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홍철의 Concise (채권/FX)
■ 차이나 쇼크2.0, 중국의 디플레 수출을 막기 위해 자살골도 불사한다
■ 무역중심 제조업 국가의 해법은 역사적으로 통화가치의 인위적 절하
■ 중앙은행도 미래를 모르기는 매한가지, 생각의 중심을 잡자
차이나 쇼크2.0, 중국의 디플레 수출을 막기 위해 자살골도 불사한다: 중국산 물건의 융단폭격에 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실제로 수십년간 서비스(비교역재)는 늘 인플레였으며 교역재가 디플레를 이끌었다[도표1]. 미국의 서비스 물가가 견조하다는 말은 오해다. 늘 견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의 서비스 물가는 거주비와 보험료 인상에 기인하므로 수요와 무관하다. 반면 교역재는 전세계와 경쟁해야 하고 가격 경쟁에서 밀리면 산업공동화 후 남유럽화 된다. 유럽과 미국이 중국산 물품에 고율관세를 천명한 이유다. 무역 비중이 큰 나라의 정부가 자살골이라는 평가를 감수하면서까지 직구를 규제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과거 사례로 볼 때 일반적인 해법은 규제보다는 인위적 통화 평가 절하였다. 독일은 유로화 도입과 QE,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위기를 극복(?)했다.
중국이 글로벌 인플레에 미치는 효과는 경제학자마다 기적의 논리로 가져다 붙이기 좋은 편리한 주제다. 1년전만 하더라도 중국의 소득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고임금, 세계 공장역할 중단 등이 구조적 인플레의 원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지금은 또 뒤바뀌어서 차이나쇼크2.0이란다. 혹자는 판데믹 이전 수십년간 중국의 글로벌 공장 역할, 값싼 노동력으로 디플레에 기여했다고 하는데 내 기억은 약간 다르다. 2000~2008년 고인플레와 높은 원자재 가격의 원인은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였다[도표2]. 요점은 인간 몰이해와 주관이 개입되는 경제모델에 휘둘리지 말고 현실세계를 관통할 통찰을 얻자는 것이다. 복잡계를 설명하는 가장 단순한 모델은 복잡계 그 자체다. 즉, 과거에 이미 답이 있다. 우리는 역사에 근거해 중국의 인구통계학과 출산율, 고정자산투자감소, 감가상각이 끝난 잉여 설비가 글로벌 구조적 디플레에 기여할 것이라 주장해왔다. 우리 생각과 반대로 구조적 인플레가 현실화되려면 이를 능가하는 요소, 가령 영구적 MMT, 출산율 폭등 같은 요소가 등장해야 한다.
중국 물건에 대한 관세나 무역블록화가 인플레를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은 얼핏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역사에 선례가 없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보호무역이 극성이었던 1930년대와 2009년 직후 탈세계화 시기는 인플레의 시대 였어야 한다. 과거에는 관세가 훨씬 높았고 세율 변동성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를 유발했다는 경제사 기록은 없다[도표3]. 트럼프의 관세 도입도 인플레에 제한적인 영향만 미쳤으며 그마저도 불확실하다[도표4]. 관세로 물가가 오른다는 주장은 마치 중국인이 회에 맛을 들였으니 회값이 폭등할 것이다라는 주장처럼 들린다. 인간의 창의적 대응력을 저평가한 선형적 사고는 복잡계를 설명할 때 가려들어야 한다.
중앙은행도 미래를 모르기는 매한가지, 생각의 중심을 잡자: 중앙은행의 의지가 2~3개월의 통화정책 방향성을 결정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 기간의 예측력은 일반 분석가와 다르지 않다. 이들 말의 약효는 3개월짜리이므로 추세 추종 트레이더가 아니라면 생각의 중심을 잡고 가자. 물가와 고용지표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이번주 FOMC의사록과 한은 금통위에서는 매파적인 기존 평가를 이어갈 것이다. 심지어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비슷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다. 과거에 금리를 처음 내릴 때도 그랬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에 기대지 말고 직관과 통찰을 가지고 중장기적인 금리 하향안정, 달러의 횡보후 약세 흐름으로 포지션을 설정해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