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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FT '한강의 기적 끝났나···저성장 우려 커져' (0) 2024/04/22 PM 06:33
韓 연평균 성장률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
값싼 에너지와 노동력 장점 사라지지만
과거 성장모델인 '제조업' 집중 여전해
"신성장 못 찾는 정부, 무능하거나 의지없어"





한국의 전통적인 성장 동력인 제조업이 흔들리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과정이 길을 잃으며 한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경제의 기적이 끝났는가’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197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6.4% 성장했던 한국 경제 성장률이 차츰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발간한 ‘한국 경제 80년 및 미래 성장전략’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970년대에는 연평균 8.7%, 1980년대에는 9.5%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지만 2020년대에는 2.1%, 2030년대 0.6%로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40년대에는 -0.1%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초성장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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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한국 경제를 받쳐왔던 값싼 에너지와 노동력이라는 기존 성장 모델의 기둥이 흔들리고 있는 데서 원인을 찾았다. 한국 정부는 그간 국영 에너지 독점 기업인 한국전력에 1500억 달러(약 200조원)의 부채를 떠넘기며 에너지 가격을 낮춰왔다. 또 노동 생산성 측면에서도 다른 37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5번째로 낮은 문제가 있다. 이런 가운데 저출산 위기가 심화하면서 2050년 생산가능인구가 2022년 대비 35% 가까이 감소, 국내총생산(GDP)이 28% 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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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문제 속에서도 한국 정부는 여전히 제조업과 대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과거의 성장 모델을 답습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경제학과 교수는 FT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원천 기술 부족과 중국과의 격차 축소 등을 언급하며 “모방을 통해 선진 경제를 따라잡는 식의 경제 구조가 1970년대 이후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재벌들의 경영이 대를 이어 계속되며 성장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는 성격이 강해졌고, 재벌 주도의 경제로 인해 고용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투자 여력이 부족하고 불평등이 심해졌다고 밝혔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여한구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한국 산업은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는 제조업을 통한 기존 성장 모델이 ‘너무 성공적’이었기에 개혁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은 국가 주도의 제조업 집중 투자 모델을 통해 반세기 만에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등 ‘한강의 기적’을 이뤘던 것이다. 송승헌 맥킨지앤드컴퍼니 한국사무소 대표는 FT에 “한국은 경공업 중심에서 1960~1980년대 석유화학 및 중공업으로, 1980~2000년대 첨단 제조업으로 전환하는 두 번의 큰 도약을 이룬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의 성공 모델은 최근 효력을 잃은 모습이다. 2005년부터 2022년 사이 한국의 10대 수출 품목에 새로 진입한 분야는 디스플레이 하나 뿐인 것이다. 또 2012년 한국 정부가 선정한 120개 중점 기술 중 36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했던 한국은 2020년 단 4개 분야에서만 우위를 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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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붐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2019년 발표된 용인 메가 클러스터 개발을 소개하며 “한국이 훨씬 가난하고 덜 민주적이었던 시기에 처음 개발된 경제 모델을 지속하기 위한 한국의 도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27년 첫 번째 클러스터가 완공된다고 해도 실력 있는 근로자를 구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신재생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초당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용 전력이 충분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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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고 소개했다. 한국이 기존 강점인 반도체에 집중하는 것이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라는 의미다. ‘반도체 제국의 미래’의 저자인 정인성 씨는 FT에 “한국 기업들이 최첨단 반도체 생산 능력을 유지함으로써 향후 AI 분야의 혁신에서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 역시 미국과 중국의 ‘기술 전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FT와 인터뷰에서 한국인의 DNA에 역동성이 내재해 있다면서 “경제적 역동성을 다시 펼치기 위해 정책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지만,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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