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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 역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 대한 정리와 전망 (0) 2023/10/11 AM 12:42

출처 : 『김지윤의 지식Play』 YouTube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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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으로 긴 커뮤니티 글


오늘 한국으로 귀국합니다. 그 전에 정리를 좀 해보려고 해요. 먼저 말씀드릴 것은, 저는 중동 전문가가 아닙니다. 다만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현재 외신, 유수한 싱크탱크의 중동 전문가들 분석을 기반으로 정리했습니다. 


모사드는 뭐했길래 이걸 몰랐어?


이스라엘 정보부의 총체적 실패라는 말이 나옵니다. 아마 최근 말이 많았던 네탄야후 총리와 모사드의 관계 악화 때문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나 싶은데요. 이 부분은 좀 마무리되면 잘잘못이 밝혀지겠지만, 최근 들어 가자지구보다 서안지구쪽이 더 불안해지는 기미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정착촌을 확대하면서 실질적으로 서안지구를 합병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왔고, 이에 따른 테러 시도나 분쟁이 많았거든요. 그런 이유로 서안지구 쪽으로 군사력을 더 집중시켰고, 상대적으로 가자지구 쪽 경계가 허술했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최근에는 하루에 17,000명 정도 이스라엘 쪽으로 와서 일할 수 있게 허락하던 것을 30,000명으로 늘리는 건 어떠냐는 이야기까지 오갔다고 하네요. 이스라엘이 방심하다 크게 얻어맞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많이 죽어나가니, 아이언돔 필요없네?


이제는 양쪽에서 로켓 발사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스라엘 측은 거의 1,000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냈습니다. 팔레스타인 쪽도 600명이 넘었다는데요, 사실 이스라엘 측이 치명적으로 당한 것은 공습이라기보다 육지로 침공한 것이라고 보네요. 이 부분이 이전의 하마스의 공격과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불도저, 트럭 등을 통해 이스라엘 민간인 정착촌을 습격해서 무차별적으로 민간인을 사살했습니다. 


잘 아는 군 전문가분께도 자문을 구한 부분인데, 로켓 공습이라면 적어도 방공호로 숨을 수나 있지요. 하마스의 미사일이 얼마나 화력이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고요. 하지만, 집안으로 치고 들어와서 사살하는 건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하마스가 약 29개 정도의 마을을 침입해서 무방비 상태의 민간인을 학살, 강간, 납치를 해서 쓸어버렸습니다. 뮤직 페스티벌에서 즐기고 있던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인것도 그렇고요. (이걸 또 자랑스럽게 무용담처럼 무삭제본 영상으로 SNS에 올리는 짓까지 했습니다.) 


하마스는 벌써 이스라엘 공습 한 번에 인질 한 명씩 처형시키겠다고 협박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하마스가 실제로 목표로 잡았던 건 최대한 많은 인질들을 납치해서 현재 이스라엘에 구금되어있는 하마스 요원들과 팔레스타인인들을 빼오는 협상을 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네탄야후가 원하던 거 아냐?


댓글 중에 네탄야후가 일부러 그랬다거나 원했던 것 아니냐는 말씀도 있던데, 대부분의 평가는 그렇지 않습니다. 네탄야후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별명이 Mr. Security 입니다. 안보 부분만큼은 내가 쌈빡하게 잘한다고 해왔는데, 이번 전쟁은 그런 이미지 뿐 아니라 정치생명에도 꽤 큰 상처가 될거라 보는 시각이 더 많습니다. 지금이야 이스라엘인 모두 한마음으로 뭉치자고 하지만, 사건이 종료되고 나면 그땐 비난을 멈추기 힘들거에요.


앞으로 이스라엘은 어떻게 할 것인가. 


대대적인 보복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죠. 지금이야 당장이라도 가자지구를 완전히 평탄화할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지상군을 투입해서 하마스 뿌리를 뽑고 하는 것이 그렇게 쉬운 건 아닙니다.저 복잡하고 오래된 동네에 들어가서 시가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스라엘측도 막대한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죠. 설사 그게 성공한다 해도, 그 다음에는요? 많은 군사 작전들이 전쟁 그 자체보다 승리 이후에 무너져 내렸던 걸 생각하면, 사후의 작업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짐작이 가실 겁니다. 더군다나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이라면 생각만해도 소름.. 그런 이유로 아마 가자지구를 정복(?)하려는 생각은 안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그동안 첨단무기와 정보전에 의존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육군이 약해진 군체계가 지적을 받는 상황이라, 이스라엘 측도 그렇게 쉽게 답을 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워낙 충격적인 공격이라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꽤 있다고 하는데, 그 전에 대대적인 공습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상군이 투입되어도 최대한 희생을 줄일 수 있는 수준으로.


주변국은?


일단 주변 국가들은 개입하기 싫어할 겁니다. 하마스니 헤즈볼라니, 다 이란이 지원해주고 있지, 다른 국가들한테는 밥맛없기는 매한가지라. 팔레스타인 이슈는 이미 오래전부터 아랍국가들이 눈감아왔고, 지금은 자국의 미래 플랜 가동하느라 바쁜데요.  


다만 제가 지난번 글에서 헤즈볼라의 움직임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만일 헤즈볼라가 개입이라도 하면 이스라엘은 하마스와는 상대도 안되게 강한 헤즈볼라와 양면전을 펼쳐야 합니다. 거기다가 서안지구 쪽에서도 활동하는 무장세력까지 일어나게 되면 세 군데에서 전쟁 혹은 전투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지금 상당히 위기감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그 때엔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해지겠죠.


사우디는 왜 팔레스타인편?


빈살만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국민 편에 있다고 이야기한 부분이 보도에 나오는 것 같은데, 사우디는 하마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MBS가 파타 정부의 압바스 수반에게 한 말이지, 하마스를 지지했다고 해석하기는 좀 그렇고요. 원래 사우디 측에서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하면서 미국으로부터 안보 협약을 약속받으려고 했죠. 빈살만 왕세자가 아마 지금 상황이 가장 짜증 나는 사람 중 한 명일 겁니다. 


항간에는 이걸 막으려고 이란이 하마스를 부추겼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뭐 그랬을 것도 같음), 메카가 있고 수니파 종주국이라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동안 UAE, 바레인, 이집트 등이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해왔는데, 사우디가 돌아선다면 이란에겐 꽤 위협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니까요. 이렇게 된 이상 당분간 이스라엘, 미국과의 협상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아무리 MBS라고 해도 국민감정은 이스라엘에 대한 엄청난 증오가 있을 텐데 추진하기 어렵겠죠.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재개되지 않을까 뇌피셜을 펴봅니다. (그런거 보면 UAE는 대단...)


시간이 없어서 이리저리 읽은 것들, 분석글들 기반해서 정리했습니다. 말씀드린대로 제가 중동 전문가는 아니라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는 점 감안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국 가서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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