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오픈AI와도 협상
"애플 자체 AI보단 타사 AI가 더 나은 선택"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의 21%가 아이폰
미국 법무부와 EU의 반독점 조사 우려 있어
애플과 구글이 아이폰에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탑재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이 차세대 iOS에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통합하기 위해 활발히 협상 중이다. 애플은 최근 챗GPT의 오픈AI와도 협상을 진행했다.
블룸버그는 애플과 구글 간의 거래가 성사되면 두 회사의 검색 파트너십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글은 수년 동안 아이폰과 기타 기기의 사파리 웹 브라우저에서 자사 검색 엔진을 기본 옵션으로 설정하기 위해 매년 수십억 달러를 애플에 지불해 왔다. 현재까지 두 회사가 계약의 조건이나 브랜딩을 어떻게 할 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계약이 성사되면, 제미나이는 수십억 명의 잠재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다만 애플이 기대했던 것만큼 AI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소리일 수 있으며, 두 회사에 대한 추가적인 반독점 조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폰 운영체제의 차기 버전인 iOS18에 AI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개선 사항은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기능보다는 자사 기기에서 작동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이런 이유로 애플은 간단한 프롬프트에 따라 이미지를 만들고 문서를 작성하는 능력을 갖춘 생성형 AI 찾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애플은 코드명 에이작스라는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생성형 AI의 기반 기술)을 테스트해 왔다. 또한 일부 직원들은 애플GPT라는 챗봇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애플의 기술은 여전히 구글이나 다른 경쟁사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더 나은 선택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대규모 AI 발표를 약속했다
애플과 구글이 계약을 하면 두 회사의 AI 능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아이폰8부터 NPU(신경망 프로세싱 유닛)가 탑재돼 있으며 세대가 거듭할수록 그 기능도 강력해지고 있다. NPU는 특히 신경망 및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처리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칩이며 CPU나 GPU와는 다르게, 기계학습에 최적화돼 있다.
디맨드세이지에 따르면, 올해 아이폰 15억6000만대가 사용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아이폰 사용자가 21%이며 미국의 경우 61%다. 또한 아이폰 사용자 가운데 35%가 애플워치도 사용 중이다.
지난 1월 삼성전자는 제미나이 프로를 탑재한 갤럭시24를 공개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두 거대 기술기업의 파트너십이 규제 당국의 시건을 끌 우려가 있다고 봤다. 현재 구글과 애플의 검색 관련 계약에 미국 법무부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두 회사가 모바일 기기에서 검색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단일 기업처럼 운영했다고 주장한다. 애플은 구글의 검색 품질이 경쟁사보다 우수하고 아이폰에서 서비스 제공업체를 쉽게 변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플과 구글 간의 계약은 유럽연합(EU)에서도 조사 중이다. 애플은 소비자가 기본 검색 엔진을 쉽게 변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규제 압력이 커지고 인공지능이 더욱 널리 보급됨에 따라, 두 회사의 검색 계약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그러나 AI에 관한 새로운 계약이 이를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애플과 구글 간의 협상은 여전히 활발히 진행 중이나 오는 6월에 개최될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 24)에서 어떤 발표도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두 회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거나 애플이 다른 AI 파트너사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벳 CEO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는 제미니가 AI 생성 이미지를 잘못 처리한 것은 "완전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구글은 제미나이 출시로 크게 주목받았으나 인종 왜곡 등이 발생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는 이 문제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미지 생성을 일시 중단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는 올해 중요한 AI 발표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지평을 여는 혁신적인 기능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