘못된 상황 판단이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까진 ‘실업수당청구 증가+실업률 제자리’를, 그리고 올해 하반기엔 ‘실업수당청구 감소+실업률 상승’이라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왜 실업수당 청구는 줄어드는데 실업률은 상승할까? 이는 ‘제조-서비스 디커플링’과 관계가 있다. ‘제조/투자 사이클’은 작년에 악화되었다가 올해는 반등하고 있다. 반면 ‘서비스/ 소비 사이클’은 최근 들어서야 악화되고 있다. 이는 고용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그런데 실업수당은 자발적인 퇴사자는 받지 못하는 반면, 해고된 근로자는 받을 수 있다. 해고된 후 ‘파트 타임 일’을 하더라도 실업수당은 받을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실업수당청구’에는 잡히나, ‘실업자’로는 잡히지 않는다. 역대급으로 서비스/소비 분야 일자리가 남아돌던 올해 상반기까지 빈번히 나타났던 일이다. 반면 서비스/소비 분야에서 자발적으로 (여행을 가거나 쉬기 위해) 쉰 사람들은 실업수당을 받지 못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스스로 실업 상태라고 응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일자리가 넘치기 때문에, 스케줄이 종료되면 다시 일자리에 복귀할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화폐환상이 만든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 ‘실업수당은 하락하지만, 실업률은 소폭 상승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올해까진 계속될 것이다. 이는 화폐환상이 존재했던 1967년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던 ‘이상현상’이다. 1967년과 지금의 유사성과 금융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살펴볼 것이다.
따라서 이런 점을 간과하고 있는 연준은 (이번엔 매파 쪽으로) 이번에도 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실업률이 4% 내외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보지만, 올해 고용시장 냉각이 이미 멈췄다고 선언한 연준의 전망은, 연준이 이번엔 너무 긴축적인 방향으로 상상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말한다.
② 사실상 중립금리를 높였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에서의 중립금리 스탠스를 뒤집었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뭔지 모를 이유로 중립금리가 더 높아졌을 수 있다. 그건 긴축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립금리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발언은 잭슨홀과 같지만, 결론은 달랐다. 잭슨홀에선 ‘경제지표를 보면서 중립금리를 판단하겠다’고 했지만, FOMC에선 ‘중립금리가 높아진 것 같다’란 뉘앙스로 말했다.
점도표에도 이런 모습이 발견된다. ① FOMC의 ‘장기 기준금리 추정치 (longer run, 장기 중립금리)의 상단도 이번에 더 높아졌다. ② 게다가 2026년에 점도표 (약 3%) 마저 ‘장기 중립금리 (longer run)’보다 높게 찍혔다.
사실 중립금리 수준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높다. 기본적으로 중립금리는 화폐시장에서 ‘화폐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대부자금가설). 화폐수요는 ‘돈을 빌리고 쓰려는 것’이며, 화폐공급은 ‘돈을 저축하여 빌려주려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주변을 봐도 아껴 쓰고 저축하려는 사람들보다는, 빌리고 쉽게 쓰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흥청망청). 국가도 마찬가지로 채권 발행을 통해 돈을 빌려 쓰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는데, ‘큰 정부의 시대’에서 정부 적자는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그나마 ‘화폐 공급자’ 역할을 하던 기업들도 탈세계화 시대의 도래로 공급망 재편을 위한 ‘과잉 중복투자’로 공급자 역할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문제는 중립금리보다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연준이다. 버냉키가 언급했듯 (포워드 가이던스), 불명확한 통화정책은 시장 불확실성을 키워서 ‘사회/경제적 비용’을 높일 뿐이다.
