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재무장관 유력 후보 존 폴슨 FT 인터뷰
"中과 무역 중요…좋은 정치적·경제적 관계 유지해야"
"트럼프 관세는 공정경쟁 위한 것…경기장 中에 유리"
왼쪽부터 존 폴슨; 폴슨의 약혼자 Alina de Almeida; 멜라니아 트럼프;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 Alon Skuy/Getty Images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향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공화당 거액 기부자가 미중 디커플링(공급망과 산업망에서의 특정국 배제)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업계 대부인 존 폴슨 폴슨앤컴퍼니 회장은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과 디커플링을 원치 않는다"면서 "중국은 세계 2번째 경제 대국이며 우리는 중국과 좋은 경제·정치적 관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폴슨의 저택에서 재력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선거자금 모금 행사를 개최해 5천만 달러(약 677억원) 이상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기 정부의 재무부 장관 인선 기준으로 월가 경험을 중시하고 있다면서, 폴슨 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폴슨 회장은 2016년 대선 때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초 "어쩌면 우리는 그를 재무부에 앉힐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중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해 무역전쟁을 촉발한 바 있는데, FT는 폴슨 회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대중국 무역 관련 발언에서 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무역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월가의 부유한 지지자들 사이에 이견이 남아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폴슨 회장은 미중 관계에서 공정과 상호주의를 강조하면서도, 여전히 아주 일방적인 관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는) 평등한 경쟁의 장을 만드는 도구였다. 중국이 값싼 제품을 미국에 면세로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과의) 무역은 세계 경제에 유익하다”며 중국과의 디커플링에 대해선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폴슨 회장은 "지금까지는 연준의 금리정책 접근 방식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높은 성장률과 낮은 실업률 등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후 과도한 정부 부양책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소송전에 대해서도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폴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이 붕괴할 것이라고 보고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은행을 상대로 ‘숏베팅’에 나서 단기간에 200억달러의 수익을 올린 ‘월가의 전설’ 중 한 명이다. 그는 2016년 미 대선 캠페인 기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초기부터 후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