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지난달 21∼28일 여론조사…"작년말보다 팔' 동정 여론 커져"
'親이스라엘 행보' 바이든 부담 가중될 듯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조만간 6개월째에 들어서는 가운데 미국에선 이스라엘의 보복이 도를 넘었다는 여론이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21∼28일 미국내 등록 유권자 1천500명을 전화 면접 등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응답자의 41%가 "이스라엘의 하마스 추적이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대응이 충분치 못했다는 응답은 전체의 19%에 그쳤고, 적절한 수준이었다는 답변은 24%로 집계됐다.
작년 10월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하마스는 약 1천200명의 민간인과 외국인, 군인을 살해하고 253명을 납치해 인질로 삼았으며,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근거지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했다.
하마스의 통치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후 이달 3일까지 3만41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숨졌다고 밝혔으며, 미국의 지원을 받아 강경대응을 주도해 온 이스라엘은 피란민들의 마지막 도피처인 국경도시 라파를 위협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친(親) 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온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전쟁 대응 방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미국인 유권자의 비율은 전체의 60%에 이르렀다.
작년 12월 시행된 비슷한 조사에서보다 8%포인트나 높아졌을 뿐더러,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에 찬성한다는 응답(31%)의 거의 갑절에 해당하는 규모다.
WSJ의 의뢰를 받아 설문을 진행한 여론조사 전문가 마이클 보치안은 "이런 상황이 길어질수록 팔레스타인에 대한 동정심이 커지고, 이스라엘에 대해선 (동정심이)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응답자의 33%는 미국이 팔레스타인인들을 돕는데 너무 적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작년 12월 같은 조사(26%)에서보다 7%포인트가량 올라간 것이다.
반면 미국이 이스라엘을 지나치게 많이 돕는다고 보는 응답자의 비율은 같은 기간 22%에서 30%로 8%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위해 하는 일이 너무 적다는 응답은 두 조사 모두에서 25%로 차이가 없었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과거 젊은 세대보다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됐던 40대 이상 연령층에서마저 이스라엘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WSJ은 짚었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은 40대 이상과 40대 미만 모두에서 70% 이상이 '이스라엘의 대응이 도를 넘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스라엘을 너무 많이 돕는다고 말한 비율도 40대 미만 민주당원(40%)과 40대 이상 민주당원(33%)간 차이가 7%포인트 남짓으로, 작년 12월 조사(24%포인트차)보다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고 WSJ은 전했다.
이스라엘의 전쟁 대응에 대한 여론이 민주당 지지층에서 더 싸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렇지 않아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재선가도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화당을 지지하는 응답자의 경우 이스라엘의 대응이 도를 넘었다고 답한 비율이 16%에 불과해 민주당 지지층과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 매체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