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 하나증권 전략 이재만
최근 국내 증시의 삼성전자는 성장주도 가치주도 아닌 방어주다. 방어주는 주가가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2022년 연준의 금리 정책이 인상 기조로 변한 이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미국 경기모멘텀이 약화되거나 달러인덱스가 하락(달러 약세)할 때 상승한다. 현재 미국 경기모멘텀의 약화나 달러인덱스의 하락 조짐은 없어 보인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이 낮아지고, 감소하는 동안 스타일이 확실한 대형주가 부각됐다. 성장주인 SK하이닉스(시가총액 107조 원), 낙폭과대주인 LG에너지솔루션(96조 원), 가치주인 현대차(+기아: 110조 원)의 시가총액은 엇비슷한 100조 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성장주인 SK하이닉스는 2/21일에 있을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엔비디아의 금번 분기 매출(204억 달러/QoQ +13%)과 EPS(4.6달러/QoQ +14%)는 전분기 대비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전망치 218억 달러)의 예상치 상회 여부도 중요하다.2023년 이후 꾸준히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국내 Tech 관련 성장주 재부각 여부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낙폭과대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의 주가 반등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12주간 테슬라 누적 주가수익률은 -17%를 기록했다(전주 기준 -15%로 낙폭 축소). 지난 2023년 5월과 10월에도 동사의 12주 누적 수익률은 -18% 정도를 기록한 이후 2~3주 내에 주가 수익률 플러스(+)로 반전했다. 기술적 반등이라 하더라도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주가 낙폭과대주에게는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다.
가치주인 현대차와 기아는 2/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제 인센티브’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기업의 자사주 소각 시 법인세 인하, 배당 증가분에 대한 세액 공제와 고배당 기업 투자자에 배당소득세 저율 분리과세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세제 인센티브 정책이 구체적으로 발표될 경우 저PBR주들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도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증시 지배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스타일의 색깔이 강한 대형주 모멘텀 변화에 따른 순환매가 빠르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스타일 내에서 기업을 선별할 때는 공통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미국 1월 CPI(MoM +0.3%/전망 +0.2%)와 PPI(+0.3%/+0.1%)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3월과 5월 연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면서, 미국 10년물 국채를 중심으로 한 시중금리도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시중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기업의 수익성 지표(영업이익률과 RO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 스타일별 배분 비중은 동일하게 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의 선별은 수익성이 높은 기업을 선택하고, (동일 스타일 내에서)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도표 13 참고).
① 반도체 : SK하이닉스, 리노공업, 티씨케이, ISC, 주성엔지니어링
② 2차전지 : LG엔솔, 솔브레인
③ 저PBR : 현대차, 기아, HD현대인프라코어, 키움증권, 세아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