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레스토랑 시장 성장세
코로나 후 침체 딛고 제2 전성기
외식비 고공행진으로 중저가 뷔페 레스토랑과 무한리필 식당들이 성황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식사는 물론 디저트와 음료까지 해결할 수 있는 덕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후 침체했던 이들 업체가 고물가 특수로 다시 전성기를 찾는 것으로 본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9%)보다 0.1%포인트(p) 높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2021년 6월부터 35개월 연속으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뛰어넘으며 강세를 이어오고 있다.
외식물가 상승에 무한리필·뷔페형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오마카세나 파인다이닝에 밀려 줄었던 매출도 상승세다.
중저가 뷔페 애슐리퀸즈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애슐리퀸즈 매장은 이날 현재 90곳으로 늘었다. 지난달 기준 월 매출 신장세도 전년 동기 대비 70%에 달한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매출로도 전년 동기 대비 70%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애슐리퀸즈의 이용 가격은 평일 점심 1만9900원, 평일 저녁 2만5800원, 주말·공휴일 2만7900원이다. 2~3만원대 가격으로 200여종에 달하는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애슐리퀸즈 관계자는 “올해 150개까지 매장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CJ푸드빌의 빕스(평일 점심 3만7900원)도 애슐리보다는 가격대가 높지만, 대부분 매장이 5월 첫째 주까지 주말 예약이 전부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빕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 늘었다. 특히 맥주나 와인 등 주류가 무제한이라 직장 회식 장소 등으로 인기가 있다는 것이 푸드빌 측 설명이다. 빕스의 인기 등에 힘입어 CJ푸드빌은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영업이익 4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73.6%나 성장한 수치다. 매출 역시 전년동기 대비 11.2% 늘어난 8447억원이다.
직장인 김다솜(33)씨는 “한동안 유행에 맞춰 오마카세나 파인다이닝에 많이 다녔는데 물가가 올라서 가격대가 너무 높아졌다. 술과 함께 먹으면 저녁 한끼에 20만원으로도 모자라는데 여유가 없다”면서 “애슐리나 빕스는 한끼에 5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배불리 먹고 디저트랑 커피, 술까지 끝낼 수 있으니 합리적”이라고 했다.
고기·떡볶이·피자 등 특정 메뉴를 무한리필할 수 있는 매장도 인기다. 대형마트 매장 기준으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동점에 입점한 쿠우쿠우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누적 매출이 일평균 목표의 215%를 초과 달성했다. 무한리필 떡볶이 프랜차이즈인 두끼떡볶이 홈플러스 16개 점포의 최근 1년 매출(지난해 3월~올해 2월)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 규모는 8931억원으로 전년 대비 30.3% 성장했다. 성장 배경에는 명륜진사갈비, 애슐리 같은 뷔페·무한리필 형 외식 전문점의 활약이 있다는 것이 유로모니터의 분석이다.
한승우 유로모니터 선임연구원은 “고공 성장 배경에 명륜진사갈비, 애슐리 같은 합리적 가격대를 내세운 뷔페형 외식 전문점이 있었다”며 “최근 일반 식당의 외식 메뉴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자, 같은 가격이라도 선택권이 다양한 뷔페형 메뉴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면 스시·한우 오마카세 같은 고급 음식점들은 고물가의 여파와 다른 음식점들의 ‘맡김 차림’ 요소 도입으로 희소성이 퇴색해 인기가 꺾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