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김지윤의 지식Play YouTube 커뮤니티
갑자기 흥미진진해지는 건가
어젯밤 외신을 훑어보다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요구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데, 바이든 캠프에서 바라던 대로 슬그머니 가라앉을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더 이상 토론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냥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대통령 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느낀다는 거죠. 보수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이쪽은 비판 + 비웃음), 진보 언론이 더 길길이 뛰고 난리 났습니다.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CNN을 필두로, 온갖 언론과 방송에서 사퇴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사실은 얘네 셋이 제일 살벌해요.)
진보 진영 언론의 톤이 예사롭지 않다고 느끼는 지점은, 이들이 불평이나 비판을 쏟아내는 수준이 아니라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재작년부터 그렇게 나이가 너무 많다고 경고했을 때 아니라고 무시하더니, 지금껏 이 지경이 되도록 우릴 속인 거였어?’
속인 거였는지, 알고도 흐린 눈을 했던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현타가 온 듯 하네요.
더 중요한 건 선거자금을 기부하는 큰 손들의 반응인데요, 그쪽도 매우 격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바이든 대통령이 결국 후보 사퇴를 하지 않겠냐... 는 진단이 조금씩 나오고 있고, 벌써부터 새로운 후보 이야기가 신문 지면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물론 바이든 캠프에서는 끝까지 간다고 하고 있어서, 분위기가... 흉흉하네요.
그러면 누구?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난다면, 카멜라 해리스 부통령이 그 자리를 대체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갑자기 이름이 부쩍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고요. 다른 것보다도 ‘돈’이 걸려 있고, 이미 대의원 확보가 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엄청난 민주당의 선거자금이 바이든-해리스 캠프로 들어갔습니다. 현직 대통령이니만큼 특별히 경선에서 다른 후보들과 겨룰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민주당의 선거자금은 그냥 당연하게 바이든 대통령에게 몰렸었죠. (지금까지 2억 달러 들어왔다고 본 것 같아요.)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게 된다면 해리스 부통령은 그 엄청난 자금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런닝메이트로 캠프 계좌에 해리스 부통령도 등록이 되어 있거든요. 다른 후보라면 지금부터 새로 선거자금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금적인 측면에서 엄청난 차이를 안고 시작해야 합니다.
이미 경선이 끝난 상태라 바이든 대통령은 대의원도 확보하고 있다는 것도 큰 이점인데요, 바이든 대통령 캠프는 꽤 충성도가 있는 이들로 대의원을 채워 놓은 상태입니다. 바이든이 물러선다면 다른 후보보다 함께 팀을 이루었던 해리스 부통령에게 옮겨갈 거라는 거죠. 바이든 대통령도 지지표명을 한다면 그래도 해리스한테 하지 않겠냐.. 는 생각도 있는 것 같고요. (개빈 뉴섬 주지사가 줄기차게 바이든 대통령 지지를 다짐하는 게 과연 바이든 바라기라서 그럴까요?)
무엇보다도 전국적 지명도가 여타 후보들에 비해 높다는 것도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뉴섬이나 미시건의 휘트머, 펜실메니아의 샤피로 같은 인물들은 각자의 지역에서야 익숙한 정치인들이지만, 아무래도 해리스만큼의 전국적 지명도는 없죠. 휘트머 미시건 주지사가 조지아에 가서 유세를 한다? 시간도 얼마 없는데, ‘여러분, 제가 여러분의 새 민주당 대선 후보에요~’라고 소개하고 그럴 때가 아니잖아요.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해리스의 부통령으로서의 성적표가 형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미국-멕시코 국경 문제와 관련해 논란이 되는 발언을 하기도 해서 비판도 받았었고, 비호감도 역시 높은 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리스 쪽으로 힘이 들어가는 건, 현실적인 이유가 큽니다.
바이든 v. 트럼프 리매치로 솔직히 좀 따분했던 대통령 선거였는데, 이렇게 중간에 쓰나미급 태풍이 부네요. 과연 어떻게 결론이 날지 당분간 어마어마한 관심이 쏟아질 듯합니다.