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철의 Concise (채권/FX)
■ 펀더멘털보다는 연준-재무부 협업으로 금리 인하 시점 지연
■ 4월 연방정부 세수에 따라 연준 통화정책이 크게 변할 수 있다
■ `미국 vs 미국 외` 거대한 다이버전스 진행중, 반작용이 우려되
펀더멘털이 아닌 연준-재무부 협업으로 금리 인하 시점 지연: 교과서에서 비행기의 양력에 대한 틀린 그림이 실려있다[도표1]. 인류는 유체 방정식을 풀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비행기의 원리를 모른다. 2차원 변환을 통해 비행기의 익형(airfoil)이 제한적으로 설명된 것이 70년대다. 그러나 인간은 이미 2번의 세계대전을 겪었고 달에 착륙했다. 그 근저에는 이론보다는 직접 현실과 부딪혀 진보를 추구하는 경험주의가 놓여져 있다. 물리학도 이럴진데 복잡계를 다루는 경제학이 현실의 자본시장을 설명하는 것은 협소하다. 우리의 경험칙에 따르면 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중앙은행 완화정책이 유동성 상황을 결정해왔으나 코로나 이후 정부의 입김이 커졌다. 특히 2023년 대규모 T-Bill 발행은 지준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재무부의 단기채 발행 전략이 향후 통화정책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1월 29일 발표된 재무부 조달 계획은 FOMC보다 더 중요한 이벤트였으며 두 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정확한 통화정책을 읽어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금 연준은 매파적이었지만 재무부는 강한 비둘기파다. T-Bill의 발행을 줄이라는 차입위원회(TBAC) 권고에도 불구하고 당분기까지는 유지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도표2]. 결과적으로 1월 T-Bill 순발행이 늘면서 유동성도 증가세로 전환되었다[도표3]. 이는 통화정책을 완화시킴으로써 매파적 연준을 상쇄시킨다. 반대로 4월부터는 계획상 T-Bill이 대량 순상환된다. 이는 해당 시점에 유동성 사정을 악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연준은 4월 이후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것은 금리인하는 물론 양적긴축을 넘어선 양적완화 재개다. 인플레로 거대해진 금융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는 최저한의 지준규모는 은행 총자산의 13%, 3조달러로 추정된다. 현 3.5조 달러의 지준은 4월 이후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 미국의 펀더멘털도 중요하지만 재무부와 연준간의 유동성 협업이 더 직접적인 통화정책 바로미터다. 따라서 재무부 펀딩 계획 이후 글로벌 크레딧 리스크가 현실화되지 않고 미국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는 가정하에 연준 금리인하 시점은 미뤄졌다. 문제는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 핵심 변수인 4월 세금수입이다. 재무부의 이번 조달 총규모는 일각의 예상보다 작았는데 4월 세수에 대한 가정 때문이다. 10년간 재무부 펀딩 계획을 지켜본 바, 세수 예측은 고위공무원도 불가능에 가깝거나 혹은 정치적 의도로 조작된다[도표4]. 일단 4Q23의 QoQ세수는 양호했다[도표7]. 2023년 성장이 긍정적이니 세수가 늘어야 정상이지만 정작 GDI와 YoY세수는 GDP와는 딴소리를 하고 있다[도표5,6]. 만약 4월 세수가 재무부 예상보다 부족하면 T-Bill 발행을 늘릴지 줄일지 중대한 결단의 순간을 맞이한다. 반대로 세수가 충분하면 빠른 긴축하에서 연준의 완화정책이 나타날 것이다. 이는 화폐경제학의 최신 경험이론이며 현대 경제학의 밀레니엄 문제이므로 주시하자.
‘미국 vs 미국 외’ 거대한 다이버전스 진행중, 반작용이 우려되: 셰일 오일은 경상적자로 해외에 공급되던 달러 유동성을 막으면서 미국 외 지역에 구조적인 긴축을, 반면 미국 내부의 과잉 부양을 야기한다. 미국만의 이민 수용, 테크 거인들은 이러한 과잉 부양의 원인이자 결과일 수 있다. 미국 고립주의의 도도한 흐름은 차별화를 가속화한다. 이는 결국 미국 외 지역의 중립금리를 상대적으로 더 낮췄을 가능성이 크다. 물극필반(物極必反), 다이버전스는 지속될 수 없으며 휘어진 대나무는 부러지거나 격하게 복귀한다. 미국 경제에 맞춰진 금리를 다른 나라가 유지해서는 견딜 수 없다. 뱁새가 황새걸음을 쫓는 꼴이니 샅 부위가 건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https://www.grc.nasa.gov/www/k-12/VirtualAero/BottleRocket/airplane/wrong1.html
https://home.treasury.gov/system/files/221/TreasuryPresentationToTBACQ12024.pdf
GDP와 GDI의 격차는 시간이 지나면서 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