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의 샘 (주식전략)
■ 환율 1,380원 이상일 때 KOSPI 매수 후 1년간 보유하면 승률 94.47%, 기대수익률 50.43%
■ 통화가치 급락에 의한 수출 가격 경쟁력 제고와 환차익 겨냥한 해외 투자자 진입 때문
■ 한국 주식시장의 대표 수출주인 자동차와 반도체 업종 매수가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
세상이 안전하고 평화롭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약한 현실은 왕왕 우리의 바람과 다르게 흘러간다. 최근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분쟁이 격화되는 듯하다. 그 여파로 지난 주말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심하게 흔들렸다. 투자자로서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의 제반 문제가 예측을 불허한다는 점이다. 다만 이를 예측이 아닌 대응의 관점으로 전환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4월 19일 기준으로 KOSPI는 2,590pt 수준을 기록했으며 환율은 달러당 1,380원 선으로 마무리됐다. 만약 지금의 환율에서 KOSPI를 매수한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해 보면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환율이 달러당 1,380원 이상일 때 KOSPI를 매수하여 1년간 보유한다고 가정하자. 이 같은 조건에서 수익률이 플러스일 확률은 94.47%이다. 이때의 기대수익률은 50.43%에 이른다. 수익률의 최댓값은 222.53%이며, 최솟값은 -7.85%이다. 한마디로 환율이 4월 19일 나타난 수준에 이르렀을 때 KOSPI를 매수한다면 승리의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상당한 기대수익률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이렇다. 첫째, 한국처럼 소규모 개방 경제의 특징을 보이는 국가에서는 통화가치가 급락하면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가격 경쟁력이 제고되며 향후 펀더멘탈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린다. 이에 따라 수출 기업의 실적이 오르며 관련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진행된다. 가장 가까운 사례는 최근 수년간의 일본이다. 일본은 상당한 재원을 쏟아부으며 인위적으로 자국 통화 가치의 약세를 유도했다. 이를 통하여 수출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려 그들의 경기 개선을 도모했던 것이다. 둘째, 수출 가격 경쟁력이 제고되며 펀더멘탈이 개선되면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는 시차를 두고 강세로(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로) 전환하는데, 해외 투자자는 환차익의 기회를 엿보며 이곳의 투자처에 진입한다. 가장 일반적인 투자 패턴은 해외 투자자가 특정 국가의 외환시장을 거쳐서 이들 주식시장을 매수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수익률을 두 배로 끌어 올린다
현재의 한국 주식시장은 위 언급한 것과 동일한 틀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한국의 통화가치는 외부 이벤트에 따라 급락하며 어떠한 인위적인 노력 없이 수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에 이르렀다. 해외 투자자는 환차익과 더불어 주가 상승을 겨냥하여 한국 주식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단기적으로는 예측 불가능한 요인이 즐비하므로 주가가 추가로 흔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 시계를 길게 놓고 보면 한국 주식시장은 투자하기에 “매우”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전략은 한국 주식시장의 대형 수출주 매수다. 대형 수출주는 펀더멘탈 개선과 더불어 해외 투자자의 수급이 집중될 수 있는 교집합 장소와도 같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자동차와 반도체 업종 등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 DB금융투자 주식 Strategist 강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