점도표 상 두 가지 증거
① ‘longer run’의 상단이 높아졌다
② 2026년에도 3%로 longer run인 2.5%에 도달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중립금리는 화폐시장에서 ‘화폐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
(대부자금가설)
③ 2024년 점도표를 50bp 상향했다: 2024년 점도표를 50bp 올리면서, 내년 금리인하 계획이 축소됐다. 기존 점도표에서는 2024년에 금리를 100bp 인하하는 것으로 찍혀 있었는데, 이번엔 이를 50bp 상향했다. 하지만 점도표에 올해 금리인상을 25bp 남겨 놨기 때문에, 시장의 예상처럼 올해 금리인상이 없을 경우, 사실상 내년 금리인하는 25bp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연준의 ‘경제전망 (SEP)이나 중립금리’를 보면, 남은 금리인하 계획을 지워버리는 것도 시간 문제일 것이다. 내년엔 금리인하를 모두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KB증권은 연준이 내년 금리인하 계획을 모두 취소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잭슨홀에서 파월이 ‘긴축 효과의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다리겠다고 했다는 점에서, 그 시기는 ‘겨울 (연말연초)’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어떤 이유로 연준과 파월이 4주 만에 생각을 바꾸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오버킬 (과도한 긴축)’은 아이러니하게도 금리인하를 불러올 것이다. 이런 점은 2019년에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지금 정도의 긴축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올해 말 경제지표가 여전히 견조한 것을 보고 다시 긴축을 강화한다면 시장에 오버킬을 불러올 수 있다.
KB증권은 지금 당장 25~50bp 더 긴축하느냐 마느냐가 인플레이션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동일하게 지금 당장 2%를 찍어야만 인플레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도 아니며, 2%가 인플레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될리도 없다.
인플레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선제적이냐가 중요하다. 이미 쓰러져 죽어가는 인플레에 총을 더 쏘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인플레가 올라가기 직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 인플레 기대 심리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폴 볼커’의 긴축정책을 봐도 알 수 있는데, 경기 사이클이 꺾이면 (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오히려 금리인하로 경기를 끌어 올렸다. 그리고 경기가 반등하면 (인플레 기대 심리가 살아나려고 하면), 곧 긴축에 들어갔다. 물가는 경기사이클에 후행하기 때문에, 경기가 반등하면 1년 후에는 물가가 올라올 것을 예상해 미리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측면에서 경기사이클을 봤을 때, 이미 작년 말부터는 추가 긴축이 아니라 긴축 후 쉬어가야 했으며, 내년부터는 금리인하가 아니라 오히려 금리 인상을 시작해야 맞는 것이다.
투자하는 사람은 연준 정책 전망에 따라 투자만 하면 된다. 연준이 일관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만 하면 말이다. 다만 잘못된 통화정책은 실물 경제를 해칠 수 있다.
경기 하락 + 2~3분기 후 완화 시작
경기 반등 + 2~3분기 후 긴축 시작으로 움직였다
경기사이클이 꺾일 때 긴축하고
경기사이클이 확장될 때 완화하면서
경기 변동을 확대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CPI는 후행지표이기 때문에 경기사이클 + 2~4분기 통화정책이 유효한 것
물건이 잘 팔리고 재고까지 소진된 후에도 수요가 강하면 가격을 올리는 법이다
잘 모르겠다면, ‘data dependent’보단 차라리 테일러 룰 (적정금리 공식)을 참고해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게 더 낫다
#1-3. 반등폭과 시기는 조정되지만, 나머지 전망은 유지
올해 겨울로 예상했던 ‘연준의 긴축 (내년 금리인하 제거)’의 일부가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시행되었다. 따라서 당초 예상 (가을 반등)했던 것보다 조금 느린 시점인 ‘3분기 실적발표 시즌’에 반등의 모멘텀이 형성될 것이며, 하반기 반등폭은 ‘약 5~10% (코스피 2,800pt)’로 설정한다.
‘3분기 실적시즌’을 기다리는 것은 ‘기업실적’은 여전히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내년 실적 추정치가 너무 과도하다는 우려가 있다. 아마도 실적 추정이 과대 추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코스피 이익 추정의 패턴이 그렇기 때문이다. 2017년을 제외하면, 모두 처음에 과대 추정한 후 추정치를 하향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2025년이라고 예외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주가와 별로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익률이다. 코스피는 경기민감주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익률은 4%~9% 사이에서 움직인다. 따라서 영업이익률이 6% 이하일 때 EPS가 과대 추정되어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이익에 대한 신뢰도를 의심해야 하는 시점은 6% 이하의 낮은 영업이익률에 머물 때가 아니라, 8% 이상의 높은 이익률을 기록할 때이다.
