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블리자드 인수 작업 마무리
텐센트·소니 이어 세계 3위 게임사로 발돋움
애플은 아이폰15 출시에도 부정적 전망 이어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와의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게임 시장까지 장악하게 됐다./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와의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에 이어 게임 시장까지 장악하게 됐다. 주요 미래 먹거리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한 MS가 시가총액에서 전 세계 1위 기업인 애플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경쟁시장청(CMA)은 지난 13일(현지시각)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MS는 다음주 중으로 블리자드와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MS와 블리자드의 합병이 마무리돼야 하는 지분 거래 마감일은 오는 18일(현지시각)까지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이번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한 최종 장애물을 넘었다”며 “전 세계 플레이어와 게임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MS는 지난 2022년 1월 블리자드를 약 690억달러(약 93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세계 각국 규제 기관들이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한 심사 작업을 진행했는데 미국과 영국이 반대하면서 MS의 블리자드 인수가 난관에 봉착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연방법원에 ‘두 회사의 합병을 막아달라’며 임시제한명령을 신청한 것이 지난 7월 패소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후 영국 경쟁시장청도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허용하기로 하면서 합병 절차가 21개월여 만에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워크래프트·디아블로·오버워치·콜오브듀티 등 유명 게임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게임사다. 이미 23개의 게임사를 보유한 MS는 블리자드 인수로 텐센트와 소니에 이어 세계 3위 게임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MS는 블리자드 인수를 통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의 넷플릭스처럼 패키지 판매 중심의 콘솔(비디오게임기) 시장을 구독형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목표다. 구독형 게임은 이용자가 고성능 PC나 콘솔을 보유하지 않아도 일정한 구독요금을 내면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으로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구독형 게임 서비스를 위해선 원활한 클라우드 인프라가 필요한데 MS는 이미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의 시장 점유율은 22%로 아마존웹서비스(AWS, 33%)에 이어 2위다.
특히 MS는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오픈AI를 통해 구글을 제치고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픈AI는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를 운영하고 있다. MS는 올해 초까지 오픈AI에 총 110억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MS는 오픈AI의 초거대언어모델(LLM)인 GPT를 오피스 등 자사 제품에 적용했다. 게임 콘텐츠 개발에서도 생성형 AI 접목이 중요한 만큼 게임 시장에서 MS의 잠재력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미 월가에서도 MS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JP모간은 최근 투자자 서한에서 MS 목표주가를 종전 315달러에서 3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12일(현지시각) 기준으로 MS 주가는 331달러다. 증권사 오펜하이머는 지난 9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내고 MS 시가총액이 최소 1000억달러(약 135조) 늘어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도 410달러로 제시했다.
12일(현지시각) 기준 MS 시가총액은 2조4600억달러(약 3319조320억원)로 애플(2조8300억달러)을 추격하고 있다. 댄 아이브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내년 초까지 MS 시가총액이 3조달러(약 4047조60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애플에 대한 월가의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미 금융투자회사인 키뱅크 캐피털 마켓은 지난 4일(현지시각) 애플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애플 주가가 연초 대비 40% 급등한 180.71달러(12일 기준)를 유지하고 있는데 앞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브랜든 니스펠 키뱅크 애널리스트는 “미국 등 아이폰의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주춤할 것”이라고 했다.
데이빗 크링크 허팅턴프라이빗뱅크 수석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MS는 현재 시장이 원하는 것을 애플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다”며 “두 회사의 성장 전망을 생각할 때 시가총액 측면에서 MS가 애플을 추월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