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정보국장 "최악 지났는지 불확실…복잡한 날들 기다려"
국내전선사령부 "민간인 전시 행동 지침 변화 없어"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강력한 보복을 예고하자 이스라엘군이 긴박해졌다.
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모든 전투부대원의 휴가를 중단했다.
이스라엘군은 각급 부대에 보낸 서한을 통해 상황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스라엘군은 전쟁 중이며 병력 전개 문제는 필요할 때마다 지속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밤엔 방공시스템 운용 경험이 있는 예비군을 추가로 동원하기로 했다.
이스라엘군은 텔레그램을 통해 "군의 전황 평가 결과에 따라 방공부대 병력 증원과 이를 위한 예비군 동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란 또는 친이란 무장세력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비하려는 병력 운용으로 보인다.
다만 이스라엘군 국내 전선사령부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되면서 내렸던 민간인 대상 행동 지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민간인은 발전기나 식량을 추가로 살 필요는 없다"며 "지침에 변화가 생기면 즉각 공식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의 휴가 중단과 예비군 추가 동원은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 피폭과 관련, 이란이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한 뒤 결정됐다.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3일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이스라엘이 "매를 맞게 될 것"이라며 응징을 예고했다.
또 "가자지구에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패배가 이어질 것이며 이 정권은 쇠퇴와 해체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이 예고한 대응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실제로 보복이 이뤄질 경우 앙숙인 이스라엘·미국과 초유의 직접 공방도 벌어질 수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 등의 '대리 세력'을 통한 미사일·무인기 공격을 가하거나 직접 탄도 미사일을 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2020년 1월 미군이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하자 이란은 강력한 응징을 예고하고 장례식 직후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2곳를 향해 탄도미사일 12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 정보국장인 아하론 할리바 소장은 휘하 장교들에게 "최악의 상황이 지나갔는지 확실하지 않다. 복잡한 날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