경기사이클이 반등 중이라는 점도 증시의 하락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주가가 -15% 이상 크게 하락하는 경우는 대부분 ‘경기사이클이 하락+연준 긴축’이 겹치는 시기이다. ‘경기사이클 반등+연준긴축’의 경우 하락폭은 대부분 -12% 이내에 머무는 것이 일반적이다. 물론 ‘-12%’ 하락이 적지 않은 하락폭이지만, 그래도 하락장과는 거리가 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수준일 때 이익 추정치에 대한 의심이 많아지지만,
이익 추정치를 의심해야 하는 시기는 오히려 이익률이 높을 때이다
#1-4. 하나가 죽고 둘이 남았다: 사라진 ‘완화 기대’와 남은 두 가지
‘가을반등’의 근거가 될거라 생각했던 세 가지 요인 중 ‘연준 완화’가 사라졌다. 다만 아직 ‘P/E 부담 해소, 경기/실적 상승’은 남아 있다. 따라서 향후 증시 경로와 상승 타깃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먼저 경로에 대한 생각이다. ‘겨울 조정’을 이끌 사유라고 생각했던 ‘추가 긴축 (금리인하 계획 삭제)’ 중 일부가 앞당겨 나왔기 때문에, 증시도 조정 압력을 받을 것이다. 다만 밸류에이션을 봤을 때, 이미 지난 여름의 ‘1차 조정’을 통해 상당부분 하락이 발생한 상황이다. 따라서 코스피 12Mfwd P/E 10배에서는 투자 매력이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코스피 지수로 환산하면 약 2,400pt 부근이 된다.
따라서 아직 하반기 반등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연준의 긴축은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파월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 2%’라는 수치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지표 발표에 따라 추가 긴축이 있을 수 있다. 연준 긴축에 정말 증시가 크게 충격을 받는다면, 그땐 긴축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는 오히려 하락할 것이다. 그런 상황이 증시의 큰 조정이다. 내년 초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하반기 반등폭은 ‘5~10%’ 정도로 설정한다. 코스피 연말 타깃으로 본다면, 기존 연말 추정치 (2,800pt)보다 낮아진, 약 2,650pt 정도가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익 추정치 상승은 계속되는 반면, P/E 부담은 많이 경감된 상태
#2-1. 주식 측면에서 본 국채금리 상승: 누가 범인인가?
올해 코스피는 ‘역대급으로 느린 상승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중 하반기는 상반기 (+15%)보다는 수익률이 부진할 것이다.
그 이유는 국채금리 상승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12Mfwd EPS가 상승했다면, 하반기에는 12Mfwd EPS의 상승은 지속되나, 금리가 반등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금리 하락+EPS 반등, 하반기: 금리 상승+EPS 하락). 그렇다면 국채금리는 왜 상승하는 것일까? 본 자료에서는 주식전략 측면에서 탑다운 환경만 살펴보겠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세 가지 요인으로 분해할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 = 실질 단기금리 + 기대 인플레 + 텀 프리미엄
이렇게 분해하고 나면, 올해 하반기 금리상승 요인이 ‘기대 인플레 (+20bp) & 텀 프리미엄 (+80bp)’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질 단기금리 (-20bp)는 오히려 금리를 내리는 쪽으로 영향을 미쳤다.
미국 국채 10년 (+80bp) = 기대 인플레 (+20bp) + 텀 프리미엄 (+80bp) + 실질 단기금리 (-20bp)
그렇다면 각각의 요인들은 왜 그렇게 움직였을까?
실질 단기금리는 ‘연준 정책금리’, 기대 인플레는 ‘경기사이클’, 텀 프리미엄은 ‘수급/인플레 등에 대한 투자 심리’에 의해 움직인다.
① 실질 단기금리는 ‘연준 정책금리’에 연동된다. 금리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면서 실질 단기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이걸 보면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이 이미 끝났거나,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② 기대 인플레는 ‘경기사이클’과 동행한다. 결국 경기 판단이 중요하다. KB증권은 올해 초 이미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경기가 반등하면 3분기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이 시작된다. 따라서 경기에 따라 기대 인플레가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기가 반등했다는 것만 인정했어도 하반기에 금리나 유가가 상승할 것이란 사실을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③ 텀 프리미엄은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이다. ‘텀 프리미엄’은 주식에서의 ‘ERP (equity risk premium)’와 유사하다. ERP가 주식을 보유하는 것에 따르는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 (프리미엄)’ 요구이듯, ‘텀 프리미엄’은 장기채를 보유하는 것에 따르는 ‘불확실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불확실성은 주로 ‘채권 발행량, 장기 인플레 심리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여겨지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중립금리 상승, 장기 인플레 압력에 대한 우려들이 커지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장기채를 보유하기 위해선 더 프리미엄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요인들이 텀 프리미엄을 상승시키고 있다.
