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부터 44일간 대장정을 치른 인도 총선 투표가 2일 마무리된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의 집권 인도인민당(BJP)이 주도한 정치 연합 전국민주연합(NDA)이 압승을 거둘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인도 역사상 두번째 총리 3연임에 도전하는 모디 총리가 재집권할 경우, ‘세계 3위 경제’ 대국 발돋움을 위한 성장 중심 경제정책에 고삐를 당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이날 총선 투표가 종료된 뒤 주요 5개 출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민주연합이 전체 하원의석 543석 가운데 최소 353석에서 최대 401석까지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의회 절반을 훌쩍 넘는 것이자, 현재 의석수인 353석보다 최대 50석 이상 의회 자리를 확대할 수 있는 수치다. 앞서 모디 총리가 소속된 인도인민당은 2019년 총선에서 303석을 얻어 단독 과반을 이뤘는데, 이번 총선에서는 이전보다 의석수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모디 총리의 집권 여당은 수억명의 인도인에게 혜택을 주는 정부 복지 프로그램과 인도를 세계 5위 경제 대국으로 발전시킨 성과를 앞세웠다. 선거운동 슬로건도 ‘모디의 보장’이라는 문구를 앞세웠다. 실제 인도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8%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모디 총리는 투표 종료 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인도 국민들이 기록적인 투표율로 전국민주연합 정부를 재선시켰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며 뚜렷한 근거 제시 없이 사실상 선거 승리를 주장했다. 이어 “인도 국민들이 우리(정부·여당)의 성과,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되고 억압받는 사람들의 삶에 질적인 변화를 가져온 방식을 봤고, 개혁이 어떻게 인도를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켰는지도 봤다”고 적었다.
반면 라훌 간디가 이끄는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는 출구조사에서 125~182석 정도를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당 쪽에서는 모디 총리의 독단적 정부 운영, 힌두교 편애와 야당에 대한 정치적 박해, 높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등을 약점 삼아 선거전을 펼쳐왔다. 다만 인도 선거는 유권자가 9억6800만명에 이르고, 인도 전역을 7개 구역으로 나눠 각각 선거일을 달리해야 할 만큼 규모가 커 정교한 출구조사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종 개표 결과에서도 집권당의 승리가 확인될 경우, 올해 73살의 모디 총리는 자와할랄 네루에 이어 인도 역사상 두번째 3연임 총리가 된다. 모디 총리는 다음 5년의 임기 동안 인도를 현재 경제 규모 5위에서 3위까지 끌어올리고, 빈곤퇴치와 부정부패 척결에도 더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투자중개업체 아난드 라티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수잔 하즈라는 “이미 어느 정도 성과를 낸 하드웨어 인프라보다 앞으로는 국가 의료 네트워크 같은 소프트 인프라의 개선이 훨씬 강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선 개표는 4일 이뤄지고, 같은 날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후 단독 다수당 또는 최다 의석을 확보한 정당 연합 가운데 한곳이 총리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해 차기 정부를 구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