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 궤도에 올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하고 일본·유럽 등 40개 국가, 블루오리진·스페이스X 등 민간 기업이 참여하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이 궤도에 오르는 등 주요국의 우주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우주항공 산업 투자에 몰리고 있다.
국내도 27일 한국판 NASA인 ‘우주항공청’이 문을 열면서 본격적인 우주 개발 시대에 진입할 예정이다. 정부가 ‘5대 우주 강국’ 진입을 목표로 R&D(연구·개발) 예산 확대를 예고하면서 국내 우주 관련 일부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한 달새 두 자릿수 상승하기도 했다. 우주항공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도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전 세계 우주 산업 규모가 2020년 4240억달러에서 2040년 2조7000억달러로 6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 주도 ‘뉴스페이스’ 시대
1950년대 이후 다시 떠오르는 우주 개발 프로젝트에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정부 주도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민간 기업 참여 유도형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라면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지만 민간 주도라서 프로젝트 참여 기업 중 상장돼 있는 록히드 마틴, 보잉 등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꼭 프로젝트가 완벽히 성공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얻은 기술을 갖고 또 다른 사업으로 발전시킬 가능성도 있다.
우주 개발을 하는 민간 기업들이 늘다 보니 주요 이벤트도 빈번하다. 당장 다음 달 아마존은 위성 발사를 시작하고, 여름엔 스페이스X가 ‘폴라리스 던 프로젝트(민간인 우주 유영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올 연말엔 아마존이 위성 인터넷 베타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예고한 것도 우주 산업의 몸값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상상력을 자극하는 산업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기 때문이다. 우주항공은 위성 등 방위산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우주 산업 발전에 영향을 준다.
우주 산업 관계자들은 오는 11월 미 대통령 선거도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 때 ‘마스 퍼스트’를 외치며 화성을 겨냥하던 우주 개발 프로젝트가 2017년부터 달로 전환하며 ‘아르테미스 계획’으로 바꾼 것이 트럼프 행정부였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달 프로젝트는 더욱 탄력받을 수 있다.
◇우주 관련 ETF 속속 출시
우주항공 산업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ETF 등 다양한 상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우주항공·위성 분야뿐 아니라 로봇, 인공지능(AI), 3D 프린터 관련 기업도 포함된다.
미국 상장 ETF 중 대표적인 것은 ‘아이셰어즈 유에스 에어로스페이스 앤 디펜스’다. 우주·항공뿐만 아니라 방산 기업들도 포함한다. 최근 한 달간 0.1% 상승했다. 국내 상장 ETF들은 미국 ETF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출시된 ‘타임폴리오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는 최근 한 달간 3.5% 올랐다. 록히드 마틴 등 외국 기업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국내 기업에 투자한다. 지난해 출시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스페이스테크iSelect’도 최근 한 달간 2.9% 올랐다. 국내 상장 기업들에 투자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우주항공 기업인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은 비상장 기업이다. 상장 기업 중에선 최근 한 달간 록히드 마틴이 2.1%, 보잉이 10.1% 올랐다.
국내에선 누리호 제작 관리를 총괄한 우주항공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근 한 달간 8.6% 떨어지긴 했다. 하지만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국항공우주가 7.2%, 아마존에 안테나를 공급하는 인텔리안테크가 19.1%, 통신 기업 RFHIC가 16.2%, 위성 생산 기업 쎄트렉아이가 35.5%, 위성 부품 기업 AP위성이 12.4% 상승했다. 하인환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하반기엔 우주항공 기업들의 기업공개(IPO)도 다수 예정돼 있다”며 “국내 기업의 경우 우주항공청 설립에 따른 정부 정책과 예산 확대 등으로 주요 기관들이 연구·투자를 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