이런 식으로 본다면 국채금리가 올해 하반기까지는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 수 있다. 경기사이클은 역대급으로 완만한 반등을 지속할 것으로 보는데, 그러면 ‘기대 인플레’는 상승할 것이다. 채권 발행량 전망은 모른다고 쳐도, 중립금리/인플레 등에 대한 불확실성은 향후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오직 실질 단기금리만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나마도 내년 금리인하 전망을 철회한다면, 이마저도 하락이 명확하지 않아질 수 있다.
오히려 연준 긴축 (금리 상승)으로 오버킬 (금융시장 경색)이 나타나면, 국채금리는 오히려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말연초쯤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논의하겠다.
#2-2. 1967년 화폐환상 당시와 매우 유사하게 흘러가는 금융시장
현재 금리 상승에 가장 크게 공헌하고 있는 ‘텀 프리미엄’은, 사실 정확히 어떻게 흘러갈지는 알기 어렵다. ‘국채 발행량, 인플레이션 등등’의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채권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향후 얼마나 커질지 수치화해서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마치 ‘ERP (위험선호도)’에 대한 수많은 논문들이 있지만, 정확히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프리미엄 (위험선호도)’의 크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이다.
다시 말해서 ‘텀 프리미엄’이란 순전히 투자자들의 심리에 대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과 유사했던 시기를 통해, 지금과 같은 시기에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텀 프리미엄)’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짐작해보도록 하자.
살펴볼 시기는 1967년이다. “화폐환상”이 극에 달했던 시기로, 장기 저물가가 지속되다가 갑자기 CPI 급등이 나타났던 시기 (스태그플레이션의 시작)이다. 당시 인플레를 유발했던 원인도 ‘베트남 전쟁, 복지정책 (Great Society)’의 재정지출 확대였다. 그리고 1966년 물가 급등으로 ‘주가 급락/장단기금리 역전/선행지수 급락’ 등이 나타났으나, 실업률과 크레딧 스프레드만 홀로 견조했던 시기, 이런 이유로 NBER이 ‘경기침체’를 선언하지 않는 실기를 범했던 시기이다. 지금과 거의 완전하게 비슷했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채권 투자자들의 심리는 어떻게 움직였으며, 이는 ‘국채 금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1967년과 지금 금융시장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매크로 환경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주가와 국채금리 흐름도 같다. 특히 CPI가 고점을 찍고 둔화한 가운데 국채금리가 상승했다는 점도 같은 패턴이다. KB증권은 작년 4분기 증시 바닥을 전망하면서, ‘국채금리가 왕이다 (국채금리 정점=주가 저점)’이라는 주장을 했는데, 이것 역시 1967년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그렇다면 ‘금리 상승’을 이끌었던 요인도 당시와 지금이 비슷할까?
1967년엔 TIPS 금리가 없기 때문에 ‘기대 인플레’를 구할 수 없다. 대신 경기사이클을 통해 추론할 수는 있다. 기대 인플레는 경기사이클과 동행하기 때문에, 1967년에 경기사이클이 상승했다면, ‘기대 인플레’도 상승했을거라 추론할 수 있다. 1967년에 경기사이클은 연초에 반등했는데, 지금과 매우 유사한 모습이다. 따라서 당시 ‘기대 인플레’는 지금과 비슷한 정도로 상승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텀 프리미엄은 당시 데이터가 존재하는데, 1967년에도 장기간 낮게 유지되던 텀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단기 인플레가 안정되지만, 장기 인플레 우려는 오히려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장기물에 ‘프리미엄’을 더 요구했다는 것이다. 지금과 매우 유사한 모습이다.
역사가 똑같이 반복되진 않겠지만, 우리는 과거 유사한 시기를 통해 이런 환경에서 투자자의 심리가 어떻게 움직였는지 배울 수 있다.
