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가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미국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을 깜짝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가격 전쟁 속에서 테슬라가 판매 부진을 겪는 와중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머스크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중국에서 완전자율주행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28일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오후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에 리창 총리와의 만남을 공유하며 “리 총리와 만나게 돼 영광”이라며 “우리는 상하이 초기부터 지금까지 여러해 동안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썼다.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가 문을 연 2019년 당시 리 총리는 상하이 당서기로 머스크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리 총리는 중국 언론에 “테슬라의 중국 내 발전은 중미 경제·무역 협력의 성공적인 사례”라고 치켜 세우며 “평등 협력과 호혜만이 양국의 근본 이익에 들어맞는다는 것을 사실이 보여준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테슬라에서 가장 성과 좋은 공장이고 이는 중국 팀의 근면과 지혜 덕분”이라며 “테슬라는 중국과 함께 협력을 심화하고 더 많은 호혜적 성과를 얻을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머스크의 이번 중국 방문은 테슬라의 중국 내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출시에 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머스크가 중국에서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FSD 알고리즘 훈련을 위해 중국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해외로 전송하는 것을 승인받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SD는 ‘풀 셀프 드라이빙’을 의미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보조장치다. 테슬라는 아직 중국에서는 FSD 출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머스크의 방중에 맞춰 중국 당국은 테슬라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안전 검사에서 외자기업 최초로 ‘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중국 내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도입 가능성에서 청신호가 켜졌다.
이날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자동차공업협회 등이 이날 발표한 ‘자동차 데이터 처리 4항 안전 요구 검사 상황 통지(제1차)’에 따르면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차종(모델3·모델Y)이 모두 검사를 통과했다. 이번 통지에서는 테슬라뿐 아니라 BYD(비야디)와 리오토, 로터스, 호존, 니오 등이 검사 통과 판정을 받았다.
중국 상관신문은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FSD를 추진하는 데 일정한 기반을 놓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4년 전 FSD 소프트웨어를 출시했지만 중국에선 당국의 데이터 규제 때문에 아직 내놓지 않았다. 자율주행 기술에 필요한 알고리즘 훈련을 위해선 중국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해외로 이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머스크는 이달 중순 자신의 엑스에서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테슬라가 곧 중국 고객도 FSD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지도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