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철의 Concise (채권/FX)
■ 이민 급증에 따른 미국 고용 호조는 약이면서도 독(毒)
■ 미국 대선을 전후해서 이민이 꺾이면 고용에 상당한 변동성이 나타날 것
■ 한미간의 디커플링, 시간가치를 고려시 선제적 채권 비중 확대 필요
이민 급증에 따른 NFP호조는 약이면서도 독(毒): 단짠으로 먹으면 탄수화물을 더 많이 삼킨다. ‘밥도둑 효과’다, 탄수화물 과잉은 잉여 당을 거쳐 질병과 대사증후군을 만든다. 미국의 고용을 소금과 설탕으로, 더 많은 탄수화물을 더 높게 유지되는 금리로, 질병을 향후 찾아올 경제불안으로 치환하자. 이것이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바이든 정부 들어 급증한 이민은 21년~2023년 까지 노동 인구를 월 10만건 추가시킨 것으로 추정된다[도표1]. 정부가 고용지표를 조작하고 있다고 바이든 반대파들이 성토할 만하다. 대선을 맞이해 연준이 완화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당위론을 제외할 경우, 고용 호조와 이어지는 소비호황 지표는 금리인하를 늦추는 요소다. 그리고 이어서 탄수화물 과잉(고금리)은 먼 미래에 질병을 가져올 것이다. 역사적으로 소비와 고용호조에 기반해 통화정책을 펼쳤음에도 반복된 경제 불안이 발생한 원인이 이것이다. 몸의 수많은 장기가 버틸 수 있는 당수치에는 차이가 있는데 신체는 가장 약한 장기의 부전(disfunction)이 발생할 때 병원을 찾는다. 이민의 예를 들어보자. 이민 급증의 원인은 코로나 당시 추방자들의 국경 개방 이후 재입국이며 무한정 지속되기 어렵다. 게다가 민주당 내에서도 서류 미비자에 대한 무분별한 이민 수용에 악화된 여론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이민자 증가세가 조금만 주춤해져도 NFP(비농업고용지수)가 급락할 위험이 잠재되어 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하반기의 고용 증가세는 상당히 꺾일 수 있으며 대선 이후는 대폭 감소가 예상된다. 고용호조는 사실이나 이로 인해 물가가 오른다는 주장은 경험적으로 넌센스다[도표2]. 19세기 이론은 잠시 접어두자. 수십년간 관련 없던 상관성이 갑자기 되살아나려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고물가의 근본원인인 GDP 대비 이전지출이 코로나 전보다 줄어든 상태다[도표3]. 총수요 증가는 제한적이다. 이미 실질소비의 감소가 이를 암시하고 있다.
한미간의 디커플링, 시간가치를 고려시 선제적 채권 비중 확대 필요: 미국은 이민으로 호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구조적인 출산, 생산가능인구 증가가 아니면 대선까지만의 단기적 경제 호조다. 게다가 국내 경제의 엄중한 상태는 당장 한은의 통화완화가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정치 이벤트를 떠나서 내수부진과 부동산 PF는 심각한 상황이며 믿고 있는 수출 회복세도 더디다. 반도체 수출 급증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호조를 보였던 여타 부문이 오히려 부진해지면서 수출을 까먹고 있다. 한국 체력에 비해 과하게 높은 금리를 유지한 결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부담이 한계 주체들을 옥죄고 있다. 미국보다 한은 금리 인상폭은 작지만 단기조달 경제 구조의 특성상 고금리가 악영향을 미치는 시차는 훨씬 짧고 영향은 크다. 미국채는 경기 호조와 고유가, 2Q24의 달러 부족으로 4.5%를 단기적 고점을 형성해나가는 박스권을 만들 것이다. 반면 한국은 미국과 동조화가 깨지면서 꾸준한 금리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다. 국내의 유동성과 내수 부진은 자금을 크레딧 중심의 채권시장으로 떠밀고 있다. 4월 금통위에서는 특정 농산물 중심의 가격 상승을 들어 인플레 압력을 폄하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사할 수 있으며 이는 ECB도 비슷할 것이다. 스위스, 스웨덴, 영국은 글로벌 통화정책을 선도하며 공통적으로 이미 완화 시그널을 줬다. 미국의 금리인하도 늦어지되 시간문제다. 미국채 금리는 가장 늦게, 하지만 가장 거칠게 하락할 것이며 높은 시간가치로 인해 미국채 숏은 위험하다. 2017~18년 유아독존이었던 미국 경제가 왜 2019년에 폭망하고 미국채 금리는 급락했을까 상기해보자. 한미 디커플링은 결국 한국으로 커플링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