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의 일본 투자가 순항하고 있다. 지난 2월 구마모토 1공장 개소 후 2공장 건설 계획도 발표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투자 지연 소식이 이어진다. 애리조나 1공장의 생산 개시 시점이 1년 연기되었다. 2공장 가동 예정 시점도 1~2년 늦어질 전망이다.
일본과 미국의 투자 상황이 상이하게 전개되는 이유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미국은 일본 대비 기업들의 노사 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미국은 백만일 이상, 일본은 10,000일 미만에 불과하다. 두번째로 현지 기업들의 적극적 협력 여부다. Denso, Sony, Toyota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은 합작법인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TSMC의 투자에 협력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TSMC 단독으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보조금 지급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착공한 구마모토 1공장 건설에 대한 보조금을 이미 지급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아직까지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요 원인은 세부 협상과 환경 평가 등이 지적된다.
일본의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 행보가 적극적이다. TSMC의 일본 공장 투자에 더해 최선단 공정은 8개 기업 연합체인 Rapidus가 주도할 예정이다. 반도체 생산 역량이 강화될수록 기존의 소재·장비에서의 강점도 부각될 전망이다.
TSMC의 해외 투자: 일본 순항, 미국 난항
TSMC의 일본 투자가 순항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일본 구마모토에 위치한 제1공장 개소식이 열렸다. 2022년 4월 착공한 후 약 22개월 만이다. 2월 초에는 제2공장 건설 계획이 발표되었다. 일본 정부의 지원금 수령과 추가 출자를 통해 올해 말 착공, 2027년 말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투자 지연 소식이 들린다. 지난해 TSMC는 애리조나에 건설중인 첫 번째 공장의 생산 개시 시점을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연기했다. 지난 1월에는 2026년으로 예상되었던 제2공장 가동도 2027~2028년 이후에야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두 번째 공장의 생산 공정도 기존 계획인 3nm에서 현재는 보다 구형 공정이 설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차이점
일본과 미국의 첫 번째 차이점은 노사관계에서 나타난다. TSMC와 미국 노동조합 AZBTC(Arizona Building and Construction Trades Council)은 애리조나 공사 현장에 대만인 근로자 투입 여부로 충돌을 빚었다. 갈등은 TSMC가 현지 근로자의 고용·훈련을 약속하며 일단락됐다. 반면 일본은 미국에 비해 노조 활동이 드물다. 국가 별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를 비교할 때 미국은 백만일 이상, 일본에서는 10,000일 미만에 불과하다.
두 번째 차이점은 현지업체의 적극적인 협력에서 나타난다. Denso, Sony, Toyota는 TSMC의 일본 자회사 JASM에 출자해 투자에 참여했다. 세 기업의 풍부한 일본 내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TSMC의 투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완공 이후에는 주요 고객으로 관계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TSMC의 애리조나 프로젝트는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TSMC 단독으로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 차별점은 보조금 지급과 관련이 있다. 일본과 미국 정부는 모두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설비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TSMC는 일본 정부로부터 이미 보조금을 수령했다. 일본 정부는 2공장 건설에도 6.5조원 가량을 지원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워싱턴 싱크탱크 ITIF(Information Technology and Innovation Foundation)는 미국 정부에 가져올 잠재적 이익 등을 포함한 세부 협상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 기간 건설·장비 조달 비용은 상승했다. TSMC 전 회장 Mark Liu는 애리조나 두 번째 공장에서 생산될 제품은 수령할 보조금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조금 수령이 더욱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Gina Raimondo 상무부 장관은 정부 자금 집행에 필수적인 환경 평가를 이유로 TSMC와 같은 프로젝트가 수 년 간 보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Bureau for Industry and Security)의 조사에 따르면 환경 규제를 향후 사업의 어려움으로 꼽는 기업의 비율은 과거 대비 상승했다.
일본의 반도체 역량 강화에 주목
일본은 다양한 지점에서 미국 대비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보조금은 적시에 지급됐다. 과도한 환경 평가와 같은 규제도 적다. 잠재적인 고객들은 공급업체의 현지 정착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해외 기업 투자 유치의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여러 요건들이 동시에 드러난 사례로 보여진다.
한편 일본의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가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TSMC의 구마모토 1공장은 애리조나 대비 구형 공정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일본의 최선단 공정은 2022년 대형 일본 반도체 회사 8개가 합작한 Rapidus가 주도할 전망이다. 2027년까지 2nm 반도체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역량이 강화될수록 소재·장비에서의 기존 강점도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원문: TSMC is having more luck building in Japan than in America (The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