경기사이클을 통해 기대 인플레가 어떻게 움직였을지 유추가 가능하다
1967년부터 기대 인플레는 상승했을 것
미국 국채 10년물 텀 프리미엄도 1967년과 지금이 닮아 있다
#2-3. 하반기 유가/금리 반등 모두 경기사이클 해석 게임
일부에게는 올해 자산가격 움직임이 모두 예상 외였을 수도 있다. 연초에 ① 갑작스러운 주식시장 반등, ② 하반기에 나타난 유가 상승, ③ 그리고 최근 국채금리 상승까지. 모두 컨센서스와는 조금 다른 움직임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이런 자산가격 움직임은 ‘딱 한가지 요인’을 받아들이냐 마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바로 ‘경기사이클’이다. 경기사이클이 작년 말에 바닥을 찍고 올해 반등하는 중이라고 받아들이면, 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풀려나간다. ① 작년 말 주가 반등이 시작된 것, 하반기 들어 ② 유가가 상승하고, ③ 국채금리도 상승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주식시장도 여기에 맞춰 해석할 수 있다. 하반기 주식시장 수익률은 상반기보다는 완만할 것이다. 왜냐하면 상반기엔 ‘실적 상승+금리 하락’의 조합이었던 반면, 하반기에는 ‘실적 상승+금리 상승’ 조합이기 때문에, 하반기가 상반기에 비해 불리한 환경이다. 물론 상반기나 하반기 모두 ‘제조-서비스 사이클 디커플링’으로 역대급으로 완만한 상승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제는 깔려 있다 (그렇기에 유가/금리 상승 전망에도 급등 가능성은 배제).
경기사이클이 반등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면, 지금의 증시 조정이 약세장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연준의 긴축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9월 FOMC 이후 잠시 숨 고르기는 하겠지만, 내년 연초까지는 긴축 정책이 또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
#2-4. 추가적인 생각: 아직 끝나지 않은 ‘연준의 오버킬’
파월의 긴축은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내년 초까지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는데, 파월의 기자회견은 점도표보다 더 매파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래와 같은 발언이 핵심이다.
① 추세 이하의 성장, 노동시장의 추가 냉각이 필요하다
② 예상보다 강한 경제활동은 추가 통화정책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③ 연준의 책무는 물가안정이지, 연착륙은 아니다
문제는 9월 SEP에서 GDP와 실업률이 추세보다 강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점이다. 올해 GDP 성장률은 2.1% (잠재성장률 1.8%), 실업률은 3.8% (8월 실업률 3.8%)로 찍었다. 즉, 추가 긴축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내포했다. 그리고 그 시기는 ‘11월 FOMC (11/1)보다는 12월 FOMC나 1월 FOMC의 가능성이 더 크다 (연말연초).
지금까지 패턴을 보면, 파월은 ‘과잉긴축’ 여부 역시 ‘미리 알 수 없으며, 현상이 나타나야 알 수 있다’는 후행적인 생각 (data dependent)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뭔가 ‘우지직!’ 부러지는 소리가 나야 ‘긴축이 과했구나’라고 알 수 있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경제가 스스로 냉각되지 않는다면, 파월은 무언가 부러질 때까지 긴축을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 ‘SVB 사태’와 유사한 금융시장 발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국채금리는 오히려 하락할 것이다. 시장이 정말 겁을 먹는 상황이 된다면, 1968년 말이나 올해 3월 SVB 사태처럼, 국채금리가 하락 전환할 것이다.
정말 시장이 겁을 먹는다면, 금리는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하락할 것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연준이 과도한 긴축을 할수록 연준은 2024년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파월과 연준은 2018년 ‘오버킬’로 인해 세계 경제를 침체 직전까지 끌고 갔던 이력이 있다. 그 당시 파월과 연준을 향한 비난은 늦은 긴축으로 인플레를 유발했다는 비판만큼이나 강렬했다. 이런 경험은 3월 SVB 사태 때와 같이 ‘오버킬’에 따른 문제를 조기에 수습하려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SVB 사태 당시에는 core CPI가 5.6%에 달했기 때문에 금리인하까진 가지 않았지만, 내년엔 당시보다 훨씬 낮은 2%대에서 core CPI가 형성될 것이기 때문에 금리인하가 가능하다.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내년엔 금리인하나 완화정책을 써서는 안 된다. 경기사이클이 확장하는 가운데 통화 완화정책을 꺼내는 것은 결국 또 다른 인플레이션의 씨앗을 잉태할 것이기 때문이다. ‘온탕냉탕’ 통화정책은 파월이 FRB의장이 된 2018년부터 계속 반복되는 일이며, 이는 ‘data dependent’를 따르는 파월의 숙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