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규어AI, 오픈AI 모델 뇌로 탑재한 로봇 공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개발 스타트업인 ‘피규어AI’가 챗GPT 개발업체 오픈AI와 협업해 만든 로봇 영상을 13일(현지 시각) 공개했다.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주어진 환경을 판단하고 상황에 맞는 행동을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피규어AI는 이날 자사 휴머노이드인 ‘피규어01′에 오픈AI의 인공지능(AI) 모델이 탑재된 모습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피규어01은 주위의 물체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직원이 “지금 무엇이 보이느냐”고 묻자, 피규어01은 “테이블 중간에 놓인 접시 위의 사과, 컵과 접시와 건조대, 그리고 테이블 위에 손을 올린 채 서 있는 당신의 모습이 보인다”고 답한다.
이어 직원이 “뭐 좀 먹을 수 있겠느냐”고 묻자 피규어01은 “물론”이라고 답하며 접시 위의 사과를 오른손으로 들어올려 왼손으로 옮긴 뒤 직원에게 건넨다. 손 동작은 휴머노이드 기술 중 가장 복잡하고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원이 바구니에 든 쓰레기를 테이블에 쏟은 뒤 “이 쓰레기를 주우면서 왜 사과를 줬는지 설명해달라”고 하자 피규어01은 쓰레기를 바구니에 담으며 “테이블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사과뿐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시각 정보를 통해 상황을 추론하고 행동한 것이다.
피규어AI는 또 “지금 상황을 봤을 때 앞에 있는 접시들을 어디로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옆에 건조대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인간이 “건조대에 넣어달라”고 하자 피규어01은 바로 접시와 컵을 건조대에 넣었다. 직원이 지금까지의 작업에 대해 “어떻게 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피규어01은 “나는 상당히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사과는 새 주인을 찾았고 쓰레기는 정리됐고 식기류도 제자리를 찾았다”고 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수행했는지 평가하는 능력도 갖춘 것이다.
오픈AI의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 '피규어 01'이 '먹을 걸 줄 수 있냐'는 인간의 말에 앞에 있는 사과를 집어들고 있다. / 사진=피규어 유튜브 캡처
영상을 접한 세계 네티즌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국 설거지를 하고 양파를 자르는 로봇이 등장할 것”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광고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스스로의 행동을 교정하는 게 놀랍다 ”등 반응이 잇따랐다.
2022년 보스턴다이내믹스, 테슬라 등 출신 엔지니어가 설립한 피규어AI는 지난달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으로부터 6억7500만달러(약 889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번 영상은 오픈AI의 기술이 휴머노이드에 적용된 첫 영상이었다. 브렛 애드콕 피규어AI CEO(최고경영자)는 “오픈AI는 시각적 추론과 언어 이해를 제공했고, 피규어AI의 신경망은 빠르고 민첩한 로봇 동작을 제공한다”고 X(옛 트위터)에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